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은 7천, 노량진은 8천 뒤집힌 분양가, 시장 질서가 흔들린다
분양가상한제에 묶인 강남 용산은 ‘로또 청약’, 규제 밖 동작은 8000만원 돌파 공급 왜곡과 시세 격차 논란 확산
서울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가격의 상식이 무너지고 있다. 입지가 더 우수한 강남권보다 동작구 일대 분양가가 더 높게 책정되는 ‘역전 현상’이 벌어지며, 분양가상한제가 시장 왜곡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분양 시장의 흐름이 예사롭지 않다. 통상 입지와 가격은 정비례하지만, 최근에는 이 공식이 깨졌다. 강남3구(강남서초 송파)와 용산은 분양가상한제에 묶여 3.3㎡당 7000만원대에 머무는 반면, 규제를 받지 않는 동작구는 8000만원을 넘어섰다.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드 서초’는 전용 59㎡ 기준 최고 18억6000만원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3.3㎡당 약 7814만원 수준이다. 주변 시세보다 10억원 이상 낮다. 시장에서는 ‘로또 분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청약 열기는 폭발적이었다.
특별공급 26가구 모집에 1만9000여 명이 몰리며 751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생애최초 유형은 1897대 1에 달했다.
잠원동 ‘오티에르 반포’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전용 59㎡는 20억4600만원, 84㎡는 27억5600만원으로 책정됐다. 3.3㎡당 7852만원 수준이다. 인근 단지 시세가 50억원대에 형성된 점을 감안하면 당첨 시 수십억 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된다.
용산구 이촌동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이촌르엘’은 3.3㎡당 7229만원에 공급된다. 전용 100㎡는 27억원대, 122㎡는 33억원대다. 인근 고가 단지와 비교하면 역시 큰 시세 차익이 예상된다.
반면 규제를 받지 않는 동작구는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인다. 흑석동 ‘흑석써밋더힐’은 3.3㎡당 8500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전용 59㎡는 21억원대 후반, 84㎡는 28억3000만원 수준이다. 노량진6구역 ‘라클라체자이드파인’도 3.3㎡당 약 8400만원으로 강남을 넘어섰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의 배경에는 분양가상한제가 있다. 분양가상한제는 택지비와 건축비, 적정 이윤을 반영해 분양가를 제한하는 제도다.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도입됐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 왜곡을 지적한다. “시세는 강남이 더 높은데 분양가는 낮게 묶이면서 시장 원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원은 추가 분담금 부담이 커지고, 당첨자는 과도한 시세 차익을 얻는 불균형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채권입찰제 역시 논란이다. 당첨자가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해 차익 일부를 환수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실수요자의 부담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대출 규제가 강한 상황에서 추가 자금 부담이 생기면 청약 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결국 공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서울 분양 시장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규제는 의도와 달리 시장의 균형을 흔들고 있다. ‘로또 청약’이라는 기대와 공급 위축이라는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제도 보완에 대한 요구가 점점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