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아니면 늦는다”고분양가 논란 속 서울 신축, 청약 광풍 지속
반포 서초 노량진까지 ‘완판 행진’ 대출 규제 공사비 상승 겹치며 실수요자 신축 쏠림 심화
서울 신축 아파트 분양시장이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연일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용 84㎡ 기준 20억 원을 훌쩍 넘는 분양가에도 수요자들이 몰리는 배경에는 “오늘이 가장 싸다”는 인식과 대출 규제,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의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분양가가 이미 고점이라는 평가에도 청약 통장은 오히려 더 몰리는 양상이다. 실수요자들이 기존 주택 매입 대신 신규 분양으로 방향을 틀면서 시장 흐름이 뚜렷하게 바뀌고 있다.
1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공급한 ‘오티에르 반포’는 일반청약 43가구 모집에 3만540개의 청약통장이 접수되며 평균 71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선 특별공급에서도 360.6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흥행을 예고했다.
이 단지는 전용 59㎡가 20억 원대, 84㎡는 27억 원, 113~115㎡는 34억~36억 원대에 달하는 고가 분양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집중됐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이 주효했다. 인근 신축 ‘메이플 자이’ 전용 84㎡가 40억 원대 이상에서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당첨 시 수십억 원대 시세차익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서초와 용산 등 핵심 입지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졌다. 서초구 ‘아크로 서초’는 59㎡ 30가구 모집에 3만2973명이 몰려 1099대 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남겼다. 이는 서울 민간 분양 역사상 최고 수준이다. 이 단지는 인근 ‘서초 그랑자이’ 대비 약 17억 원가량 낮은 분양가로 책정되며 투자 수요와 실수요를 동시에 끌어들였다.
주목할 점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단지에서도 청약 열기가 식지 않는다는 점이다. 노량진뉴타운 ‘라클라체 자이 드파인’은 전용 84㎡ 분양가가 25억 원대로 책정되며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지만, 일반공급에서 평균 2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마곡지구 인근 ‘래미안 엘라비네’ 역시 높은 분양가에도 25대 1 경쟁률로 무난히 완판됐다.
이 같은 현상은 거시경제 환경과 정책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비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향후 분양가는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지금이 가장 저렴한 시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 압박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기존 주택을 매입하는 대신, 입주까지 시간이 확보되는 신규 분양을 통해 자금 마련의 여유를 확보하려는 전략이 확산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은 구조적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며,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신축 선호 현상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공급 부족이 고착화된 시장”이라며 “신축 아파트 가격이 단기간에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이어 “시세 대비 경쟁력이 있는 단지는 앞으로도 높은 청약 경쟁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시장에서는 1주택자들의 갈아타기 수요도 청약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대출 규제 속에서도 신규 분양은 자금 조달 계획을 장기적으로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는 평가다.
전문가는 “가점이 낮아 강남권 청약이 어려운 수요자들이 고분양가 단지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신규 분양은 입주까지 시간이 있어 자금 운용 측면에서 유리한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서울 분양시장은 이제 가격 논란을 넘어 구조적 수요 시장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이어지는 ‘완판 행진’은 단순한 일시적 과열이 아니라, 공급 부족과 정책 환경이 만든 필연적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