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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리 원장 칼럼] 침묵으로 찾아오는 감각의 퇴행, 소리 없는 고립을 부르는 난청의 위협

숨앤소리이비인후과 역삼점 오승리 대표원장

[국민부동산자산관리신문] 김준수 기자 = 인간이 세상과 소통하는 가장 기본적인 창구인 청각의 저하는 단순한 물리적 불편을 넘어 인지 기능의 퇴행과 사회적 고립을 초래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의학적으로 난청은 청력 역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 소리를 인지하는 능력이 떨어진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주파수별 역치 상승, 어음 분별력(말소리를 명확히 구분하는 능력)의 저하 등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발현된다.

 

많은 이들이 난청을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으로 치부하며 방치하지만, 현대 의학은 청각 경로의 손상이 뇌 구조의 변형과 인지 저하로 직결된다는 점을 강력히 경고한다.

 

청각 자극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 뇌의 청각 피질이 위축될 뿐만 아니라, 말소리를 해독하기 위해 더 많은 인지적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세계보건기구(WHO) 및 란셋(The Lancet) 인지증(치매) 위원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교정되지 않은 중등도 이상의 난청은 치매 발병 위험을 정상 청력인에 비해 최소 2배에서 최대 5배까지 증가시키는 가장 강력한 수정 가능한 위험 인자로 확인되었다.

 

조금씩 소리가 흐려지는 변화는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닌, 적극적으로 의학적 도움이 필요한 질환의 시작이다. 소리는 공기의 진동이 외이도를 지나 고막과 이소골(귓속뼈)을 차례로 흔들고, 이 기계적 진동이 내이의 달팽이관으로 전달되는 과정을 거친다.

 

달팽이관 내부에 밀집된 유모세포(Hair Cells)는 이 진동을 전기적 신호로 변환하여 청신경을 통해 대뇌 피질로 송출한다. 이 일련의 전도 및 신경 경로 중 어느 한 곳이라도 구조적·기능적 장애가 발생하면 난청이 유발된다.

 

전음성 난청은 외이나 중이의 물리적 문제(만성 중이염, 고막 천공, 이소골 유착 등)로 인해 소리의 진동이 내이까지 효율적으로 전달되지 못하는 상태다. 원인 질환에 대한 약물 치료나 이소골 재건술 등 외과적 수술을 통해 청력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감각신경성 난청은 달팽이관 내의 유모세포가 손상되거나 청신경 및 상위 청각 경로에 이상이 생긴 경우다. 장기간의 소음 노출, 노화에 따른 점진적 퇴행(노인성 난청), 이독성 약물(일부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항생제, 루프 이뇨제 등) 복용 등이 주요 원인이다. 한 번 사멸한 인간의 유모세포는 자연적으로 재생되지 않으므로 영구적인 청력 손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돌발성 난청은 특별한 외상이나 원인 없이 3개 이상의 연속된 주파수에서 30데시벨 이상의 청력 손실이 3일 이내에 갑자기 발생하는 이비인후과적 응급 질환이다. 바이러스 감염이나 내이 혈관의 미세 순환 장애가 주요 기전으로 추정되며, 발생 후 2주 이내의 초기 치료 여부가 예후를 완전히 좌우한다.

 

청각 경로 전반을 살피는 정밀 진단 프로세스를 살펴보면 정확한 유형 판별과 치료 전략 수립을 위해 필자는 단일 검사에 의존하지 않고 단계별 결합 검사를 시행한다.

 

순음 및 어음 청력검사는 기본 역치 측정으로 외부 소음이 차단된 방음실에서 진행된다. 기도 및 골도 청력 역치를 주파수별로 측정하여 전음성과 감각신경성 난청을 감별하고, 어음명료도 검사를 통해 말소리를 정확히 이해하는 인지 능력을 검사한다.

 

임피던스 청력검사는 중이 상태 평가로 고막의 운동성과 중이강 내의 압력 변화를 측정하는 고막운동성검사를 포함한다. 이를 통해 삼출성 중이염, 이관 기능 장애, 이소골 연쇄의 고착 또는 단절 여부를 기계적으로 판별한다.

