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발전과 수소 생산의 만남
미국의 청정 수소 기술 기업 뉴수소(NewHydrogen)가 누큐브 에너지(NuCube Energy)와 전략적 협력을 맺고 핵 발전을 기반으로 한 열화학 청정 수소 생산 기술의 가능성을 탐구한다고 발표했다. 이 협력은 고온 핵열을 활용하여 열화학 수소 생산 공정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며, 차세대 청정 에너지 시장에서 핵심 기술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뉴수소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산타바바라(UC Santa Barbara)와 협력하여 '써모루프(ThermoLoop)'라는 획기적인 열화학 물 분해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써모루프는 전통적인 전해조 방식과 달리 전기가 아닌 저렴한 열을 직접 사용하여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한다. 이는 비용이 많이 드는 전력 소비를 대폭 줄이고, 청정 수소 생산 비용을 현재 다른 기술에 비해 크게 절감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현재까지 청정 수소 생산의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전해조를 이용해 물을 전기로 분해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상당한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생산 비용이 높고, 전력 공급원이 화석 연료일 경우 청정성도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써모루프는 열을 직접 사용함으로써 전기 의존도를 낮추고,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를 포함한 현재 및 미래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저렴한 열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누큐브 에너지의 차세대 핵 시스템은 고온 핵열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열원으로, 써모루프와의 결합을 통해 청정 수소 생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소형 모듈형 원자로는 기존 대형 원자로보다 안전하고 유연한 운영이 가능하며, 설치 부지 제약이 적고 건설 기간도 짧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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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특성은 지역별 맞춤형 청정 수소 생산 인프라 구축을 가능하게 하며, 수소 경제 확산의 물리적 장벽을 낮출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래 청정 수소 시장의 가치를 12조 달러로 추정했으며, 이는 청정 수소가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을 것임을 시사한다. 뉴수소는 UC 산타바바라의 세계적 수준 연구팀과의 협력을 통해 이러한 거대 시장을 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사는 이번 협력이 수소 경제를 현실화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써모루프 기술의 핵심은 폐열 활용에 있다. 기존 발전소나 산업 시설에서 버려지는 폐열을 재활용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추가 에너지 투입 없이 청정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자원 순환 경제의 원칙에도 부합하며, 환경적 지속 가능성과 경제적 효율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혁신적 접근법이다. 또한 물은 무한하고 재생 가능한 전 세계적 자원이라는 점에서, 탄화수소 기반 수소 생산 방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수소의 대부분은 석탄, 석유, 천연가스와 같은 탄화수소를 원료로 한다.
이러한 방식은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여 환경 오염을 유발하고, 한정된 화석 연료 자원에 의존한다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 반면 써모루프는 물과 핵열을 사용하여 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생산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청정 수소 공급원이 될 수 있다. 청정 수소는 비료 생산, 운송, 정유, 철강, 유리, 의약품 제조 등 현대 생활의 다양한 필수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비료 산업에서는 암모니아 합성 과정에 대량의 수소가 필요하며, 현재는 대부분 천연가스를 개질하여 수소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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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수소로 전환하면 비료 생산 과정의 탄소 발자국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운송 분야에서는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수소 기반 항공기 및 선박 등이 개발되고 있으며, 장거리 운송과 중량 화물 운송에서 배터리 전기차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써모루프 기술의 경제적 가능성
정유 산업에서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수소를 사용하여 황 성분을 제거하고 연료의 품질을 향상시킨다. 철강 산업에서는 전통적으로 코크스(석탄)를 환원제로 사용하여 철광석을 환원하는데,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면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들 수 있다. 유리 제조 과정에서는 고온 열원이 필요하며, 수소 연소를 통해 청정 열을 공급할 수 있다.
