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바빙크 저, 이동영 역, 『헤르만 바빙크의 기독교와 믿음의 본질: 기독교 신앙의 본질과 정체성에 대한 초시대적 성찰』. 도서출판 다함, 2026.

현대 사회에서 종교의 역할이 모호해지고 신앙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가운데, 20세기 개혁신학의 거장 헤르만 바빙크(Herman Bavinck)의 유산이 오늘날 우리에게 다시 돌아왔다. 도서출판 다함은 바빙크의 방대한 저작 중 핵심만을 엄선한 신작 『헤르만 바빙크의 기독교와 믿음의 본질』을 출간하며, 신앙의 근본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이번 신간은 바빙크가 평생을 바쳐 탐구했던 두 가지 본질적인 화두, 즉 "기독교란 무엇인가"와 "믿음이란 무엇인가"를 집약한 결정판이다. 그의 초기부터 후기까지를 아우르는 여섯 편의 소품을 통해, 독자들은 단순한 교리 학습을 넘어 하나님께서 인간을 찾아오시는 역동적인 은혜의 역사를 마주하게 된다.
1부 '기독교란 무엇인가'에서는 「기독교 신앙」, 「기독교의 본질」, 「기독교」를 통해 신앙의 정체성을 재정의한다. 바빙크는 기독교가 인간의 도덕적 수양이나 철학적 사변의 결과물이 아님을 명확히 한다. 그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창조와 구속, 그리고 재창조라는 거대한 서사 안에서 기독교를 바라본다.
특히 바빙크는 기독교를 "성부께서 창조하시고 성자의 죽음을 통해 화해시키며 성령으로 재창조하시는 하나님의 위대한 사역"으로 규정한다. 이는 기독교가 세상의 여타 종교와 차별화되는 유일무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변증하는 동시에, 신자가 세상 속에서 왜 '전혀 다른 새로운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일깨운다.
2부 '믿음이란 무엇인가'에서는 믿음의 다층적인 차원을 탐구한다. 「믿음의 학문」, 「믿음과 직관」, 「믿음과 사랑」을 통해 믿음이 결코 맹목적인 감정이나 주관적 체험에 매몰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바빙크에게 믿음은 지식과 직관, 그리고 사랑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생명력 있는 운동이다.
바빙크는 믿음과 지식 사이의 갈등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이 둘이 인간 본성 안에 깊이 뿌리내린 공존의 가치임을 강조한다. 또한, 신앙의 종착지가 단순한 인식이 아니라 '의지의 강인함'을 동반한 사랑으로 나아가야 함을 역설한다. 이는 신앙생활의 침체기를 겪거나 지성적 고민에 빠진 현대 교인들에게 실질적인 위로와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 책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번역을 맡은 이동영 박사의 전문성 덕분이다. 독일 보훔대학교에서 삼위일체 신학으로 최우등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바빙크 특유의 유려하고 명료한 문체를 한국적 정서에 맞게 세밀하게 다듬었다. 이 책은 전문 신학서의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평신도들이 경건 서적으로 읽기에 무리가 없을 만큼 뛰어난 가독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현재 ‘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조직신학 교수이자 도서관장으로 재직중이다.
이동영 박사는 역자 서문을 통해 "바빙크의 신학은 한편으로는 전통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으면서도, 근대 사상의 흐름과 정직하게 대화하는 열린 자세를 견지한다"며, 이 책이 오늘날 혼란한 시대 속에서 신앙의 본령을 붙잡고자 하는 이들에게 단단한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이 책은 파편화된 현대 신앙의 위기 속에서 기독교의 뿌리를 다시 점검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을 지닌다. 바빙크의 신학적 통찰은 성도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담대한 믿음을 소유하도록 돕는다. 특히 목회자들에게는 설교의 깊이를 더해주고, 성도들에게는 신앙의 본질을 깨닫게 하는 영적 성장의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헤르만 바빙크의 기독교와 믿음의 본질』은 단순한 고전의 재해석이 아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기독교인들이 마주한 근원적인 불안에 대한 시대를 초월한 신학적 응답이다. "근본을 바르게 세워야 길이 열린다"는 본립도생(本立道生)의 가르침처럼,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흔들리지 않는 신앙의 토대 위에 바로 설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