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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칼럼] 12화 성격이 바뀐 걸까, 그냥 힘든 걸까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변한 것은 성격일까, 체력일까

예전의 나와 다름을 인정하기, 삶의 성찰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Pixabay]

 

평범한 외출에서 시작된 질문

연차를 내고 아내와 아들과 함께 잠시 콧바람을 쐬러 나갔다. 목적지는 수원 스타필드였다. 평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차량 행렬은 길게 늘어서 있었고, 주차장에 들어가기까지 적잖은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돌아갈까 망설였지만,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 끝내 주차를 마치고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8층의 펫파크부터 7층의 식당가, 6층의 패션과 홈퍼니싱 매장, 그리고 1층까지 빼곡히 들어선 점포들을 둘러보았다. 그중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은 단연 ‘별마당도서관’이었다. 3층에서 7층까지 연결된 거대한 서가 앞에서 많은 이들이 사진을 찍고 책을 읽으며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나 역시 그 웅장한 공간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에세이 서적을 펼쳤다. 글쓰기에 관심이 커진 요즘이라 관련 책들을 훑어보는 일은 즐거움이었다.

 

“나는 왜 이렇게 힘들지?”

그런데 책을 덮고 다시 구경을 이어가던 중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뭐지? 왜 이렇게 힘들지? 나는 분명 MBTI ‘E’형인데 왜 이렇게 기가 빨리지?” 사람 많은 곳을 좋아하던 나는 언제부터인가 인파 속에 있으면 쉽게 지치곤 했다. 과거에는 북적거림이 오히려 활력을 주었는데, 지금은 마치 에너지가 고갈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아내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내 체력이 예전보다 떨어진 걸까? 아니면 성격이 바뀐 걸까?” 아내의 짧은 대답은 명확했다. “둘 다.”

 

변한 것은 성격일까, 체력일까

사람 많은 곳에서 쉽게 피로해지는 경험은 이제 많은 이들에게 낯설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우리는 오랫동안 고립과 거리 두기를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혼자 있음’에 익숙해졌고, 다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 이전만큼 편하지 않게 된 이들도 많다. 한편으로는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현실도 있다. 결국 성격이 변했다기보다 환경과 경험, 체력의 변화가 겹쳐진 결과일 것이다. 심리학에서도 인간의 성향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생활 패턴과 환경 요인에 따라 ‘드러나는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외향적인 사람도 피곤하거나 예민할 때는 내향적인 반응을 보인다. 즉, 본래의 성격이 바뀌었다기보다 지금의 상태가 달라진 것이라 보는 편이 더 적절하다.

 

우리 사회가 던지는 메시지

이 경험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피로의 단면이기도 하다. 우리는 끊임없는 소음과 경쟁, 과잉 자극 속에 살아간다. 쇼핑몰의 화려한 조명과 광고, 인파 속에서 느끼는 피로감은 단순한 체력 저하가 아니라 과부하된 감각의 신호일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 어떤 환경에서 에너지를 얻고, 어떤 상황에서 지치는지를 정확히 인식하는 일이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지금 왜 지치고 있는가. 그것은 성격 탓인가, 아니면 단순한 피로인가.” 이 질문을 통해 우리는 자기 이해를 넓히고, 필요하다면 생활 방식을 조정할 수 있다. 때로는 적절히 거리를 두는 것이, 때로는 휴식을 취하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길이다. 중요한 것은 억지로 과거의 모습에 맞추려 하기보다, 지금의 나를 인정하고 돌보는 일이다.

 

성격이 변한 것인지, 단순히 힘든 것인지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있다. 우리는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똑같이 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체력이든 환경이든 달라진 부분을 인정하고, 그에 맞게 삶의 리듬을 조율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자기 성찰의 시작이다. 오늘도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성격이 변한 게 아니지? 그냥 지금은 힘든 거지?” 그 질문 속에서 나는 나를 조금 더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그 인정이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며, 우리 사회가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5.09.05 23:58 수정 2025.09.0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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