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산 물금읍 ‘We피지오운동센터’ |
병원 치료를 마친 이후, 환자들의 삶은 과연 얼마나 달라질까. 치료가 끝났다고 해서 곧바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이후의 시간이 더 길고, 더 중요한 경우도 많다. 기자는 이러한 ‘치료 이후의 공백’을 채우고 있는 공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양산 물금읍에 위치한 We피지오운동센터를 찾았다.
이곳은 병원이 아니다. 그렇다고 일반적인 운동시설도 아니다. 치료와 일상 사이, 그 중간을 연결하는 ‘재활운동의 교두보’ 같은 공간이었다.
▲ 사진 = We피지오운동센터 |
“운동할 곳이 없다는 말이 가장 많이 남았습니다”
오광준 대표는 부산에서 물리치료학을 전공한 뒤, 병원에서 약 15년간 근무해온 전문가다.
그의 방향을 바꾼 것은 병원 안이 아니라, 병원 밖에서 들은 이야기였다. 그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운동할 곳이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뇌손상이나 척추손상 환자들은 일반 헬스장을 이용하기 쉽지 않다. 물리적인 제약도 있지만, 주변의 시선이나 환경적인 부담 때문에 외부 활동 자체를 줄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걸을 수 있는 분들도 집 안에만 계시다 보니 점점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결심으로 이어졌다. 병원과 가정 사이를 연결하는 공간, 즉 ‘중간 단계의 재활운동 센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 사진 = We피지오운동센터 |
We피지오운동센터는 병원 치료 이후의 단계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퇴원 이후 일상 복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단순한 근력 운동이 아니라, 실제 생활과 연결되는 움직임을 회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재활은 결국 생활로 이어져야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센터 안에서의 운동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외부로 나가 실제 환경 속에서 걷고 움직이는 훈련까지 이어진다. “이 안에서만 해결되면 좋겠지만, 사람은 결국 사회 속에서 살아야 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직접 밖으로 나가 함께 움직이기도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 ▲ 사진 = We피지오운동센터 |
오 대표가 강조하는 핵심 키워드는 의외로 단순하다. 그는 “제가 생각하는 재활은 ‘관심’입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 이용자는 그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고 한다. 재활을 받으면서 누군가가 자신의 몸 상태를 세심하게 봐주고, 작은 변화까지 이야기해주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됐다는 것이다.
▲ 사진 = We피지오운동센터 |
그는 “그 이야기를 듣고 많이 놀랐습니다. 결국 재활은 누군가가 나를 바라봐주고 있다는 느낌에서 시작되는 것 같았습니다”라고 회상했다. 이러한 철학은 센터 운영 전반에 녹아 있다. 단순히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를 중요하게 여긴다.
![]() ▲ 사진 = We피지오운동센터 |
그가 기억하는 가장 인상 깊은 사례 역시 ‘움직임’이 다시 삶으로 이어진 순간이었다. 한 어머니는 뇌졸중 이후, 오랫동안 외출을 하지 못한 상태였다. 운동은 꾸준히 했지만, 막상 밖으로 나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 사진 = We피지오운동센터 |
그래서 오 대표는 직접 함께 길을 나섰다. 처음에는 손을 잡고, 이후에는 한 발짝 뒤에서 따라가며 스스로 걷도록 도왔다. “처음에는 짧은 거리였지만, 점점 혼자 걸을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시간이 흐른 뒤, 그 어머니는 시장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다시 일상 속으로 돌아간 모습이었다.
![]() ▲ 사진 = We피지오운동센터 오광준 대표 |
“그 사진을 보면서 참 뿌듯했습니다. 조금 더 잘 도와드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 순간이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이유였습니다”
We피지오운동센터는 단순한 재활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센터 내에서는 전문가 양성을 위한 아카데미도 함께 운영되고 있으며, 일반인을 위한 교육 과정도 열려 있다. 운동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구조다.
![]() ▲ 사진 = We피지오운동센터 |
또한 독서 모임, 소통 공간, 보호자를 위한 휴식 환경까지 함께 마련되어 있다. “운동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머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했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이러한 구성은 재활을 ‘훈련’이 아닌 ‘삶의 일부’로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 ▲ 사진 = We피지오운동센터 |
오 대표는 재활에 대한 인식 변화도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는 아프기 때문에 못 움직인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움직여야 통증이 줄어든다는 것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 ▲ 사진 = We피지오운동센터 |
또한 뇌의 ‘신경 가소성’을 언급하며, 반복적인 움직임이 실제 기능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분명히 달라집니다. 각자에게 맞는 작은 목표를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덧붙였다.
▲ 사진 = 오광준 대표 특강 강의 모습 |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그는 보다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센터를 확장해 하나의 건물 안에서 식사, 운동, 교육까지 모두 이루어지는 통합 공간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다. “아침에 와서 하루를 보내고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또한 지역 확장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재활운동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계획 중이다.
재활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다시 삶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We피지오운동센터는 그 과정을 조용히, 그러나 깊이 있게 돕고 있었다.
누군가의 한 걸음이 다시 시작되는 순간.
그 뒤에는 ‘관심’이라는 이름의 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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