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이야기] "컴퓨터의 시작"

시대의 벽을 넘은 천재, 에이다 러브레이스

찰스 배비지의 기계와 러브레이스의 상상력

알고리즘, 그 첫 번째 이야기

프로그래밍은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오늘날의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는 일상 곳곳에서 우리의 삶을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그 시작점은 놀랍게도 19세기, 아직 컴퓨터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로 이 시점에서 한 여성이 무대에 오른다. 

 

수학과 과학을 사랑했던 시인의 딸, 에이다 러브레이스. 그녀는 기계가 예술을 만들 수 있다는 비전을 품고, 세계 최초의 알고리즘을 고안해낸 인물로 기록된다. 컴퓨터가 현실이 되기 수십 년 전, 그녀는 그 ‘가능성’을 보았던 것이다.

[사진 출처: 세계 최초의 알고리즘을 고안해낸 에이다 러브레이스의 모습, 챗gpt 생성]

에이다 러브레이스는 1815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낭만주의 시인의 대명사, 조지 고든 바이런 경이었으나 에이다는 아버지보다 어머니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 어머니 애너벨라 밀뱅크는 딸이 시인의 기질 대신 논리와 수학적 사고를 기르도록 교육했고, 그 결과 에이다는 여성에게 배움이 제한되던 시대에도 수학적 재능을 꽃피웠다.

 

어릴 적부터 수학과 기계에 강한 흥미를 보인 에이다는 "증기력으로 나는 말(Flying Horse)"이라는 상상을 기록하며 단순한 상상 이상의 기술적 통찰을 드러냈다. 그녀의 독창적인 사고는 이미 어린 시절부터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을 예고하고 있었다.


 

1833년, 에이다 러브레이스는 런던의 한 파티에서 수학자 찰스 배비지를 만나게 된다. 당시 그는 '차분 엔진(Difference Engine)'이라는 기계를 설계 중이었고, 이후 더욱 진보된 형태의 '해석 기관(Analytical Engine)'을 구상하고 있었다. 이 기계는 단순한 계산을 넘어 조건문, 루프, 메모리 등 현대 컴퓨터와 유사한 구조를 갖춘 ‘컴퓨터의 조상’이라 할 수 있다.

 

에이다는 이 기계의 가능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배비지의 해석 기관에 관한 논문을 번역하면서 주석을 달았다. 이 주석이 바로 인류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평가되는 기록이다. 단순히 설명을 덧붙인 수준이 아니라, 기계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며,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알고리즘으로 정리한 점에서 진정한 혁신이라 할 수 있다.


 

러브레이스가 작성한 주석 중에는 해석 기관으로 베르누이 수를 계산하는 알고리즘이 포함돼 있다. 이는 단순한 수학 계산을 넘어, 기계가 명령을 따라 동작할 수 있다는 사고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녀는 “기계는 스스로 사고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명령한 작업을 정확히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것은 단순한 수학적 호기심이나 과학적 호기심이 아닌, 프로그래밍의 본질적 개념을 정립한 것으로 평가된다. 즉,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명령어, 루프, 조건문 등의 개념이 러브레이스의 글에서 이미 나타난 것이다.

 


계는 예술을 만들 수 있다…러브레이스의 미래 통찰

러브레이스가 남긴 글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은 기계의 가능성에 대한 ‘상상’이었다. 그녀는 단순히 계산을 수행하는 기계를 넘어, 음악을 작곡하거나 예술을 창조하는 역할까지도 기계가 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이러한 발상은 당시에는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오늘날 AI가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드는 시대에 와서는 경이로운 예언처럼 느껴진다.

 

“해석 기관은 음악적 작곡, 도형의 그리기, 복잡한 과학적 계산까지 할 수 있다. 단, 이 모든 작업은 우리가 정확하게 명령을 내려야 가능하다.” 그녀의 이 글은 오늘날 소프트웨어 공학자, 예술가, 기술철학자들에게까지 깊은 영감을 주고 있다.

 


에이다 러브레이스는 컴퓨터가 존재하기도 전에 그 본질을 꿰뚫어본 비범한 인물이었다. 그녀가 남긴 첫 번째 알고리즘은 단순한 기술적 성과가 아니라, 인간의 상상력과 과학이 결합해 만들어낸 새로운 패러다임이었다. 오늘날의 컴퓨터 과학,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세계는 모두 그 첫걸음을 그녀로부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성 2025.07.14 09:50 수정 2025.07.15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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