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쿡웨어 브랜드 솥밭(SOTBAT)이 ‘밥을 짓는다’는 가장 일상적인 행위를 다시 사유의 영역으로 끌어올린다. 오는 4월 26일부터 5월 3일까지 열리는 전시 〈짓다, 밥 — Jitda, Bap〉은 조리의 결과가 아닌 과정 자체에 주목하며, 밥을 둘러싼 감각과 시간을 다층적으로 풀어낸 기획이다.
이번 전시는 쌀과 물, 불이라는 단순한 요소가 결합해 밥으로 완성되기까지의 물리적·감각적 변화를 탐색하는 데서 출발한다. 쌀이 익어가는 소리, 열을 머금은 솥의 질감, 손끝에 남는 온기 같은 비가시적 경험들이 오브제와 향, 음식, 서사로 재구성된다. 빠르고 효율적인 조리 방식이 일상이 된 시대에, 전시는 오히려 느림의 감각을 호출하며 ‘왜 여전히 솥으로 밥을 짓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참여진 구성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을 입체적으로 뒷받침한다. 쌀의 품종과 도정에 대한 전문성을 지닌 동네정미소 김동규 대표, 《모두의 솥밥》의 저자 김희종 요리연구가, 일식 기반의 섬세한 조리로 알려진 최지혜 요리연구가(초이스쿡), 그리고 공예적 접근을 더하는 그루터기 김지애·김진성 작가, 향을 매개로 기억을 환기하는 브랜드 Chwi(취)가 함께한다. 각기 다른 분야의 창작자들은 ‘짓다’라는 동사를 매개로 자신만의 언어를 펼쳐 보인다.

솥밭의 모모 대표는 이번 전시에 대해 “밥이 익는 소리를 마지막으로 인식했던 순간이 언제인지 묻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어 “기술이 조리의 시간을 단축했지만, 여전히 불을 조절하며 귀 기울이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며 “그 이유를 오래 질문해온 과정이 이번 전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향수의 환기가 아니라, 감각의 회복과 선택의 문제로 읽힌다.
전시 기간 동안에는 관람을 넘어 체험으로 확장되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개막일에는 김동규 대표의 무료 강연이 열려 쌀에 대한 인문적·미학적 접근을 제시하고, 이어 최지혜·김희종 요리연구가가 각각 일식과 한식 솥밥 클래스를 진행한다. 소규모로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들은 ‘짓는 행위’를 직접 경험하게 하며 전시의 문제의식을 신체적 감각으로 연결한다.
관람은 무료이며, 평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주말은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속도를 중시하는 시대 속에서, 이번 전시는 한 끼의 밥이 완성되기까지의 시간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단순한 조리 행위를 넘어, 무엇을 어떻게 ‘짓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질문을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