 

이음향방사검사는 내이 유모세포 기능 검사로 소리 자극에 반응하여 달팽이관 내 외유모세포가 스스로 발생시키는 미세한 음향 에너지를 외이도에서 역으로 측정한다. 피검자의 주관적 반응이 필요 없어 신생아 청력 선별 검사 및 초기 감각신경성 손상을 정밀하게 진단하는데 활용된다.

 

현대 이비인후과학에서 난청의 치료는 단순히 소리를 크게 들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청각 신경망의 퇴행을 막고 잔존 청력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치료를 진행하는데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골든타임 내의 급성기 약물 치료 및 원인 교정은 돌발성 난청의 경우에 실시 한다.

 

진단 즉시 고용량 경구 스테로이드투여가 표준 치료 원칙이다. 전신 스테로이드 복용이 어렵거나 효과가 미비할 경우, 고막 안쪽에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입술(ITSI)을 병행한다.

 

임상 통계에 따르면 발병 2주 이내에 치료를 시작한 환자의 약 3분의 2에서 유의미한 청력 회복을 보였으나, 한 달을 넘겨 내원한 경우 회복률이 급격히 저하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만성 중이염이나 고막 천공과 같은 전음성 원인은 점막의 염증을 제어하는 약물 치료와 병변을 제거하는 수술적 외이·중이 성형술을 통해 물리적 전도 경로를 재건한다.

 

정밀 피팅 기반의 보청기 처방과 청능 재활 치료는 약물이나 수술로 회복이 불가능한 노인성·소음성 감각신경성 난청은 보청기 착용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다. 일각에서는 보청기를 착용하면 청력이 더 나빠진다는 오해를 하나, 이는 잘못된 사실이다.

 

환자의 청력 패턴에 맞춰 주파수별 증폭량을 과학적으로 계산하는 실이측정 기반의 정밀 피팅을 거친 보청기는, 오히려 뇌로 가는 청각 자극을 지속시켜 대뇌 청각 피질의 퇴화와 어음 분별력의 감퇴를 늦춘다.

 

보청기 착용 후에는 소리에 적응하고 말소리 변별 능력을 기르는 청능 재활 훈련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능동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재건할 수 있다.

 

유모세포 보호를 위한 일상적 예방 수칙의 경우는 손상된 청각 기관의 가역적 회복이 어려운 만큼, 일상에서의 예방과 관리가 핵심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어폰 사용 시 '60-60 법칙'을 권장한다. 이는 최대 볼륨의 60% 이하의 음량으로, 하루 연속 사용 시간을 60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다.

 

특히 소음이 심한 지하철이나 버스 내부에서는 주변 소음을 상쇄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볼륨을 올리게 되므로, 외이도로 유입되는 환경 소음을 차단해 주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 소음성 난청 예방에 의학적 도움이 된다.

 

또한 면봉이나 귀이개로 외이도를 깊게 자극하는 행위는 고막 손상과 외이도염을 유발하여 전음성 난청의 원인이 되므로 지양해야 한다. 청력 검진, 능동적 관리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 청력은 한 번 잃으면 다시 돌이키기 어려운 불가역적 특성을 지닌 신체 자산이다.

 

말을 자주 되묻거나, TV 볼륨을 주변 사람들이 지적할 정도로 키우고 있다면, 혹은 조용한 방 안에서 귀 먹먹함이나 이명이 동반된다면 이는 청각 시스템이 보내는 마지막 구조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소통의 단절은 삶의 활력을 앗아갈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대뇌의 인지 기능 저하를 가속화하는 단초가 된다. 따라서 본인 혹은 고령의 가족에게서 청력 저하의 징후가 관찰된다면 진료를 미루지 말고 즉시 전문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청각 경로 전반을 살피는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한 변화를 조기에 발견하고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과학적인 청각 보조 솔루션을 도입하는 적극적인 자세야말로, 소중한 이들과의 대화를 지키고 건강한 노년을 영위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선택이다.

 

[칼럼 제공]

숨앤소리이비인후과 역삼점 오승리 대표원장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수석전공의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외래교수

수면다원검사 정도관리위원회 인증의

https://www.soomnsoriys.com/

작성 2026.06.15 11:29 수정 2026.06.15 11:29

RSS피드 기사제공처 : 국민부동산자산관리신문 / 등록기자: 김준수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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