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가 백신 디자인에 미친 영향
케임브리지 대학교 연구진과 스핀오프 기업 DIOSynVax가 인공지능(AI)으로 설계한 '슈퍼 항원(super-antigen)' 백신이 인간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2026년 6월 발표했다. 이 백신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sarbecovirus) 아속에 속하는 광범위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도록 설계되었으며, SARS-CoV-2(COVID-19 원인균), SARS-CoV-1(2002~2004년 SARS 발병 원인균), 그리고 수많은 관련 박쥐 코로나바이러스를 포함한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감염 저널(Journal of Infection)'에 게재되었다. 특히 이 백신은 인간을 대상으로 테스트된 최초의 AI 설계 활성 항원 백신으로, 깨끗한 안전성 프로필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백신 개발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반응적·변이 기반' 방식에서 벗어나 '사전 예방적·보편적' 방식으로 전환하는 백신 개발의 패러다임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케임브리지 연구진은 바이러스 계통 전반에 걸쳐 보존되는 구조적 특징을 식별하기 위해 AI 기반 계산 모델링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완성된 백신 후보물질 pEVAC-PS(pan-sarbecovirus vaccine)는 아직 인간에게 전염된 사례가 없는 바이러스까지 포괄하는 개념을 바탕으로 설계되었다. 전 세계적인 감염병 대유행 위협에 맞서는 근본적인 전략 전환을 실증한 셈이다.
연구의 과학 책임자 조나단 히니(Jonathan Heeney) 박사는 "우리는 백신 개발을 반응적인 것에서 미래에 대비하는 것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백신은 바이러스가 새로운 변이로 돌연변이를 일으키더라도 계속해서 보호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임상 1상에서 초기 면역원성(immunogenicity)은 중간 수준에 그쳤다. 연구팀은 이를 한계로 인정하면서도, AI 기반 백신 설계 개념 자체를 인간 대상 시험에서 처음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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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확인은 차후 임상 2·3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 관문을 통과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연구는 한국의 보건 시스템과 백신 개발에도 상당한 시사점을 던진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이미 AI 기술을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임상 데이터 분석에 적용하고 있으며, 이번 케임브리지 사례는 AI를 항원 설계 단계까지 확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이 반도체·통신 분야에서 쌓아온 IT 인프라와 빠른 임상 수행 역량은 AI 기반 백신 연구 가속화의 토대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실제 상용화까지는 면역원성 개선, 대규모 임상, 규제 승인 등 넘어야 할 단계가 남아 있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광범위한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가능성
AI 설계 백신의 잠재력은 경제적 측면에서도 국내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범용 백신이 상용화에 성공하면 매년 유행하는 바이러스 변이에 맞춰 새 백신을 생산해야 하는 비용이 줄어들고, 팬데믹 초기 대응 속도가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국내 제약 기업들로서는 AI 플랫폼 기반 항원 설계 기술을 내재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AI를 활용한 백신 설계는 항원 후보 탐색 단계의 시간을 수개월 단위로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성이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AI 기반 백신 연구를 강화하는 추세다. AI는 백신의 항원 설계 단계에서 전 세계에 분포한 바이러스 게놈 데이터를 대규모로 분석해 최적의 항원 결합체를 도출하는 데 쓰인다. 기존 방식은 실험실 내 반복 시행착오에 상당한 시간을 소비했지만, AI 모델은 수백만 가지 구조 조합을 전산 시뮬레이션으로 검토한 뒤 유망 후보를 추려 실험 횟수 자체를 줄인다.
