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 양태석 화백>
[더인사이트뉴스 박주환 기자] 급변하는 현대 미술의 조류 속에서 우리 고유 예술의 맥을 묵묵히 이어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서구적 미학이 주류를 이루고 포스트모더니즘의 파고가 화단을 휩쓰는 오늘날, 우리 미술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임을 몸소 증명해 온 인물이 있다. 바로 청계 양태석 화백이다. 양 화백은 수십 년간 한순간도 붓을 놓지 않으며, 고전이 지닌 엄격한 법도 위에 현대적 미감을 투영해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 왔다. 양태석 화백의 작품은 단순히 과거의 양식을 복제하거나 재현하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고전의 지혜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는 ‘법고창신’의 정신은 그의 화폭 곳곳에 생생한 숨결로 살아 숨 쉬고 있다.
-경계를 허무는 전방위 예술가
양태석 화백을 ‘그림 그리는 이’로만 정의하기에는 그 예술적 지평이 너무도 넓다. 양 화백은 미술과 문학의 경계를 허물며 시, 소설, 수필 등 전 방위적인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화폭에서는 해학과 따뜻한 자연미를 담아내는 거장으로 평가받으며, 동시에 등단 작가로서 삶의 통찰과 예술적 철학이 담긴 수십 권의 저서를 출간하여 ‘글 쓰는 화가’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장수, 부귀, 행복, 평화, 희망이라는 인류 보편의 염원을 담아내며, 작품 속 반복되는 십장생, 가옥, 나무, 소, 연과 같은 상징물들을 통해 인간 삶의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영원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십장생과 안식처인 가옥, 묵묵한 실천을 상징하는 소 등의 소재를 해학적인 필치로 풀어내어, 단순한 재현을 넘어 고단한 현대인에게 내일의 희망을 전하는 시각적 메시지를 완성한다.
-관념의 확장과 우주적 미학
양태석 화백은 우리 예술의 정통성을 현대적 조형 언어로 재해석하며 독자적인 미학을 구축해 왔다. 초기에는 오방색의 강렬한 원색과 절제된 선, 압축적인 구도를 통해 대중과 호흡했으나, 최근에는 순수 추상을 결합하며 거대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형상을 초월한 정신의 세계를 시사하는 그의 작업은 기존의 매너리즘을 탈피하기 위해 ‘우주’라는 광활한 테마에 천착하고 있다. 무한한 공간 속에 솟대와 기와 같은 상징물을 배치함으로써 우리 고유의 정신성을 현대적 우주관으로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으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글로 쓰고, 글의 여백을 그림으로 채운다”
(사)국전작가협회 이사장 등 미술계의 중책을 역임하며 행정 분야에서도 굵직한 족적을 남긴 그는 늘 후배들에게 “기술적인 기교를 익히기 전에 먼저 인간다운 성품을 갖추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뿌리 없는 나무가 모진 바람을 견딜 수 없듯, 우리 예술의 미래 역시 전통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에서 시작된다는 굳은 믿음 때문이다.
-멈추지 않는 청년의 열정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양 화백의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그에게 작업은 고된 노동이 아니라, 매일 스스로를 닦아내는 수행이자 세상과 나누는 가장 진솔한 대화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소재를 더욱 단순화하고 상징화하는 작업을 통해 현대 미술과의 접점을 넓히는 새로운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그림은 마음의 거울이다. 내 마음이 맑고 정직해야 화폭에도 그 기운이 담겨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양태석 화백. 그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청년과 같은 뜨거운 열정이 서려 있다.
-아름다움의 본질을 찾아가는 붓끝의 수행
붓끝으로 상생의 세계를 일구어온 그의 노력은 시대를 초월하여 대중의 가슴속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그의 화폭에서 피어나는 해학의 꽃들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우리 화단을 풍성하게 채우고,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속에 따스한 희망의 씨앗으로 남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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