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가 치는 순간 공기 중에서는 고에너지 반응이 일어난다. 기체가 이온화된 상태, 이른바 플라즈마다. 고체·액체·기체에 이어 ‘제4의 물질’로 불리는 플라즈마는 우주 공간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물리적 상태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반도체 공정, 표면 처리, 멸균 기술 등 산업 분야에서 주로 활용되어 왔던 이 현상이 최근 바이오 및 피부과학 영역에서도 연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흐름의 중심에는 활성 플라즈마수가 있다. 저온 대기압 플라즈마를 물과 접촉시키면 물속에 다양한 반응성 산소·질소 종이 생성되는데, 이를 포함한 용액을 활성 플라즈마수라고 부른다. 대표적으로 과산화수소(H₂O₂), 아질산염(NO₂⁻), 질산염(NO₃⁻) 등이 형성될 수 있으며, 이러한 분자들은 인체 내에서도 생리적 신호 전달 과정에 관여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학계에서는 활성 플라즈마수가 특정 조건에서 미생물 제어 환경 조성에 기여할 가능성에 주목해 왔다. 저온 플라즈마 및 플라즈마 처리 용액이 다양한 미생물에 대해 항균 활성을 보인다는 보고가 있으며, 이는 반응성 산소·질소 종의 작용과 연관된 것으로 설명된다. 다만 이러한 결과는 실험 조건, 농도, 노출 시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응용 단계에서는 정밀한 설계와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최근 일부 연구에서는 플라즈마 처리 생리식염수가 조직 세정 및 상처 환경 관리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을 보인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기존 생리식염수와 달리 반응성 분자를 포함한 상태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논의된다. 다만 이는 의료적 처치나 치료 효과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실험적 환경에서의 물리·화학적 특성에 대한 연구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도 활성 플라즈마수 관련 기술은 산업·의료 융합 영역에서 연구 지원을 받아 왔다. 일부 기업은 반응종 제어 및 안정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장비 개발과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며, 상용화를 위한 응용 범위도 확장되고 있다. 플라리트(Plarit)는 이러한 기술 개발에 참여한 기업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반응종 제어 기술에 대한 특허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유전질환 연구를 수행했던 이문건 대표는 이 같은 기술적 흐름을 피부 환경 설계 관점에서 바라봤다. 그는 “피부는 외부 자극과 내부 균형 사이에서 항상성을 유지하는 생체 장벽”이라며 “포뮬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물의 특성을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가 설립한 바이오 기반 브랜드 유라랩(YURAHLAB)은 플라리트와 협업 계약을 체결하고 활성 플라즈마수를 적용한 스킨케어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활성 플라즈마수를 특정 효능 성분으로 강조하기보다, 포뮬러의 기반 환경을 설계하는 요소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킨케어 제품에서 정제수는 전체 구성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그동안 기능적 주체라기보다 성분을 녹이는 물의 개념으로 인식되어 왔다. 유라랩은 이 지점에서 방향을 전환했다는 입장이다. 추출물 농도를 높이는 방식 대신, 베이스 설계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활성 플라즈마수는 무엇을 더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 시작하느냐의 문제”라며 “피부 환경 조성을 고려한 기초 설계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해당 기술이 특정 질환의 예방이나 치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화장품은 관련 법령에 따른 범위 내에서 사용되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활성 플라즈마수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적용 농도, 안정성 유지 기간, 장기적 영향 등은 추가 검증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 물리에서 출발한 플라즈마 기술이 바이오 소재 연구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우주를 구성하는 제4의 물질에서 출발한 과학적 개념이 피부과학의 기초 설계 영역까지 이어지고 있는 지금, 활성 플라즈마수는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연구 기반 기술로서의 가능성을 시험받는 단계에 들어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