의약품 제조 분야에서도 수소화 반응 등 다양한 화학 공정에 수소가 사용된다. 이처럼 수소는 에너지 전환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탈탄소화를 위한 필수 요소이며, 청정 수소 생산 기술의 발전은 글로벌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뉴수소와 누큐브 에너지의 협력은 이러한 맥락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소형 모듈형 원자로는 차세대 핵 기술의 핵심으로, 기존 대형 원자로 대비 여러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모듈화 설계로 공장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여 건설 비용과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또한 소형이기 때문에 냉각 시스템이 단순하고, 사고 발생 시 피동 안전 시스템이 작동하여 외부 전력 없이도 안전하게 정지할 수 있다. 이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강조되고 있는 안전성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설계다. 누큐브 에너지는 이러한 차세대 핵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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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모듈형 원자로는 출력 조절이 유연하여 재생 에너지와의 연계 운영도 가능하며,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 구축에 적합하다. 특히 고온 가스로(High-Temperature Gas Reactor) 기술은 섭씨 700~950도의 고온 열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 열화학 수소 생산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 공정에 활용될 수 있다. 뉴수소의 써모루프 기술은 이러한 고온 열원과의 결합을 통해 최적의 효율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열화학 물 분해 공정은 여러 단계의 화학 반응을 통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방식으로, 각 단계의 반응 온도와 촉매 조건을 최적화하면 전체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UC 산타바바라 연구팀은 재료 과학과 화학 공학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효율 촉매와 반응기 설계를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수소 경제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뿐 아니라 유럽, 일본, 한국 등 주요 국가들이 청정 수소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역내에서 연간 1000만 톤의 청정 수소를 생산하고, 추가로 1000만 톤을 수입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일본은 수소 사회 실현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며,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보급과 수소 발전소 건설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도 2019년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수소법 제정, 수소 도시 추진, 수소 충전소 확충 등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왔다.
현대자동차는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넥쏘(NEXO)를 양산하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포스코는 수소 환원 제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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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 한화 등 에너지 기업들도 청정 수소 생산과 유통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뉴수소와 누큐브 에너지의 협력은 핵 발전과 열화학 수소 생산을 결합한 차별화된 접근법을 제시한다.
특히 소형 모듈형 원자로의 상용화가 본격화되면, 지역별로 분산된 청정 수소 생산 거점을 구축할 수 있으며, 이는 수소 운송 비용을 절감하고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청정 수소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
청정 수소 경제의 실현을 위해서는 생산 기술뿐 아니라 저장, 운송, 활용 인프라의 통합적 발전이 필요하다. 수소는 에너지 밀도가 높지만 부피가 크고 액화 또는 고압 압축이 필요하여 저장과 운송에 어려움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암모니아나 메탄올 등 수소 캐리어 기술, 액체 유기 수소 운반체(LOHC) 기술 등이 개발되고 있다. 또한 기존 천연가스 배관망을 수소 수송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뉴수소의 써모루프 기술이 상용화되면 생산 단계의 비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는 수소 경제 전체의 경제성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현재 청정 수소는 화석 연료 기반 그레이 수소에 비해 생산 비용이 2~3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청정 수소 생산 비용을 킬로그램당 1.5달러 이하로 낮추는 것이 대규모 보급의 핵심 과제라고 지적했다. 써모루프는 값비싼 전기 사용을 대폭 줄이고 저렴한 핵열을 활용함으로써 이러한 비용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원자력 발전은 연료비 비중이 낮고 안정적인 출력을 유지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예측 가능한 수소 생산 비용을 보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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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수소 경제의 지속 가능성과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소다. 뉴수소와 누큐브 에너지는 이번 협력을 통해 열화학 수소 생산 공정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실증하고, 향후 상용 플랜트 건설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초기 단계에서는 소규모 파일럿 시설을 통해 기술 검증을 진행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양사는 이 과정에서 다양한 산업 파트너 및 정책 당국과 협력하여 청정 수소 생산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청정 수소 기술의 발전은 단순히 에너지 산업의 변화를 넘어 사회 경제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탄소 중립 목표 달성, 에너지 안보 강화, 새로운 산업 생태계 창출, 일자리 증대 등 다층적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화석 연료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게 청정 수소는 에너지 전환의 현실적 대안을 제공한다. 국제 사회는 2050년 탄소 중립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파리 기후협약 이후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강화하고 있으며,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청정 수소는 재생 에너지와 함께 탈탄소 사회의 양대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뉴수소와 누큐브 에너지의 협력은 청정 수소 경제 실현을 앞당기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핵열을 활용한 열화학 수소 생산 기술은 환경적 지속 가능성과 경제적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하며,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 접근법이다.
향후 이 기술의 상용화 진전과 글로벌 확산 여부가 청정 수소 시장의 판도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