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사이트뉴스 박주환 기자] “우리가 Korea가 아닌 Corea라는 이름을 되찾아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알파벳 하나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일제에 의해 거세된 민족의 기개를 회복하고, 다가올 통일 시대를 주도할 정통성을 세우는 일이다”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읍에 위치한 독도한의원. 이곳의 이풍용 원장은 한의사이기 이전에 역사 왜곡을 바로잡는 ‘거리의 사상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반백 년 가까이 인술을 펼쳐온 그는 이제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치유하는 ‘민족의 의사’를 자처한다.
◆일본 아리타에서 확인한 ‘조선 도공’의 눈물
이풍용 원장의 이름 뒤에는 항상 ‘명예 독립운동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가 이토록 역사에 천착하게 된 계기는 일본 아리타 지역에 세워진 조선 도공 이삼평(李參平)의 비문 사건이었다.
과거 비문에는 이삼평이 일본의 침략에 협조한 듯한 왜곡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를 발견한 이 원장은 사비를 털어 20여 년간 수십 차례 일본을 오갔다. 끈질긴 항의와 고증 끝에 마침내 일본 측으로부터 비문 정정이라는 역사적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 원장은 “왜곡된 비문은 죽어서도 고향을 그리워한 도공의 영혼을 두 번 죽이는 일이었다”며,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것이야말로 오늘날 우리가 해야 할 진정한 보훈”이라고 강조했다.
◆‘K’에 갇힌 민족, ‘C’로 비상해야
이 원장은 인터뷰 내내 대한민국의 영문 표기를 Corea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원장은 19세기 서구권 고지도와 외교 문서들을 근거로 제시했다. 당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열강들이 제작한 지도에서 한반도는 압도적으로 Corea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고려(Goryeo)라는 역동적인 국호에서 유래한 Corea는 당시 세계가 인식하던 우리 민족의 공식 명칭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나라는 K의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 원장은 이 지점에서 분노와 안타까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일본이 올림픽 입장 순서에서 자신들의 Japan(J)보다 Corea(C)가 앞서는 것을 막기 위해 강제로 K를 주입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알파벳 순서라는 사소한 규칙조차 자신들의 입맛대로 휘둘렀던 일제의 치졸함이, 1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가 무심코 쓰는 Korea라는 글자 속에 서려 있는 셈이다”
그에게 Corea는 분단과 침탈 이전의 당당했던 ‘대고려’의 상징이다. 통일 한국의 명칭이 Union of Corea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남과 북 모두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역사적 합의점이 바로 Corea다. 고려라는 이름은 우리 민족이 가장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시기의 이름이자, 서구가 처음 우리를 인식했던 당당한 이름이다. Union of Corea라는 명칭 아래 남과 북이 화합의 잔을 나눌 때, 비로소 진정한 통일의 의미가 완성될 것이다”
◆남북의 정기를 하나로, ‘통일합환주’의 철학
이풍용 원장의 통일관은 한의학적 ‘치유’의 개념과 깊이 닿아 있다. 그는 분단을 단순히 정치적 사건이 아닌, 민족이라는 하나의 유기체에서 기혈이 막혀 발생하는 ‘사회적 질병’으로 규정한다. 이를 상징하는 것이 바로 그가 제안하고 실천해 온 ‘통일합환주(統一合歡酒)’다.
“전통 혼례에서 신랑과 신부가 잔을 나누며 하나 됨을 서약하듯, 남과 북도 서로의 마음을 섞어야 한다. 남한의 우수한 한의학 기술과 북한 백두산의 청정 약초를 함께 넣어 빚은 술을 온 민족이 나누어 마시는 날, 그것이 바로 진정한 치유이자 통일의 완성이다”
한의사로서 그는 분단이라는 ‘사회적 질병’을 앓고 있는 민족을 위해 기혈을 순환시키고 막힌 곳을 뚫어주는 약리적 상징성을 이 술에 담았다. 남북의 물리적 결합을 넘어, 마음과 기운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합환(合歡)’의 상태야말로 그가 꿈꾸는 진정한 광복이다.
◆독도는 우리 마음의 종점이자 시작점
병원의 이름을 ‘독도’로 지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영토 수호는 곧 역사 수호이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확신 때문이다. 부인 이공재 여사와 함께 부부가 온 정성을 다해 민족 운동에 매진하는 모습은 조치원 지역 사회에서도 큰 귀감이 되고 있다.
인터뷰 말미 이 원장은 책상 위에 놓인 고지도를 가리켰다. 거기에는 선명하게 Corea라는 글자가 박혀 있었다.
“역사는 과거와의 대화가 아니라 미래와의 약속이다. 우리가 ‘C’를 되찾고, 남북이 함께 ‘통일합환주’를 마시며 올바른 역사를 바로 세울 때, 비로소 진정한 통일 한국의 문이 열릴 것이다”
◆역사의 의사가 전하는 마지막 메시지
민족의 철학적 뿌리를 고민하는 이풍용 원장의 목소리에는 일제 잔재 청산에 대한 단호함과 통일 시대를 향한 따뜻한 희망이 동시에 공존했다.
몸의 병보다 무서운 것은 '정체성을 잃어버린 망각의 병'이다. 우리가 Korea가 아닌 Corea로 불리던 시절의 당당함을 회복하고, 남북이 어우러진 합환주 한 잔에 해묵은 갈등을 녹여낼 때, 한반도는 비로소 동북아의 중심으로서 제 자리를 찾게 될 것이다.
역사의 환부를 도려내고 민족의 기혈을 잇는 이풍용 원장의 도전은, 이제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마셔야 할 화합의 잔으로 승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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