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은 멈춤과 끝이 다르다는 것을 가르친다. 4월의 휴전이 깨진 지 하루, 이란과 이스라엘은 서로를 향한 공격을 멈추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느 쪽도 칼을 칼집에 넣지 않았다. 양측 모두 휴전이 또 무너지면 보복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워싱턴의 한마디로 가까스로 봉합된 이 하룻밤의 평화 뒤에는, 이미 셈해진 수천 명의 죽음이 침묵으로 쌓여 있다. 이 글은 그 숫자 하나하나에 깃든 얼굴을 들여다본다.
이 전쟁은 어디서 시작됐나
비극의 뿌리는 겨울로 거슬러 오른다.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을 합동 공격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고위 인사들을 살해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 전역 약 500곳을 겨냥했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정권 교체를 위한 작전이라 규정했다. 이란은 걸프 아랍 국에 있는 미국·이스라엘 시설로 미사일과 드론을 쏘며 보복했고,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해 유가를 끌어올렸다. 3월 2일에는 헤즈볼라가 하메네이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가세하며 레바논까지 불길에 휩싸였다. 이번 주, 이스라엘이 일요일 베이루트를 타격하자 이란이 미사일로 응수했고, 이스라엘은 월요일 새벽 이란을 다시 때렸다.
누가, 무엇을 멈췄나
먼저 손을 든 쪽은 이란이었다. '고통스러운 대응'을 마쳤다며 작전 중단을 알렸다. 네타냐후 총리는 월요일 TV 성명에서 "현재로서는" 교전을 멈췄다면서도, 이란·헤즈볼라와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으며 이스라엘의 자위권 행사는 계속된다고 못 박았다. 봉합의 열쇠는 트럼프 대통령이 쥐고 있었다. 그는 양측에 즉각 총격을 멈추라 공개 촉구하며, 평화를 위한 최종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트루스소셜에 적었다. BBC 통화에서는 네타냐후가 자기 뜻을 거슬렀다는 주장을 부인하며 "이미 떠나는 중이었다"고 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의 통화를 확인했고, 이스라엘 측은 트럼프의 요청에 따라 공습을 멈췄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네타냐후에게 "조심하지 않으면 혼자가 될 것"이라 경고했다는 악시오스 보도는, 두 동맹 사이의 미묘한 힘의 균형을 드러낸다. 반면 이란 측 협상 대표 칼리바프는 텔레그램에서 정전 위반과 해상 봉쇄가 긴장의 원인이라며, 싸움도 협상도 '우리의 시간'에 하겠다고 받아쳤다.
멈춤의 이면에서 사람은 계속 스러졌다. 이란 비상관리본부는 월요일 마흐샤르 석유화학 단지 공습으로 14명, 테헤란에서 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같은 날 레바논 남부 티르에 대한 공습으로는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는데, 부상자 가운데 적십자 구조대원 4명이 포함됐다. 그러나 진짜 무게는 누적된 숫자에 있다. 이란에서는 순교자 재단 집계로 최소 3,468명이, 인권 단체 HRANA 집계로는 민간인 1,701명을 포함해 3,636명이 목숨을 잃었다. 레바논에서 3,613명이 더 숨졌고, 이스라엘에서는 민간인 20명과 군인 30명 등이, 걸프 5개국에서 29명이, 미군 13명이 전사했다. 숫자는 차갑지만, 그 하나하나는 누군가의 전부였다.
멈춤은 평화가 아니다
죽음은 결코 합산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죽음은 그 자체로 온 우주의 소멸이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잠정 중단'을 말하고, 협상가들은 '우리의 시간'을 말하지만, 티르의 잔해 아래 깔린 구조대원에게도, 마흐샤르의 병상에 누운 노동자에게도 그런 시간은 없었다. 그들에게 전쟁은 어제도 오늘도 진행형이다.
멈춤은 평화가 아니다. 방아쇠에서 손을 떼는 것과 마음에서 증오를 내려놓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살얼음 위에 선 이 휴전이 다시 깨질지 어떨지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묻고 싶다. 우리는 언제쯤, 죽은 자의 수를 세는 일이 아니라 산 자의 이름을 부르는 일에 그 모든 힘을 쏟게 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