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 교회의 금융 중심지인 바티칸은행(종교사업협회·IOR)이 고강도 재정 개혁에 힘입어 최근 10여 년 사이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시장 호재에 기댄 결과가 아니라, 체계적인 자산 포트폴리오 관리와 투명성 제고 노력이 맞물린 결실로 풀이된다.
바티칸은행이 공개한 2025 회계연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5100만 유로(한화 약 89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순이익인 3200만 유로(약 560억 원)와 비교해 무려 55% 증가한 수치다. 지난 2014년 6930만 유로(약 1200억 원)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실적이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선 모양새다. 현재 바티칸은행이 운용 중인 자산 규모는 약 60억 유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 호조에 따라 교황에게 지급되는 배당금 역시 전년 대비 76% 이상 늘어난 2430만 유로(약 420억 원)로 책정됐다. 교황청 안팎에서는 이 배당금 전액이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자선기금 명목으로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표 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자본 건전성 향상이 확인된다. 지난해 예대차익은 전년보다 약 1200만 유로 증가한 6630만 유로(약 1150억 원)를 기록했다. 특히 금융기관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기본자본비율(Tier 1)은 71.9%로 전년 대비 2.5%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바티칸 내부 사정에 정통한 고위 관계자는 교계 매체 필라(The Pillar)를 통해 "바티칸은행은 일반 시중은행과 달리 최종 대부자 역할을 할 중앙은행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뱅크런이나 시장 붕괴, 연금 보증 등의 리스크 비용을 감안하면 실제 체감하는 기본자본비율은 23% 수준에 가까울 것"이라는 신중한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번 성과는 지속해서 추진해 온 가톨릭 금융 개혁의 결실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바티칸은행은 지난 2014년부터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에 외부 감사를 맡기며 경영 투명성을 높여왔다. 올해 초에는 윤리적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가톨릭 투자 지수를 새롭게 도입하는 등 제도적 정비도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