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을 먹는 마을 3
“네 꿈을 지키지 못하면, 너도 저들과 같아질 수 있어.”
지우는 두 주먹을 꼭 쥐었다.
“난 그렇게 되지 않을 거예요. 내 꿈을 꼭 지킬 거예요.”
그때, 바람에 흩날리는 종이 조각이 지우의 발밑에 떨어졌다.
지우는 허리를 숙여 그것을 집어 들었다.
‘오늘도 새로운 꿈이 도착했네요.’
꿈 수집상의 글씨였다.
종이에는 아이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고, 그 옆엔 꿈의 형태가 짧게 기록돼 있었다.
“이건 꿈을 모은 목록?”
지우가 중얼거리자, 고양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수집상은 아이들의 꿈을 모아, 빛을 잃게 만들고 있지.”
지우는 속으로 외쳤다.
그럼 내 꿈도 이 목록에 있을까?
한참을 뒤적이던 지우의 손이 멈췄다.
목록 속, 낯익은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지우 ― 별빛 도서관’
지우는 놀라서 종이를 꼭 움켜쥐었다.
“내 꿈 정말 여기 있었어!”
고양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다면 서둘러야 해. 네 꿈은 곧 완전히 사라질지도 몰라.”
그 순간, 정원 위로 까만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차가운 바람이 불며, 나무에 매달린 꿈들이 덜컹거렸다.
“누가 오는 거죠?”
지우는 고양이 옆에 바짝 붙었다.
고양이의 노란 눈이 빛났다.
“꿈을 먹는 자. 조심해, 지우.”
안개 속에서 검은 망토 자락이 흔들렸다.
그리고 낮게 울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찾으러 온 건가, 작은 아이야?”
지우의 가슴이 쿵 하고 뛰었다.
꿈 수집상이 다시 나타난 것이다.
꿈 수집상은 천천히 걸어 나오며 지우를 바라봤다.
그의 바구니 속에서 반짝이는 꿈들이 서로 부딪히며 작은 종소리 같은 소리를 냈다.
“작은 아이야. 왜 그토록 꿈을 찾으려 하는 거지?
어차피 사람들은 자라면서 다 잊게 되는데.”
지우는 작게 떨었지만, 한 발 앞으로 나섰다.
“난 내 꿈을 잊고 싶지 않아요. 책 속에서 세상을 여행하는 건, 나에게 가장 소중한 거니까.”
꿈 수집상은 빙그레 웃었다.
“소중하다 하지만 소중한 건 언제나 사라지기 마련이지.
그러니 내가 대신 보관하는 게 더 낫지 않겠니?”
지우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아니에요. 제 꿈은 제 마음속에 있어야 해요!”
꿈 수집상의 손이 스르륵 흔들리자, 주위의 안개가 검은 파도처럼 몰려왔다.
그 속에서 낯선 목소리들이 속삭였다.
“네 꿈은 쓸모없어.”
“현실은 책 속 세상이 아니야.”
“언젠가 넌 그 꿈을 버리게 될 거야.”
지우는 두 귀를 막았다.
“그만해! 난 버리지 않을 거야!”
고양이가 곁에서 낮게 울었다.
“흔들리지 마, 지우. 네가 믿는 걸 붙잡아야 해.”
지우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손에 쥔 작은 노트를 펼쳤다.
거기엔 자신이 적어 온 수많은 꿈의 기록들이 있었다.
“이건 내가 적은 거예요. 아무도 가져가지 못해요.
이건 나의 이야기니까!”
노트에서 빛이 번져 나오더니, 공중에 하나의 문이 열렸다.
그 문 너머엔 지우가 오래도록 꿈꿔왔던 별빛 도서관이 펼쳐져 있었다.
책장마다 별빛이 반짝였고, 책들이 노래하듯 페이지를 흔들고 있었다.
지우는 눈이 반짝였다.
“저건 내 꿈!”
꿈 수집상이 순간 표정을 굳혔다.
“어리석은 아이 네가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으냐?”
그의 망토가 펄럭이며 어둠이 도서관 문을 삼키려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