책소개
바쁘게 살아온 시간의 틈에서, 우리는 얼마나 자주 멈추어 서 있었을까. 『머묾과 채움 사이의 향기』는 쉼 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고, 삶을 돌아보게 하는 김영순 작가의 두 번째 수필집이다. 이 책은 성취와 속도의 언어가 아닌, 관찰과 성찰의 언어로 일상을 기록한다.
카페의 윤슬, 계절의 꽃, 사람 사이의 거리, 음식과 여행, 세대의 변화와 사회의 풍경까지—작가는 거창한 사건이 아닌 평범한 하루에서 삶의 결을 길어 올린다. ‘머묾’은 후퇴가 아니라 삶을 다시 바라보는 용기이며, ‘채움’은 그 성찰 위에 차분히 쌓아 올린 시간임을 담담히 전한다.
이 수필집은 독자에게 질문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조용히 옆에 앉아 “당신의 삶은 지금 어떤 향기를 지니고 있는가”라고 묻는다. 머묾과 채움이 반복되는 삶의 여정 속에서, 독자 각자의 기억과 감정이 은은한 향기로 남기를 바라는 책이다.
작가소개
김영순
-시인/수필가/컬럼니스트
-(사)한국문인협회회원/안산지부 회장 역임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안산지부 회장
-안산시광덕회 회장 역임
-(사)안산문화원 부원장 역임
-수원지방검찰청안산지청 형사조정위원
-저서 : 시집(질 그릇)(시월의 정)
에세이집 : 살아가며 사색하며/눈 속에 비친 하루/머묾과 채움 사이에 향기
-공저 : 한국을 빛낸 문인 외 다수
목차
작가의 말 4
PARTⅠ 사람 사이에 길이 있다
세계적인 언어가 된 우리말 10
춤 14
카페와 아름다운 윤슬 17
체리 20
지인의 등산 23
트로트 장르의 전쟁 27
소통 31
풀잎마다 맴도는 이별 노래 35
녹턴 39
참! 많이 감사합니다. 42
축제 속에 담겨 있는 여러 나라 문화 46
PARTⅡ 세월에 흩어지는 우리의 시간
못 찾겠다 꾀꼬리 52
가을 색의 향연 55
비릿한 냄새와 선부동 사람들 머리끝 심청색 깃발 58
부럼 깨기와 귀밝이술 62
노란 나리꽃이 피어 있는 고택 65
홍매화 68
금계국과 양귀비꽃 72
우동 76
가로수 나뭇잎의 윤기 80
MZ세대들이 즐겨 먹는 약과 藥果 83
물결치는 흰 꽃 87
PARTⅢ 살다보면 알게 되는 것 들
재미있는 한자어 와이로 92
보양식 96
김치 100
루틴 103
휴대폰 107
랜선 여행과 넷플릭스 영화 111
더위와 이산화탄소 CO2 115
말귀를 잘 알아듣는 사람 118
봄꽃 닮은 잔상 122
작약꽃과 목단꽃 126
바람의 향기와 장수 129
아내의 자랑 133
PARTⅣ 표정이 있는 윤슬
기차 여행 138
포도 141
능력을 넘어 145
캠핑과 차박이 149
문화가 더위 먹었다 153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156
노천 스파 160
조용히 나가기 164
자연의 루틴 168
화장지 3칸 171
방송사의 변화 174
모바일 청첩장 178
PART Ⅴ 시간의 뒷 모습
달라진 여행지 184
우크라이나 전쟁과 고려인 187
꽃무릇(석산/상사화) 190
누구라도 그대 194
가을꽃 198
기억 202
추억 속의 감성 206
색소폰 앙상블이 주는 따뜻한 선물 209
유명 가수의 공연 212
텀블러 215
푸른 하늘과 근정전 218
추천사 _마음의 산책이 필요한 이들의 에세이집 221
본문 속으로
일본 여행 중에 목격한 밀밭에는 밀이 익어서 누렇게 경작된 것을 볼 수 있었다. 밀밭의 크기가 엄청난 규모였다. 어려서 보았던 그 밀밭이 일본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새로웠다. 보리와 밀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자세히 보면 보리는 수염이 길고 날카롭다. 상대적으로 밀 수염은 일정하게 길지 않고 보드랍게 보인다.
