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다이렉트뉴스=국제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향해 던진 이른바 ‘벨벳 장갑 킬러' 발언이 워싱턴 정가와 국제 외교가에서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단순한 신뢰의 표시를 넘어 차기 대권 잠룡인 루비오에 대한 본능적인 견제가 시작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벨벳 장갑을 낀 킬러"… 트럼프의 이례적 묘사
지난 2월 19일 백악관 평화위원회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루비오 장관을 가리켜 “벨벳 장갑을 낀 킬러(Velvet Glove Killer)”라고 지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마르코는 부드럽게 일을 처리하지만, 결과는 치명적(Kill)”이라며 그의 외교적 수완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발언은 장내를 술렁이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웃음을 섞으면서도 “나보다 너무 잘하면 해고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사람들이 ‘왜 트럼프는 저렇게 (우아하게) 못하느냐’고 묻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루비오의 치솟는 인기와 세련된 외교 스타일이 대통령 자신의 광휘를 가리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 기업가 트럼프 vs 정치인 루비오… ‘같지만 다른’ 두 남자
두 사람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라는 동일한 깃발 아래 서 있지만, 그 궤적과 스타일은 판이하다. 기업가 출신의 트럼프 대통령이 거친 언사와 직접적인 압박으로 판 자체를 흔드는 ‘망치’ 리더십을 구사한다면, 15년 이상의 의회 경험을 가진 루비오는 정교한 법적 절차와 세련된 언어로 상대의 급소를 찌르는 ‘메스’형 스타일이다.

실제로 루비오 장관은 상원 시절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 등을 주도하며 중국의 아픈 지점을 정밀 타격해왔으며, 최근 뮌헨 안보회의에서도 “미국은 유럽의 자녀”라는 감성적 수사로 동맹국들을 설득해 큰 찬사를 받은 바 있다. 트럼프의 ‘벨벳 킬러’라는 표현은 바로 이러한 루비오의 정통 정치인으로서의 노련함을 꿰뚫어 본 비유인 셈이다.
■ 2028년 대선 전초전?… 밴스와의 ‘소리 없는 전쟁’
정치권에서는 이번 발언을 2028년 차기 대권을 둘러싼 내부 경쟁의 서막으로 보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최근 헝가리 오르반 총리를 만나 ‘양국 관계의 황금기’를 선언하는 등 독자적인 외교 성과를 쌓아가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의 또 다른 적자(嫡子)인 JD 밴스 부통령에게는 상당한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1970년대 닉슨 대통령과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은 완벽한 조화를 이룬 듯 보였으나, 그 이면에는 늘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를 둔 치열한 기 싸움이 존재했다. 트럼프의 “스타는 한 명이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루비오의 날개를 꺾는 경고가 될지, 아니면 두 리더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촉매제가 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