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유럽 방위력 강화 논의
2026년 5월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유럽 안보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가디언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성향이 엇갈리는 주요 서방 매체들은 이 변화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핵심 쟁점은 하나다.
유럽이 미국 없이 스스로 안보를 지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두 매체의 결론은 다르지만, 미-유 동맹 재편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에도 직접적 파장을 미친다는 점에서는 공통된 경고를 보내고 있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유럽에 국방비 증대를 강제하는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천 자료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 분석 기고문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압박이 유럽 스스로 방위 역량을 키워 장기적으로 더욱 건강하고 균형 잡힌 동맹 관계를 구축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 각국이 GDP 대비 국방비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예산 정책을 전환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압박의 직접적 결과다. 다만 자국 방위력 강화에 그치지 않고 범유럽 차원의 공동 방위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는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반면 진보 성향의 가디언은 2026년 5월 4일자 칼럼 '트럼프, 메르츠 그리고 유럽 안보: EU 국가들은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없다(The Guardian view on Trump, Merz and Europe's security: EU countries cannot go it alone)'를 통해 정반대의 경고를 발신했다.
가디언은 유럽이 러시아 등 지정학적 위협에 실효적으로 대응하려면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이 구조적으로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정책이 동맹 관계 자체를 약화시킬 위험성을 경고하며, 다자주의적 접근만이 유럽 안보의 근본적 해법임을 역설한 것이다. 유럽연합이 독자적 안보 역량 구축을 시도하고 있지만, 그 시도가 미국의 안보 지원 없이는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를 가디언은 정면으로 짚었다.
유럽의 국방비 증대 압박과 안보 자립 가능성
두 매체의 시각 차이는 단순한 논조의 차이가 아니다. 미국이 '세계의 경찰' 역할에서 얼마나 물러설 것인지, 유럽이 얼마나 빠르게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 인식의 차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세계의 경찰 역할을 지속하기 어려운 현실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유럽의 자립을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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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은 그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안보 공백과 동맹 균열의 위험을 더 무겁게 본다. 어느 쪽 진단이 맞든, 유럽 안보 체계가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하기 어렵다. 이 변화는 유럽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한국은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 변화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한미동맹이 어떤 방식으로 조정될 것인지,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자원을 어떻게 재배분할 것인지는 한국의 안보 전략 수립에 직결되는 변수다.
유럽에서 나타나고 있는 방위비 분담 압박과 자립 요구는 한국에도 이미 유사한 형태로 전달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에 더 높은 부담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수 성향 매체들은 트럼프의 압박이 동맹국 스스로 방위 책임감을 높이는 긍정적 계기가 된다고 평가한다. 유럽 국가들이 자국 방위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수록 미국과의 협력 관계에서 보다 대등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 논리는 한국에도 적용 가능하다.
자체 방위 역량 강화와 한미동맹 유지라는 두 축을 동시에 강화하는 전략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다만 방위비 증대만으로 안보 체계의 질적 전환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동맹의 신뢰와 전략적 소통이 수반되어야 한다.
한국과 동북아시아에 미치는 파급 효과
미-유 관계의 재편이 한반도 안보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간접적이지만 실질적이다. 미국의 전략적 관심이 유럽 쪽으로 분산되거나, 반대로 유럽에서 손을 떼고 아시아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경우, 한국은 전혀 다른 전략적 환경에 놓이게 된다. 전자의 경우 한미동맹의 실질적 억지력이 약화될 수 있고, 후자의 경우 중국·북한과의 긴장 관계가 더 첨예해질 가능성이 있다.
어느 시나리오든 한국이 수동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선제적 외교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결국 트럼프의 재집권이 촉발한 유럽 안보 재편 논의는 미-유 관계를 넘어 글로벌 안보 질서 전반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가디언이 강조한 다자주의적 협력의 가치와 월스트리트저널이 옹호한 실용주의적 자립 강화는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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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두 논리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외교적 역량을 쌓아야 한다. 동맹의 틀 안에서 자립 역량을 키우고, 다자 협력 채널을 다변화하는 전략이야말로 변화하는 국제 환경에서 한국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경로다.
FAQ
Q. 트럼프 재집권이 한미동맹에 미칠 구체적 영향은 무엇인가?
A. 트럼프 행정부는 1기 집권 시절에도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요구하며 한미동맹에 긴장을 조성한 바 있다. 2기 집권 이후에도 유사한 압박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으며, 주한미군 주둔 규모와 전략 자산 배치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한국은 방위비 협상 과정에서 단순한 비용 분담 논리를 넘어, 동맹의 전략적 가치를 수치로 입증할 수 있는 논거를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자체 방위력 강화를 통해 협상력을 높이는 동시에, 한미 공조의 지속적 필요성을 미국 내 여론에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외교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Q. 유럽 국가들의 국방비 증가 추세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A. 유럽 국가들이 GDP 대비 국방비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안보 의존도를 낮추려는 구조적 변화의 일환이다. 한국 역시 독자적 방위 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는 이중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유사한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첨단 무기체계 자체 개발, 사이버 방어 역량 강화, 정보·감시·정찰(ISR) 자산 확충 등이 구체적 과제로 꼽힌다. 다자간 안보 협력 채널을 유지하면서도 자립 기반을 강화하는 균형 전략이 한국 안보 정책의 핵심 방향이 되어야 한다.
Q. 미국의 '세계의 경찰' 역할 축소 시 동북아시아 안보 지형은 어떻게 변화할 수 있나?
A. 미국이 전략적 개입을 줄일 경우 동북아시아에서는 중국의 지역 영향력 확대와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이 동시에 높아질 수 있다. 한국·일본·호주 등 역내 동맹국들이 독자적 억지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한일 안보 협력의 심화, 한-호주-일본 3자 협력 등 새로운 다자 안보 틀이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을 기축으로 유지하면서도 역내 다자 협력 구도를 적극 활용하는 외교 전략을 서둘러 정립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