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에서 마이크를 잡고 관객과 호흡하던 가수가 코딩의 세계로 뛰어들어 기업의 시스템을 설계하고 대통령상까지 거머쥐었다. 영화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AI 기반 비즈니스 플랫폼 기업 (주)제로위즈의 조정모 대표다. 2008년 가수로 데뷔해 작곡가와 기획사 운영을 거친 그가 이제는 화성시를 거점으로 IT 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조정모 대표에게 IT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새로운 길이 아니다. 중학교 시절, 게임을 직접 만들고 싶어 코딩과 밤을 새우고 고등학교 때는 웹 개발에 푹 빠져 직접 사이트를 운영했던 소년의 열정이 그의 뿌리였다. 비록 성인이 되어 가수로 데뷔하고 음악 업계에서 십수 년을 보냈지만, 그는 음악 활동 중에도 프리랜서 개발자로 일하며 IT 현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조 대표는 “IT는 저에게 가장 오래된 길이자 즐거운 놀이터였다”며 “음악과 IT는 언뜻 멀어 보이지만, 무형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세상에 내놓는다는 ‘창조’의 관점에서는 완전히 맞닿아 있다”고 말한다. 실제 그는 음악 기획사를 운영하며 쌓은 비즈니스 감각과 SI(시스템 통합) 업체 CTO로서 10여 년간 쌓아온 기술적 내공을 제로위즈라는 그릇에 담아냈다. 제조 MES, 유통 ERP, 블록체인 마이닝 플랫폼, IoT 제어 시스템 등 그가 섭렵한 기술 스택은 산업의 경계가 없다.
제로위즈의 기술력은 단순히 효율성을 높이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조 대표가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성과는 기술이 ‘사회적 안전망’으로 작용했던 순간들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마포구청과 함께한 ‘AI 인파관리 시스템’이다.
이 프로젝트는 기술적 완성도와 공익성을 인정받아 안전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안전이 국가적 화두가 된 시점에, 조 대표가 설계한 시스템은 매년 헬로윈 축제 시즌마다 실질적인 운영 성과를 내며 시민의 안전을 지켰다. 이 성과는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언론에서도 직접 취재를 올 만큼 혁신적인 사례로 기록되었다.
또한, 장마철 사고를 예방하는 ‘AI 지하차도 침수방지 시스템’ 역시 조 대표의 작품이다.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정상 작동하며 사고를 막아냈고, 이는 곧 뉴스 보도로 이어지며 기술이 어떻게 인간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구할 수 있는지를 증명했다. 조 대표는 “기술이 단순히 자본의 논리로 움직이는 도구가 아니라, 누군가의 가족을 지키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현재 조정모 대표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프로젝트는 회사명에 담긴 철학을 그대로 실천하는 ‘제로코드(Zero-Code) 플랫폼’이다. 10여 년간 SI 현장에서 반복되는 비효율적인 개발 과정을 지켜보며 느낀 문제의식이 출발점이었다. AI를 활용해 누구나 진입장벽 없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만드는 이 플랫폼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지자체에 고도화된 기술력을 저렴하고 빠르게 보급하는 ‘기술 민주화’의 핵심 동력이다.
동시에 그는 자신의 ‘친정’과도 같은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미래를 AI로 다시 그리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노동 시간은 줄고 여가 시간은 늘어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조 대표는 과거 가수로 활동하고 기획사를 운영했던 감각을 살려, AI 시대에 최적화된 새로운 형태의 엔터테인먼트 모델을 준비 중이다. 감성과 기술이 결합한 이 신사업은 제로위즈를 단순한 개발사를 넘어 종합 IT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시킬 비장의 카드다.

화성시에서 4명의 정예 팀원과 함께 발을 맞추고 있는 제로위즈는 ‘작지만 강한’ 회사의 표본이다. 인원이 적은 만큼 각자의 색깔이 곧 회사의 정체성이 된다는 것이 조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일회성 납품 관계보다 고객사와 오랫동안 동행하는 ‘상생 파트너십’을 중요하게 여긴다. 제조업, 프랜차이즈, 지자체 등 다양한 거래처와 맺고 있는 끈끈한 유대 관계가 이를 방증한다.
조 대표는 “지금 이 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이라고 고백한다. 급격히 진화하는 AI 변화의 파도 속에서 어제의 정답을 고수하지 않고 매일 새롭게 혁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이 두려움조차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는다.
“제로위즈(Zero-Wiz)라는 이름에는 기술의 문턱을 '0'으로 낮추겠다는 저의 진심이 담겨 있습니다. 큰 기업만 누리던 첨단 기술을 작은 조직과 지역 사회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그리고 AI가 주는 즐거움을 누구나 향유할 수 있도록 멈추지 않고 변주해 나갈 것입니다.”
가수로서 대중의 마음을 움직였던 조정모 대표. 이제 그는 AI라는 새로운 악기를 들고 세상에 없던 혁신의 멜로디를 써 내려가고 있다. 감성과 기술이 완벽하게 융합된 그의 행보가 대한민국 IT 생태계에 어떤 경이로운 변화를 가져올지 업계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