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변한 노동시장, 디지털 전환 가속화, 인공지능(AI) 기반 업무의 확산은 수많은 직장인과 주부에게 전례 없는 경각심을 안겼다. 일자리는 빠르게 사라지거나 바뀌고, 과거의 경력은 무용지물이 되는 시대. 자연스럽게 ‘배움’은 더 이상 청년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오히려 30대 이후의 ‘성인교육’이야말로 커리어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교육부 등 관련 부처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40~50대 여성의 사이버대 등록률이 60% 이상 증가했고, 국비 지원 재직자 교육 과정 신청자 수도 두 자릿수 비율로 늘었다. 이와 같은 흐름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시대적 흐름이자 구조적 대응 전략으로 평가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퇴근 후 두 시간’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육아 중 틈틈이 온라인 수업을 듣는 주부도 있고, 낮에는 직장인으로 밤에는 학습자 신분으로 전환하는 이들도 있다. 인생 2막을 위한 준비는 더 이상 거창하거나 특별한 일이 아니다. "배우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말이 더는 비유가 아니다.
"일과 육아 병행하며 배운다… 성인학습자 증가 배경은?"
“아이 재우고 밤 10시에 강의 시작해요.”
두 아이를 키우는 40대 주부 김모 씨는 최근 온라인으로 IT 자격증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전업주부로 살다가 최근 재취업을 결심하면서 본격적인 평생학습에 뛰어들었다. 그는 “배우는 것만이 경쟁력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성인교육의 중심은 ‘현실적인 필요’다. 단순한 자기계발이 아니라 생계와 직결되는 ‘능력 확보’라는 점에서 더욱 절실하다. 특히 30~50대 여성층과 MZ세대 직장인에서 학습 참여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직장인 대상 직무역량강화 교육 참여자 중 70% 이상이 30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을 겪은 여성들의 복귀를 위한 재교육 수요도 매년 증가 중이다. 특히 ‘디지털 기초’, ‘회계’, ‘영상 편집’, ‘SNS 마케팅’ 등 실무형 강좌가 인기를 끌고 있다. MZ세대는 다르다. 그들은 더 이상 한 직장에서 오래 일하지 않는다. ‘포트폴리오 직업’을 준비하며, 경력과 커리어를 스스로 설계한다. 그래서 평일 저녁이나 주말을 이용해 비즈니스 영어, 데이터 분석, UX/UI 디자인 등을 공부한다. 학습은 그들에게 ‘이직과 업스킬’의 전략이다. 즉, 성인학습자 증가는 단순한 교육 기회의 확장이 아니라,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생존의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

"온라인·하이브리드 강의 급증… 새로운 러닝 플랫폼의 진화"
하루 15분만 투자하면 자격증 준비가 가능한 강의, 메타버스 공간에서 아바타로 입장해 실시간 수업을 듣는 직무훈련, AI가 개별 맞춤형 학습 피드백을 주는 시스템. 지금의 평생교육은 단순한 동영상 시청을 넘어선다. 기술과 융합한 ‘러닝 플랫폼’의 진화가 성인교육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특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러닝은 직장인과 주부,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형 무크(K-MOOC), HRD-Net, 네이버 커넥트, 패스트캠퍼스, 클래스101 등 민관이 제공하는 다양한 러닝 플랫폼이 접근성과 다양성 면에서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예를 들어 K-MOOC는 서울대, 연세대, KAIST 등 국내 유수 대학의 강의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최근엔 AI 튜터와 학습 이력 기반 추천 시스템까지 도입했다. 넷플릭스처럼 개인 성향에 맞는 강좌를 제안하는 플랫폼도 등장했다. 콘텐츠를 스트리밍하듯 듣고, 원하는 시간에 학습할 수 있어 수요가 높다. 또한 메타버스 기반 교육도 실험 단계에서 실용 단계로 진입했다. ZEP, 이프랜드, 게더타운 등을 활용한 ‘몰입형 실시간 교육’은 협업 훈련, 발표, 네트워킹 등에 활용되고 있다. 즉, 러닝 플랫폼의 진화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허물고, 학습자 중심의 맞춤형 교육을 가능케 했다. 평생학습이 일상 속으로 들어오게 만든 결정적 요인이다.
