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서울 성수동의 한 골목, 낡은 집을 개조한 소박한 공간에 새로운 예술의 장이 열렸다. 전통적인 갤러리의 공간을 벗어나 대중의 일상 속으로 직접 들어온 프로젝트 아트 그룹 ‘아틀리에 노마드’의 팝업 전시다. 본지는 변화의 흐름이 빠른 성수동 한복판에서 잠시 멈춰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제안한 이들 작가 4인을 현장에서 만났다.
이번 전시에는 ‘흙속 작가’ 김희경, ‘편지를 그리는’ 이정은, ‘비언어유희작가’ EJ은정, ‘페르소나 작가’ 우승연이 참여해 각자의 고유한 작업 세계를 대중 앞에 선보였다. 이들이 전면에 내세운 개념은 “우리가 머무는 곳은 어디든 아틀리에가 된다”는 선언이다.
이러한 개념은 전시 공간에서 고스란히 구현되었다. 관람객은 단순히 완성작을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시 기간 내내 진행된 라이브 페인팅을 통해 작가들의 현장 작업 과정을 직접 지켜볼 수 있었다. 이는 예술 작업이 고정된 결과물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빚어지는 과정 그 자체임을 보여주는 시도다.
현장에서 만난 작가들은 공간과 예술, 그리고 관람객의 관계 맺기에 대한 시각을 공유했다. 우승연 작가는 “전통 갤러리가 아닌 팝업 공간을 통해 ‘갤러리’라는 보이지 않는 경계를 넘어서는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며 이번 기획의 출발점을 설명했다.
일상적인 공간에서 작품과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마주하는 방식을 택한 이정은 작가 역시 “이번 전시는 갤러리를 넘어 다양한 공간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 또한 작품이 건네는 감각을 각자의 방식으로 수용하는 모습이었다. 존재가 해체되고 다시 구성되는 과정을 다루는 ‘흙속 프로젝트’의 김희경 작가는 “관람객들이 흙속을 멈춤이 아니라, 다시 나아가기 위해 스스로를 축적하는 시간으로 느껴주길 바란다”며 작품에 담긴 메시지를 전했다.
‘아틀리에 노마드’는 이름 그대로 이동과 관계 속에서 작업의 반경을 넓혀가는 프로젝트 아트 그룹이다. 이번 성수동 전시는 그들의 예술적 유목이 시작되는 출발점과 같다. EJ은정 작가는 “현재는 서울을 기반으로 한 소수의 모임이지만, 앞으로 국내외 다양한 지역에서 작업과 전시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며 향후 행보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작가와 작업, 그리고 공간이 만나는 방식이 달라질 때 전시의 형태도 달라질 수 있다. 아틀리에 노마드가 성수동 팝업 전시에서 보여준 이 실험은, 향후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예술적 확장을 이뤄낼지 가늠케 하는 뜻깊은 이정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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