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 제도의 현장 안착을 위한 논의가 부산에서 본격화했다. 법무부는 3월 19일 부산 동의과학대학교에서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대학 협의회와 함께 2026학년도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대학 간담회를 열고 대학 현장의 의견을 직접 수렴했다. 이번 자리는 신학기를 맞아 각 대학이 처음으로 외국인 유학생 신입생을 맞이하는 시점에 마련돼 제도의 실질적인 운영 여건을 점검하는 성격을 띠었다.
행사에 앞서 동의과학대학교에서는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대학 지정의 의미를 기념하는 현판 제막식이 진행됐다. 전국 21개 지정 대학을 대표해 열린 이번 제막식은 외국인 돌봄인력 양성 정책이 시범 단계에서 벗어나 실제 교육 현장으로 들어섰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현장에는 박상욱 법무부 출입국정책단장과 김영도 동의과학대학교 총장을 비롯해 지정 대학 사업 책임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의 핵심은 현장의 애로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정책에 반영하느냐에 맞춰졌다. 참석 대학들은 외국인 유학생 모집 과정에서 겪는 현실적 어려움과 비자 발급 절차에서 발생하는 부담을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을 전달했다. 특히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실제 학생 선발과 입국, 교육과정 운영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행정적·실무적 장애가 적지 않다는 점을 공유했다. 대학들은 외국인 인재 유치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려면 교육기관의 준비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비자 제도와 현장 운영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법무부 역시 이번 간담회를 단순한 설명회가 아닌 제도 보완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학 측이 제시한 개선 의견을 적극 검토해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대학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돌봄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전문성을 갖춘 외국인 인력을 체계적으로 길러내겠다는 정부 구상과도 맞닿아 있다. 현장의 요구를 제도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을 때만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 정책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상욱 법무부 출입국정책단장은 이번 자리가 요양보호사 양성과정의 원활한 운영을 돕고 대학의 목소리를 이민정책에 반영하는 중요한 계기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우수한 외국인 인력 양성을 위해 관계 기관과 대학 간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대학이 분절적으로 움직이는 방식이 아니라, 교육과 비자, 정착 지원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대학은 전국 21개교가 지정됐다. 수도권에는 명지전문대, 삼육보건대, 경인여대, 서정대, 동남보건대가 포함됐고, 충청·강원권에는 충북보건과학대, 강동대, 신성대, 백석대가 이름을 올렸다. 영남권에서는 경남정보대, 동의과학대, 울산과학대, 춘해보건대, 경운대, 마산대, 창신대가 참여하며, 호남·제주권에서는 원광보건대, 군장대, 목포과학대, 청암대, 제주관광대가 지정됐다. 지역별 분포를 보면 특정 권역에 치우치지 않고 전국 단위의 양성 기반을 구축하려는 정책 방향이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번 간담회는 단순히 대학 지정 현황을 공유하는 자리를 넘어 돌봄 현장의 인력난과 이민정책, 지역대학의 역할이 한 지점에서 만나는 접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한국 사회에서 요양 인력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전문 돌봄인력으로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모델이 안착한다면 인력 공백 완화는 물론 지역대학의 새로운 교육 수요 창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제도의 성패는 결국 현장의 목소리를 얼마나 세밀하게 제도에 반영하느냐에 달려 있다. 간담회에서 제기된 유학생 모집, 비자 발급, 교육 운영상의 문제들이 실제 개선으로 이어질 때 정책의 실효성도 함께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간담회는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 정책이 현장 중심으로 조정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확인한 자리였다. 대학은 운영 과정의 애로를 전달했고, 법무부는 개선 가능성을 열어두며 제도 보완 의지를 드러냈다. 이 흐름이 이어질 경우 돌봄인력 확보, 지역대학 경쟁력 강화, 이민정책의 실효성 제고라는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 제도는 이제 방향 제시를 넘어 실행력을 검증받는 단계에 들어섰다. 이번 부산 간담회는 그 출발점으로서 의미가 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처럼 제도의 완성도는 실제 교육기관과 학생, 행정 절차가 맞닿는 지점에서 판가름 난다. 정부와 대학이 긴밀한 협력을 이어갈수록 외국인 돌봄인력 양성 모델은 보다 현실적인 해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