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의료 현장의 필수 소모품 수급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에 정부는 주사기와 주사침 등 핵심 의료기기의 불법 사재기와 유통 교란 행위를 막기 위한 강도 높은 대책을 전격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14일, 서울 중구 소재 콘퍼런스 하우스 달개비에서 주요 보건의약단체 및 관계 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제3차 보건의약단체 회의'를 개최하고 의료제품 수급 안정화 방안을 확정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주재한 이번 회의에는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 12개 핵심 단체와 산업통상자원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총출동해 위기 대응 체계를 점검했다.

'매점매석 금지 고시' 즉시 시행... 위반 시 엄중 처벌
가장 강력한 조치는 재정경제부와 식약처가 공동으로 발령한 '주사기 및 주사침 매점매석 행위 금지 고시'다. 4월 14일 0시부터 효력이 발생한 이번 고시는 온라인 등 일부 유통망에서 발생하는 품절 현상과 불안 심리를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다.
고시에 따르면, 일반·치과용·필터·인슐린 등 주사기 4종과 멸균·비멸균·치과용 주사침 3종을 취급하는 제조업자와 판매업자는 폭리를 목적으로 물량을 과다하게 보유하거나 판매를 기피할 수 없다. 구체적인 금지 기준은 작년 월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해 5일 이상 보관하거나, 동일 구매처에 평소보다 과도한 물량을 공급하는 행위 등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 법적 고발 및 행정 처분이 뒤따른다.
범정부 합동 단속반 가동 및 현장 조사 착수
정부는 단순히 제도 마련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단속에 나선다. 식약처 내에 '매점매석 행위 신고센터'를 설치해 시민 제보를 상시 접수하며, 지자체와 합동 단속반을 구성해 대대적인 점검을 시행한다. 이번 주부터는 전국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수급 현황 조사가 이뤄지며, 재고량을 부풀리거나 사재기를 한 정황이 포착될 경우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단, 의료기관은 직접적인 처벌 대상에서는 제외되나 고시에서 정한 적정 물량 이상을 구매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제한된다. 이번 한시적 조치는 오는 6월 30일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현장 밀착형 지원과 '핫라인' 운영
공급 부족 우려가 큰 혈액투석 분야를 위한 맞춤형 대책도 눈길을 끈다. 정부는 '혈액투석 전문의원 주사기 핫라인'을 즉시 가동했다. 이를 통해 의사협회 운영 온라인 몰에서 필수 소모품이 끊김 없이 공급될 수 있도록 제조업체와 긴밀히 협력한다.
동시에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으로 고통받는 생산 기업을 위해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대상을 의료제품 제조사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한, 현실적인 비용 부담을 고려한 의료 수가 개선책도 검토 단계에 들어갔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보건의료 분야에 원료가 우선 공급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시장의 불안감을 악용하는 유통 교란 행위는 끝까지 추적해 근절할 것"이라며, "의료계와 산업계 모두가 국민 건강을 위해 정부의 안정화 시책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의료 필수 소모품의 안정적 확보는 국민 생명과 직결된 사안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가 투명한 유통 생태계를 조성하고, 현장 의료진들이 물자 걱정 없이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