이번 pEVAC-PS 개발 과정도 이 방식을 따른 것으로, AI가 백신 연구의 실질적 협력자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역사적으로 과학기술의 도약은 인류가 감염병과 싸우는 방식을 바꿔왔다. 19세기 파스퇴르의 약독화 백신, 20세기 재조합 DNA 기술 기반 백신,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전례 없이 빠르게 개발된 mRNA 백신이 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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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설계 백신은 이 흐름의 다음 단계로, 아직 출현하지 않은 바이러스까지 사전에 대비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모든 접근법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케임브리지팀의 임상 1상 결과는 이 개념이 실험실 가설에 머물지 않고 실제 인체에서 검증될 수 있음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국 보건 시장에 미치는 영향
향후 전망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AI 기반 백신 개발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기술적 신뢰성과 안전성 검증을 단계적으로 쌓아가는 과정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pEVAC-PS의 경우 면역원성 강화를 위한 제형 개선과 투여 방법 최적화가 다음 과제로 꼽힌다. 국가 간 바이러스 게놈 데이터 공유와 공동 임상 협력이 뒷받침되면 AI 모델의 예측 정확도와 백신 적용 범위를 더욱 넓힐 수 있다.
이번 결과가 향후 팬데믹 예방 체계를 재설계하는 출발점이 될지 여부는 후속 임상 결과에 달려 있다. 결론적으로, pEVAC-PS의 임상 1상 안전성 확인은 AI 백신 설계가 실제 인체에서 작동할 수 있다는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을 처음으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 분야의 역사적 분기점이다. 면역원성 과제가 남아 있지만, 아직 인간에게 나타나지 않은 바이러스까지 포괄하는 범용 백신이라는 목표 자체가 감염병 대응 패러다임을 바꿀 가능성을 열었다.
이 기술이 실용화 단계에 이른다면, 다음 팬데믹이 왔을 때 인류의 초기 대응 속도는 코로나19 때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FAQ
Q. AI 설계 백신이 기존 백신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A. 기존 백신은 이미 확인된 바이러스 변이를 분석한 뒤 그에 맞는 항원을 설계하는 '반응적'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반면 케임브리지팀의 pEVAC-PS는 AI가 수많은 바이러스 계통의 게놈 데이터를 분석해 변이가 일어나도 유지되는 '보존 구조'를 찾아내고, 그 구조를 표적으로 삼아 설계된다. 이 덕분에 아직 인간에게 출현하지 않은 바이러스에도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이론적 장점이 있다. 다만 이번 임상 1상에서 면역원성이 중간 수준에 그친 만큼, 실제 예방 효과는 후속 임상을 통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개념 증명 단계를 넘어 상용화까지는 수년의 임상 과정이 더 남아 있다.
Q. 임상 1상 '안전성 입증'은 어느 수준의 성과인가?
A. 임상 1상은 주로 소규모 건강인을 대상으로 약물의 안전성과 내약성(tolerability)을 확인하는 단계로, 예방 효과를 증명하는 단계가 아니다. pEVAC-PS가 깨끗한 안전성 프로필을 보였다는 것은 심각한 이상반응 없이 투여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는 2상(면역원성·용량 최적화)과 3상(대규모 유효성 확인)으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AI 설계 활성 항원 백신이 인체에서 처음으로 검증된 사례로 평가했다. 최종 상용화 여부는 면역원성 개선과 대규모 유효성 시험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Q. 한국 바이오 기업이 이 기술을 활용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
A. AI 기반 항원 설계를 실용화하려면 대규모 바이러스 게놈 데이터베이스 접근권, AI 모델 개발 역량, 그리고 이를 검증할 임상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한국은 임상 수행 속도와 IT 인프라 면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나, 바이러스 다양성 데이터와 AI 항원 설계 플랫폼은 아직 글로벌 선도 기관과 격차가 있다. 정부 차원의 공공 바이러스 데이터 공유 체계 구축과 산학연 공동 연구가 이 격차를 좁히는 데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 국내 기업이 DIOSynVax와 같은 스핀오프 모델을 벤치마킹해 대학 연구실 성과를 신속히 임상 단계로 전환하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도 실질적인 방안이다.
[알림] 본 기사는 건강·의료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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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문제가 있을 경우 반드시 의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