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이 끝났는데도 가게를 비워주지 않거나, 월세를 수개월째 미루면서도 버티는 임차인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임대인이 늘고 있다. 상가 공실이 늘고 경기까지 주춤해지면서 이런 분쟁은 더 잦아지는 분위기다.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는 24일 “명도소송은 결국 속도 싸움”이라며 “계약 해지 사유가 생기면 바로 내용증명으로 퇴거를 요구하고, 응하지 않으면 지체 없이 소송에 들어가야 분쟁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 상가를 운영하는 A씨는 계약이 끝나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임차인은 “장사가 되고 있다”며 나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월세는 이미 3개월째 밀렸다. 또 다른 건물주 B씨 역시 임차인이 영업을 계속하면서 월세를 내지 않아 손해가 쌓이고 있지만, 스스로 나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계약이 끝났는데도 건물을 비워주지 않는 경우는 주거용보다 상가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 권리금이나 시설 투자비 등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임차인이 쉽게 물러서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약이 종료되거나 해지되면 그때부터 점유는 법적으로 ‘불법점유’가 된다. 임대인은 건물을 돌려달라는 소송, 즉 명도소송을 통해 점유를 회복할 수 있다.
특히 월세를 3개월 이상 밀린 경우는 대표적인 계약 해지 사유다. 일정 기간 이상 월세가 연체되면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법에서 정하고 있어, 실제 분쟁에서도 가장 많이 적용되는 기준이다.
명도소송은 단순히 소장을 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계약 해지 통보, 내용증명 발송,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신청, 본안 소송, 강제집행까지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이 가운데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은 사실상 필수 절차로 꼽힌다. 소송 도중 임차인이 다른 사람에게 점유를 넘겨버리면 판결을 받아도 집행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엄 변호사는 “가처분 없이 소송을 진행했다가 나중에 집행 단계에서 막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점유자가 바뀌면 다시 소송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송 기간은 특별한 쟁점이 없는 경우 1심 기준 약 4~6개월 정도가 일반적이다. 다만 임차인이 권리금이나 원상회복 비용 등을 문제 삼아 맞소송을 제기하거나 항소로 이어지면 1년 이상 길어지기도 한다. 결국 초기 대응과 준비가 전체 기간을 좌우한다는 얘기다.
임대인은 사전에 증거를 충분히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임대차계약서, 월세 연체 내역, 내용증명 사본, 문자나 통화 기록 등은 계약 해지와 불법점유를 입증하는 핵심 자료가 된다.
반대로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실수도 있다. 임차인이 일부 금액을 입금하자 연체가 해결된 것으로 오해하거나, 감정적으로 전기나 수도를 끊는 등 강제로 내보내려다 오히려 법적 책임을 지는 경우다. 특히 영업 중인 상가의 경우 이런 조치는 업무방해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엄 변호사는 “명도소송은 건물을 비우게 하는 것뿐 아니라 밀린 월세와 부당이득까지 함께 청구할 수 있는 절차”라며 “혼자 대응하기보다는 초기부터 전문가와 상담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