"국비·지자체 지원 확대… 직장인과 주부의 새로운 기회"
성인교육은 비용과 시간이라는 두 가지 장벽 앞에서 좌절되기 쉽다. 하지만 최근 국가와 지자체의 다양한 재정 지원 정책은 이러한 벽을 상당 부분 허물어냈다. 지금은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비용 부담 없이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대다. 대표적으로 고용노동부의 ‘국민내일배움카드’는 최대 500만 원까지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다. 대상은 재직자, 구직자, 자영업자, 심지어 육아휴직자까지 포함된다. 이 카드를 통해 민간 교육기관에서 제공하는 IT, 디자인, 회계, 외국어, 경영 관련 교육을 수강할 수 있다. 2025년부터는 디지털 직무 교육과 창업 준비 과정까지 확대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방자치단체도 성인교육에 적극적이다. 서울, 부산, 대전 등 주요 지자체는 매년 수백 개의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경단녀 재취업 아카데미', '지역특화 자격증반', '디지털 문해 교육' 등 대상 맞춤형 교육도 늘어나고 있다. 이 외에도 직장인 대상 야간·주말 수업을 운영하는 사이버대학, 전문대학은 학위 과정까지 병행할 수 있어 커리어 업그레이드에 적합하다. 특히 온라인 기반으로 수업과 시험이 이뤄지는 경우, 업무 병행이 가능해 수강생 만족도가 매우 높다. 정부의 이러한 지원은 단순한 교육 제공을 넘어, 경력 전환, 재취업, 창업 등 실제적 성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단, 많은 과정이 선착순 마감되기 때문에 관심 있는 프로그램은 조기 신청이 필요하다.
"자격증·전문대학·해외교육까지… 인생 2막 준비법 총정리"
“이제는 커리어를 위해 대학에 다시 간다.”
과거엔 중·장년층의 대학 입학이 특별한 사례로 여겨졌지만, 요즘은 일상적인 선택이다. 전문대학과 사이버대학, 원격대학원은 성인학습자 중심의 학위 및 자격증 취득 통로로 자리 잡았다. 특히 직무 연계성이 높은 자격증은 인생 2막의 핵심 자산이다. 회계·세무 관련 자격증은 중소기업 경리직이나 프리랜서 회계사무소 일자리로 연결되며, IT 분야 자격증(컴퓨터활용능력, 정보처리기사, 데이터분석 전문가 등)은 비전공자의 전환을 돕는다. 심리상담사, 방과후 지도사, 요양보호사는 경단녀가 선호하는 분야다. 플랫폼 창업 과정(유튜브, 스마트스토어, 블로그 마케팅 등)도 자격증 형태로 존재한다. 더불어 최근에는 해외 온라인 교육 플랫폼도 주목받고 있다. 하버드, MIT, 스탠퍼드 등 세계 명문대의 강의를 무료 또는 저렴하게 수강할 수 있는 edX, Coursera, Udemy는 성인학습자의 시야를 넓히고 있다. 일부 강의는 인증서를 제공해 실제 이력서에 기재 가능한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전문대학의 실무 중심 교육은 현장 재진입을 위한 강력한 도구로 활용된다. 보건, 조리, 뷰티, 관광, 사회복지 등 분야별 실습 기반 교육이 강점이다. 즉, 지금의 평생교육은 선택의 폭이 넓고, 실제적인 커리어 전환에 직결될 수 있는 '전략적 자기투자'의 성격이 강하다. 배움은 더 이상 단절된 한 시기의 활동이 아니라, 생애 전반을 관통하는 연속적인 과정이 된 것이다.
"평생학습은 선택이 아니라 전략이다"
누구에게나 위기는 찾아온다. 그리고 그 위기 앞에서 ‘배움’은 가장 현실적이고도 강력한 무기다. 빠르게 변하는 산업 구조와 기술 환경 속에서, 한 번의 학위나 자격증으로 평생을 버틸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오히려 평생학습을 통해 자신을 유연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가장 핵심적인 경쟁력이 되고 있다. 주부는 육아의 경력에서 상담가로, 직장인은 회계에서 코딩으로, 경단녀는 유튜버로 전환하며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이 모든 변화의 시작에는 늘 ‘배움’이 있었다. 그것은 대학일 수도 있고, 국비 과정일 수도 있고, 메타버스 수업이나 자격증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지금 시작하는 것이다. 시작의 시점은 중요하지 않다. 30대든, 50대든, 이미 퇴직했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지속성’이다. 반복하고, 쌓고, 확장해나가는 것이 결국 커리어의 지형도를 바꾸는 가장 확실한 전략이다. 배움엔 유통기한이 없다. 유통기한이 사라진 시대, 배우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