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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의 향방

탄소중립, 법제화의 초석을 다지다

시민 목소리가 만든 감축 로드맵

한국 사회의 현실과 앞으로의 과제

탄소중립, 법제화의 초석을 다지다

 

2026년 3월 29일,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회가 개최한 시민 토론회는 한국의 기후 정책에 있어 역사적인 순간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이 토론회는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하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을 위해 마련된 자리로, 다양한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해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기후위기 대응책을 모색하기 위해 계획되었습니다. 특히 헌법재판소가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이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2026년 2월 28일까지 법 개정을 요구한 상황에서, 이번 논의는 그 의미가 무엇보다 깊습니다.

 

헌법불합치 결정은 단순한 법리적 판단을 넘어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후 변화가 초래할 글로벌 위기는 이제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록적인 폭염, 홍수, 태풍 등 극한 기후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온실가스 배출 증가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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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결정은 이러한 위기를 방관하지 않고 법적 근거를 통해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입니다. 이에 발맞춰 국회는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을 통해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중장기 감축 목표를 구체화하고 실행 가능한 전략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국회는 상반기 중 개정안의 윤곽을 마련할 계획이며, 이는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과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이번 공론화 과정의 가장 주목할 점은 바로 시민과 미래세대의 직접적인 참여입니다. 토론회에는 전국에서 선발된 시민대표단과 함께 초·중학생으로 구성된 미래세대 대표단이 참여하여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공유했습니다.

 

미래세대가 직접 정책 논의 과정에 참여한다는 것은 기후위기가 단지 현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를 살아갈 세대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들은 전문가 발제를 듣고 질의응답을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며 정책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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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단지 그들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을 넘어서, 탄소중립을 향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토론회는 이틀에 걸쳐 체계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첫째 날에는 기후위기의 현황과 법적 대응의 필요성에 초점을 맞춘 발제가 이어졌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예상욱 교수는 극한 기후의 증가, 해양 환경의 변화, 그리고 기후변화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예 교수는 극한 기후 현상이 단순히 자연재해의 수준을 넘어 인간의 건강과 생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음을 과학적 데이터를 통해 입증했습니다. 해양 환경의 변화는 수산자원의 감소와 해양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며, 이는 결국 식량 안보 문제로 귀결됩니다.

 

또한 폭염과 한파 등 극한 기후는 심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키고 취약계층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어 김태호 한국환경법학회장은 헌법재판소 결정의 법적 의의를 심도 깊게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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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헌법재판소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부재를 헌법불합치로 판단한 것은 기후위기 대응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헌법적 의무임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국가가 국민의 생명권과 환경권을 보호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법적 책무를 부여한 것입니다. 강원대학교 박시원 교수는 전 세계 기후 소송 동향을 소개하며, 법적 대응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박 교수는 유럽과 미국 등에서 시민들과 환경단체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기후 소송 사례들을 분석하며, 사법부가 기후위기 대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한국도 이러한 국제적 추세에 발맞춰 법제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시민 목소리가 만든 감축 로드맵

 

둘째 날에는 '감축 목표'를 주제로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전개되었습니다. 김형준 카이스트 석좌교수는 산업화 이전 대비 1.5°C 기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구체적인 감축 경로 설정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김 교수는 "1.5°C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전 지구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감축해야 하며, 2050년까지 순배출 제로를 달성해야 한다"며 시급성을 역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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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에너지 사용량이 높은 산업국인 한국의 상황을 고려할 때, 산업 구조의 전환과 신재생 에너지 보급 계획을 긴밀히 논의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한국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로 인해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OECD 국가 중 상위권에 속하며, 이는 탄소중립 달성에 있어 큰 도전 과제입니다. 전문가들은 감축 목표 설정이 단순히 수치를 제시하는 것을 넘어 실행 가능한 로드맵을 수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부문별, 연도별 세부 목표가 명확히 설정되어야 하며, 각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수단과 재정 지원 계획이 함께 마련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발전 부문에서는 석탄 화력발전소의 단계적 폐쇄 일정과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확대 목표가 명시되어야 하며, 산업 부문에서는 에너지 효율 개선과 저탄소 공정 전환을 위한 기술 개발 및 보급 계획이 구체화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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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 부문에서는 전기차 보급 확대와 대중교통 인프라 개선, 건물 부문에서는 에너지 효율 기준 강화와 그린 리모델링 지원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시민과 미래세대 대표단은 전문가 발제에 따라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제안하며 토론에 참여했습니다. 특히 미래세대 대표단인 초·중학생들은 자신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살아갈 환경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며, 보다 적극적이고 실효성 있는 감축 목표 설정을 요구했습니다.

 

한 중학생 대표는 "우리가 어른이 될 2040년, 2050년의 환경이 지금보다 나아질지 걱정된다"며 "지금 어른들이 내리는 결정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만큼 책임감 있는 선택을 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습니다. 시민대표단 역시 감축 목표 설정과 함께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모든 정책 변화가 그렇듯 다양한 의견이 존재합니다. 탄소중립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비용과 산업 경쟁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에너지 집약적 산업의 경우 전환 과정에서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국제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후위기에 대응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장기적 비용이 전환 비용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기후재난으로 인한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 농업 생산성 감소, 보건의료 비용 증가 등을 고려하면 지금의 투자는 미래의 더 큰 비용을 방지하는 현명한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탄소중립 전환은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산업,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 에너지 효율 기술,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 등 녹색 기술 분야는 향후 글로벌 경제를 이끌어갈 핵심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이 이러한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한다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후위기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국가들이 탄소중립을 경제 성장의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투자와 정책 지원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의 현실과 앞으로의 과제

 

경제와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고려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기요금 변동이나 에너지 비용 상승이 가계와 중소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취약계층과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동시에 새로운 녹색 일자리 창출, 에너지 자급률 향상, 에너지 효율성 증대로 인한 장기적 경제적 이득 등 긍정적 측면도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이는 정책 수용성을 높이고, 사회가 변화 과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 원칙에 따라 탄소 집약적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재교육과 일자리 전환을 지원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은 단지 기존 법안을 조정하는 것을 넘어, 그것이 가져올 수 있는 대중적, 경제적, 정책적 도전과제를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번 공론화는 시민들과 전문가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이를 통해 보다 강한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공론화 과정에서 수렴된 다양한 의견과 제안들은 법 개정안 작성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입니다.

 

이제는 법적, 정책적 기틀을 마련하는 데 있어 정부와 국회가 책임감을 가지고 실행 가능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때입니다. 기후위기는 우리의 눈앞에 닥친 현실입니다. 극한 기후의 증가, 해양 환경의 변화, 기후변화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은 이미 과학적으로 명확히 입증된 사실입니다.

 

이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우리와 미래세대의 생존을 위협하는 일일 뿐 아니라, 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뒤처질 가능성을 키우게 됩니다. 국제사회는 파리협정 이후 탄소중립을 향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무역 규제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한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경제적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기후 대응이 필수적입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만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정책적 조치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2026년 2월 28일까지라는 헌법재판소의 시한은 이미 지났지만, 국회는 상반기 중 개정안을 마련하여 늦어진 법적 의무를 이행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공론화 과정은 그러한 노력의 중요한 일환이며, 시민과 미래세대,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여 한국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로드맵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는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며, 동시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당위입니다.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야말로 단지 법 개정을 넘어서 우리의 삶을 설계하는 기초가 될 것입니다.

 

 

최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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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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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4.05 07:27 수정 2026.04.05 07:27

RSS피드 기사제공처 : 전국인력신문 / 등록기자: 최현웅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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