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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미 칼럼] 정의는 누구의 것인가: 사법부 여성 리더십이 바꾸는 미래

[사진=UN CSW 70차 현장]

 

 

“정의는 모두를 위한 것인가.”


이 질문은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전 세계 수많은 여성들에게 정의는 아직도 현실이 아닌 ‘이론’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헌법은 평등을 보장하고, 법은 차별을 금지하며, 국제사회는 수차례 약속을 반복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법정 문턱을 넘는 순간 마주하는 현실은 여전히 복잡하고, 때로는 두렵고, 종종 불공정하다.

 

최근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70)를 계기로 열린 국제 논의는 이러한 현실을 다시 한번 직시하게 했다. 그리고 동시에 분명한 해답 하나를 제시했다. 정의는 여성 없이 완성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표성은 ‘상징’이 아니라 ‘결과’를 바꾼다

오랫동안 여성의 사법 참여는 ‘숫자’의 문제로 다뤄져 왔다. 여성 판사가 몇 명인지, 고위직에 얼마나 진출했는지 같은 지표들이 주요 논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제 국제사회는 보다 본질적인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대표성은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실제로 사법의 결과를 바꾼다.

여성이 판사, 검사, 법률가, 그리고 사법 리더로 참여할 때 사법 시스템은 달라진다. 가정폭력, 성폭력, 아동 보호, 차별 사건과 같은 영역에서 보다 정교하고 피해자 중심적인 판단이 가능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신뢰’다. 여성들이 사법 제도를 신뢰하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결국 정의는 법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것을 믿고 활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현실이 된다.


문제는 법이 아니라 ‘접근’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에서 법적으로는 평등이 선언되어 있다. 문제는 그 다음 단계다. 실제로 정의에 접근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현실의 장벽은 다양하다.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절차, 이해하기 어려운 법률 언어, 사회적 낙인, 정보 부족, 그리고 제도적 무관심까지. 특히 취약한 상황에 있는 여성일수록 이러한 장벽은 더욱 높게 작용한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사법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때, 그 영향은 사회 전체로 확산된다. 공공의 신뢰는 약화되고, 불평등은 심화되며, 민주주의의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여성의 사법 접근성은 ‘복지’나 ‘선의’의 문제가 아니라, 법치와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 조건이다.


변화는 가능하다, 이미 시작되었다.

긍정적인 점은 변화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여러 국가들은 투명한 채용 제도, 능력 기반 승진, 법률 교육 확대, 멘토링 프로그램, 디지털 사법 서비스 등을 통해 여성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여성 판사 비율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으며, 고위 사법직에서도 여성 리더십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가정폭력과 성폭력 대응을 위한 전문 법원, 피해자 중심 절차, 법률 지원 확대 등 제도적 개선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보여준다.


여성들이 사법부에 없었던 것은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기회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여전히 남아 있는 과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여성은 완전한 법적 평등을 누리지 못하고 있으며,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 구조적 장벽과 고정관념이 존재한다. 더 나아가 디지털 폭력, 국경을 넘는 범죄 등 새로운 형태의 도전도 등장하고 있다.

진전은 자동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평등은 한 번 달성하면 끝나는 목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지켜내야 하는 과정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의지’와 ‘협력’

이번 국제 논의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된 메시지는 명확하다.

  • 법과 제도의 근본적 개혁
  • 사법 종사자 교육 강화
  • 여성 리더십 확대
  • 법률 지원 접근성 개선
  • 기술과 데이터의 포용적 활용
  • 그리고 무엇보다, 정치적 의지
  •  

이 모든 요소는 단독으로 작동할 수 없다. 정부, 사법부, 시민사회, 국제기구가 함께 움직일 때 비로소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하다.

 


정의의 미래를 묻다

결국 질문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정의는 누구의 것인가.

 

만약 어떤 여성도 두려움 없이 법정에 설 수 있고, 자신의 목소리가 존중받으며, 권리가 보호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면 그때 우리는 비로소 정의가 실현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법부 내 여성 리더십 확대는 선택이 아니다.
그것은 공정한 사회, 지속가능한 발전, 그리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약속이 아니라 실행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여성이 포함될 때, 정의는 완성된다.

 

김유미 발행인 기자 yum1024@daum.net
작성 2026.04.06 13:02 수정 2026.04.0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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