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명적인 감염병의 귀환, 글로벌 보건 안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다시 고개를 들며 전 세계가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프리카 공화국 일대에서 에볼라바이러스병이 집단으로 창궐함에 따라, 국제공중보건 위기상황(PHEIC)을 전격 선언했다. 이에 대한민국 방역당국도 즉각 고강도 방어벽을 구축하며 국내 유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비상 대응 체제 가동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은 세계보건기구의 위기 선언 직후 긴급 위기평가회의를 소집했다. 방역당국은 현재 국내로의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 자체는 상대적으로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에볼라바이러스가 호흡기가 아닌 혈액이나 체액 등을 통해 제한적으로 전파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제적 방역 조치 차원에서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즉각 '관심'으로 발령하고 대책반을 구성하여 정밀 감시 체계에 들어갔다.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발원지는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 북동부의 이투리(Ituri)주 일대다. 몽브왈루, 루암파라, 부니아 등의 지역에서 이미 246건의 의심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이 중 무려 8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유행이 충격적인 이유는 DR콩고가 지난해 12월 에볼라 종식을 선언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다시 감염증이 확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에 대유행을 이끌었던 '자이레'나 '수단' 균주가 아니라, 이른바 '분디부교 에볼라바이러스(Bundibugyo ebolavirus)'라는 새로운 균주에 의해 발병했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급성 발열성 및 출혈성 질환으로 분류되는 에볼라바이러스병은 감염된 야생동물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물론 환자의 사체, 체액 등에 노출될 경우 무서운 속도로 감염된다. 치명률이 최소 25%에서 최고 9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질병관리청은 새롭게 출몰한 분디부교 균주에 대해서도 자체 개발한 실시간 유전자 검출검사(Realtime RTPCR) 시스템을 통해 신속하게 확진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진단 체계를 완비했다고 강조했다.
국경 검역은 한층 엄격해진다. 정부는 발생 국가인 DR콩고와 우간다는 물론,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남수단까지 포함한 3개국을 '중점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국가를 방문하거나 체류한 이력이 있는 모든 입국자는 항공기에서 내리는 즉시 게이트에서 전수 검역을 받아야 하며, QCODE나 건강상태질문서를 통해 건강 점검을 의무적으로 완수해야 한다. 이외에도 르완다, 케냐,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등 인근 4개국 역시 검역관리지역으로 묶어 상시 감시망을 넓혔다.
보건당국은 의료계와의 공조도 강화했다. 해외여행력 정보제공시스템(DURITS)을 통해 입국자들의 아프리카 체류 이력을 일선 의료기관에 실시간으로 공유함으로써, 의심 환자가 병원을 찾았을 때 신속한 격리와 진단이 이루어지도록 조치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국제보건기구들과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는 한편, 해당 지역을 여행하는 국민들에게 과일박쥐나 영장류 등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일절 금하고 현지 장례식장이나 불필요한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에볼라바이러스의 잠복기는 최대 21일에 달하므로 귀국 후 사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방역당국의 철저한 실험실 분석 및 검역망 강화와 더불어, 위험 지역을 방문한 국민들의 자발적인 예방수칙 준수와 귀국 후 21일간의 철저한 모니터링이 결합할 때 비로소 완벽한 보건 안보를 달성할 수 있다. 의심 증상이 발현될 경우 즉시 1339 또는 보건소로 신고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