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K-엔비디아’ 육성을 위한 본격적인 투자에 착수했다. 국민성장펀드가 국내 대표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한국형 AI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3월 26일 열린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에서 첨단전략산업기금을 활용해 리벨리온의 AI 반도체 양산 및 차세대 제품 개발 사업에 2500억 원을 직접 투자하기로 의결했다. 민간 자금까지 포함하면 총 투자 규모는 약 6000억 원에 달한다.
이번 결정은 정부가 추진 중인 1차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K-엔비디아 육성’ 전략의 핵심 사례다. 특히 국민성장펀드가 직접 지분 투자에 나선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인프라 투자 중심에서 벗어나 기술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리스크를 함께 부담하는 방식으로 정책금융의 방향이 확장됐다는 평가다.
리벨리온은 2020년 설립된 AI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으로, 데이터센터용 추론 특화 반도체를 개발해 온 국내 대표 팹리스 기업이다. 해당 기업은 이미 1세대 칩 ‘ATOM’을 선보였고, 최근에는 차세대 제품 ‘Rebel100’을 공개하며 양산 준비에 들어갔다.
이 칩은 최신 고대역폭 메모리(HBM3E)를 적용해 데이터 처리 병목 현상을 줄였으며, 칩렛 구조 기반 설계를 통해 연산 효율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대규모 AI 연산 환경에서 요구되는 실시간 처리 능력과 에너지 효율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시장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투자로 확보된 자금은 양산 설비 확충과 후속 기술 개발에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상환전환우선주 형태의 투자 구조를 채택해 기업의 재무 안정성을 높이면서도 성장에 따른 수익 회수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정부는 이번 투자가 단순한 기업 지원을 넘어 국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AI 반도체는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AI 서비스 등 산업 전반을 지탱하는 핵심 기반 기술로, 향후 국가 경제의 방향을 좌우할 전략 산업으로 평가된다.
현재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AI 서비스 확산에 따라 추론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기술력뿐 아니라 생산 속도와 비용 경쟁력이 시장 주도권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환경에서 국내 기업들이 ‘죽음의 계곡’으로 불리는 자금 공백 구간을 극복하는 것은 필수 과제다. 국민성장펀드는 장기 자본을 공급해 기업이 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정부는 리벨리온 투자를 시작으로 AI 반도체 분야 추가 투자도 이어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니콘 기업을 넘어 데카콘으로 성장하는 사례를 창출하고, 성공 경험과 자본이 다시 산업 생태계로 환류되는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는 설계부터 생산까지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이는 외부 의존도를 줄이고 데이터와 인프라를 자국 내에서 통제하는 ‘소버린 AI’ 확보와 직결된다.
리벨리온은 이미 통신 서비스와 AI 기반 진단 분야에서 국산 NPU 활용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어, 향후 AI 산업 전반에 걸친 파급 효과도 기대된다. 정부는 이번 투자를 통해 한국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세계 3대 AI 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이번 투자는 AI 반도체 산업의 핵심 기업에 대한 전략적 지원으로, 기술 개발과 양산을 동시에 촉진하는 계기가 된다. 특히 장기 자본 공급을 통해 기업의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향후 국내 AI 생태계 전반의 성장과 기술 자립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성장펀드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투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한국이 AI 반도체 분야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본격적인 출발점이다. 향후 추가 투자와 정책 지원이 이어질 경우, ‘K-엔비디아’ 전략은 현실화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