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최근 여러 시도에서 시도민을 대상으로 민생지원금을 나눠준다고 한다. 미·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가 오르고 뒤숭숭한 경제상황 속에서 팍팍해진 살림살이에 반가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선거를 앞둔 미묘한 시점에 민생지원금은 정쟁의 재료가 되어 한편으로 국론분열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한국의 국가부채는 2025년 3분기 기준, 6500조원을 넘어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이는 한해 경제가 벌어들이는 소득의 약 2.5배에 달하고 기업, 가계, 정부 순으로 부채가 많다. 그런데 염려되는 부분은 정부부채의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에서는 한국을 콕 집어 ‘향후 부채비율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국가’로 지목했고, 한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 정부부채(D2) 비율이 2029년 60%를 넘어설 것이라 전망했다. 이러한 부채 증가의 여러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민생지원금이라는 비판이 있다.
정부의 민생지원금 지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본격화되었다. 당시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재정 지출이 이루어졌고, 이후 각종 경제 위기와 사회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지원금 규모가 증가해왔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했다. 국가 경제 위기와 국민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매년 수십조 원대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이는 국가 재정을 압박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2023년, 2024년에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되었다. 청년 지원금, 아동 지원금, 노인 지원금, 저소득층 지원금 등 다양한 명목의 지원금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자체 차원의 지원금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진다.
민생지원금에 대해서는 내수 경기회복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 실질임금 감소를 보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 코로나 시절 지원금의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는 점을 제시하면서 찬성하는 입장도 있다. 반면 세수보다 많은 정부 지출로 인해 재정 적자가 발생한다는 점, 이를 메우기 위한 국채 발행으로 재정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 임시 지원금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기적인 지원으로 이어지며 구조적 재정 악화로가 되었다는 점에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민생지원금이 국가부채를 증가시키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면 이 지원금이 실제로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니 실제 민생지원금이 저소득층의 생활 안정에 도움이 되었고 경기 부양으로 이어졌는지 여부를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우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렇다해도 민생지원금의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일시적인 지원에 그치기 때문에 근본적인 일자리 문제나 주택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지원금의 효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감소한다는 점이다. 또한 지속적인 지원금은 시민들의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수 있고 국가부채의 증가는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현 세대가 지는 부채는 결국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한다. 국가부채가 증가하면 이를 상환하기 위해 미래에는 세금이 증가하거나 정부 지출이 감소되어야 한다. 뿐만아니라 국가부채의 상승은 국가 신용도 하락과 더불어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는 정부의 차입 비용을 증가시키고, 결국 국민의 세금 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국민의 삶을 급격히 악화시킬 수 있다. 정부지원금을 남발하다가 나락으로 떨어진 베네주엘라와 그리스의 사례를 우리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정부지원금의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한, 우리 사회의 습관화된 민생지원금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이진희
서울대학교 대학원 졸업(교육학박사)
(현) 진해세화여자고등학교 교장
(전) 서울대학교 강사
(전) EBS 수능윤리 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