우리가 주식으로 먹었던 국수 종류는 발전이 없는 것 같다. 빵으로는 발전되어 빵 종류는 헤아리기 쉽지 않을 정도이다. 우리는 밀가루가 귀했던지 주로 마른국수와 칼국수 또는 만두피를 만들거나 찐빵 등 많았었던 것 같다. 반면에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여러 종류 국수로 여전히 발전되어 그 명맥을 이어 명성이 자자한 일본의 대표 음식으로 단단하게 뿌리 내리고 있다.
우리는 우동 하면 여러 종류가 있지만 기차 타고 가다가 역에서 먹는 우동은 별미였다 기차가 잠깐 정차한 시간 안에 먹어야 해서 멀건 간장 국물에 퉁퉁 불은 굵은 국수에 파와 고춧가루 좀 넣어서 빨리 먹어야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 맛있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맛이라고 하기에 턱없이 모자라는 맛이었기 때문이다.
–본문 <우동 중에서>
휴대폰에 단 톡 방 운영자들이 아무리 단속하고 경고해도 밤새 무엇인가 이야기하고 싶고 알려주고 싶어서 아니면 무엇인가 불편한 일을 함께하자고 단체카톡방에 응원의 말을 듣고 싶어서 올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기분 좋은 내용도 있지만 대다수의 보내오는 내용은 SNS상에서 본인이 보고 또는 읽고 스스로 감동한 내용을 퍼서 보내는 내용이다.
귀감이 되는 좋은 글 그림도 있고 사진도 있다. 모두가 잘살아 보자는 내용이다. 힘내고 용기내어 세상하고 한판 싸움에서 승리하자는 다 알고 있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너무 같은 내용을 여기저기 각기 다른 단 톡 방에 보내어서 휴대폰 속의 단체카톡방이 보낸 이의 감정과 감상을 이입시키려는데 이용되는 쓰레기통 같은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 생각이 카카오 사업자에게 전해져 채팅방 탈출 방법이 이제 단체카톡방에서 본인이 함께하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 나갈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단 톡 방에서 나가고 싶은데 함께 있는 사람들의 눈치가 보여서 나가지도 못하고 그냥 초대된 대로 있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이제 나가도 함께 있던 사람들이 모르게 조용히 나가는 기능이 있어서 이제부터는 가능하다고 한다.
조용히 나가기로 하려면 조금은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선 아이폰은 앱스토어 갤럭시는 플레이스토어에서 카카오톡을 업데이트하고 진행해야 한다고 한다. 젊은 사람들은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조금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한 참 연구해야 가능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연구하면
다 가능하다.
-본문 <조용히 나가기> 중에서
출판사 서평
머무는 시간에 스며드는 삶의 온기
김영순의 수필은 빠르게 판단하지 않는다. 대신 오래 바라보고, 쉽게 결론 내리지 않는다. 『머묾과 채움 사이의 향기』에 수록된 글들은 일상의 작은 장면들을 통해 삶의 본질에 천천히 다가간다. 작가는 사회적 이슈, 세대 간의 변화, 자연과 계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다루면서도 언제나 자신의 체온을 잃지 않고 따뜻하다.
이 수필집의 가장 큰 미덕은 ‘정직함’이다. 지나온 시간을 과장하지 않고, 감정을 꾸미지 않으며, 깨달음을 교훈으로 밀어붙이지 않는다. 그래서 독자는 글을 읽는 동안 평가받지 않고, 재촉당하지 않는다. 오히려 각자의 삶을 떠올리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특히 ‘머묾’이라는 개념을 성찰의 시간으로 확장한 시선은 인상 깊다. 멈춤은 비워냄이 아니라 다시 채우기 위한 준비이며, 삶의 향기는 그 사이에서 만들어진다는 작가의 통찰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머묾과 채움 사이의 향기』는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 남는다. 한 편 한 편을 읽고 나면, 독자는 자신의 하루를 조금 더 다정한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 책은 삶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다만 삶을 조금 더 잘 느끼게 한다. 그 점에서 이 수필집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