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고령층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며 이른바 ‘노후 파산’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이후 소득 기반이 약화된 중장년층이 채무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 절차로 내몰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복지재단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는 지난해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 데이터를 분석한 ‘2025년 개인파산 면책 지원 실태’를 9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센터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 유효 데이터 1,192건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서울회생법원에 지난해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은 총 8,516건이다. 이 가운데 약 14.0%에 해당하는 1,192건이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를 통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센터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에게 채무 상담과 파산·면책 절차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연령대별 분석 결과에서는 고령층 비중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전체 신청자 중 60대 이상은 691명으로 전체의 58.0%를 차지했다. 여기에 50대까지 포함하면 비율은 83.1%에 달한다. 이는 중장년 이후 경제 기반이 약화될 경우 채무 문제가 곧바로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가 36.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50대가 25.1%, 70대 이상이 21.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퇴 이후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하지 못한 고령층이 채무 상환 부담을 견디지 못하는 상황이 점차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적 취약 계층 비중도 높았다. 신청자 가운데 86.2%가 기초생활 수급자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3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기초생활 수급자 비율은 2023년 83.5%에서 2024년 83.9%로 상승했고, 2025년에는 86.2%까지 확대됐다.
가구 유형에서도 사회적 고립 문제가 드러났다. 개인파산 신청자 가운데 1인 가구 비율은 70.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가족의 지원 없이 혼자 채무를 감당하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1인 가구 비중 역시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늘고 있다. 2023년 63.5%였던 비율은 2024년 68.4%로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70.4%까지 확대됐다. 고령층의 경제적 취약성과 사회적 고립이 동시에 심화되는 양상이다.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는 시민들의 채무 문제 해결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 금융복지 상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서울 전역에 10개 지역 센터를 운영하며 채무 상담과 법적 절차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 13년 동안 총 1만4,610명이 파산 면책 지원을 받았으며 이를 통해 약 3조9,320억 원 규모의 악성 채무가 정리됐다. 이는 장기간 상환이 어려운 채무로 인해 경제 활동이 중단된 시민들에게 재기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고령층 파산 증가 현상이 단순한 개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은퇴 이후 소득 감소와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노후 빈곤과 채무 문제가 동시에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노후 소득 안전망 강화와 금융 상담 지원 확대 등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고령층 개인파산 증가는 단순한 개인 채무 문제가 아니라 사회 안전망과 직결된 구조적 문제로 평가된다. 은퇴 이후 소득 감소와 생활비 부담, 고립된 가구 구조가 맞물리면서 노후 재정 위험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복지 상담 확대와 노후 소득 지원 정책이 병행되어야 고령층의 경제적 위기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