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만의 신곡으로 돌아온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쟈스민이 클래식과 테크노의 융합이라는 파격적 시도로 음악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신곡 ‘카르멘’은 비제의 오페라를 모티브로 한 곡으로, 익숙한 클래식 멜로디에 전자 사운드를 가미해 색다른 청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이번 곡을 통해 쟈스민은 단순한 리메이크를 넘어, 동시대적인 시선으로 재해석된 '광기'와 '자유'라는 주제를 무대 위에 풀어놓는다.
고전에서 현대까지, ‘카르멘’을 통해 본 자아 투영
‘카르멘’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오페라지만, 1875년 초연 당시에는 지나치게 파격적이라는 이유로 혹평을 받았다. 시대를 앞서간 만큼, 이해받지 못한 명작이었던 셈이다. 쟈스민은 이와 같은 ‘카르멘’의 서사를 자신의 삶과 겹쳐 본다. 클래식이라는 보수적 장르 안에서 전자 바이올린이라는 실험을 지속해온 그녀는,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자신이 바로 ‘현대의 카르멘’과 같다고 말한다.
“카르멘은 단순히 요부가 아니라, 당시 여성의 정형화된 이미지를 깬 파격적인 인물이었어요. 저 역시 사회 전반에서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을 지향하며, 그 모습이 그녀와 닮아 있다고 느꼈어요.”
이번 신곡에서는 이 같은 자아 투영이 음악적 표현으로 구현된다. 빠르고 경쾌한 테크노 리듬 속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클래식 멜로디는 중독성을 자아내며, 자유를 갈망하는 카르멘의 내면과도 맞닿아 있다.
‘광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신곡 ‘카르멘’은 단지 오페라의 각색에 머물지 않는다. 쟈스민은 작품 속 인물인 호세의 병적인 집착과 분노에서 오늘날 사회 전반의 병리적인 감정을 읽어낸다. 사랑과 열정, 집착과 광기 사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간의 심리를 음악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멀어지면 다가가고, 가까워지면 멀어지는 감정의 반복 속에 파국은 찾아옵니다. 그건 오페라 속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도 흔히 마주치는 인간관계의 민낯이죠.”
그녀는 이 곡을 통해 불완전한 감정과 이를 통제하지 못한 채 타인을 상처 입히는 현대인의 내면을 은유하고자 했다. 결국 ‘광기’는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그림자일지도 모른다.
클래식과 테크노, 그리고 협업의 시너지
이번 작업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편곡자로 참여한 서혁신과의 협업이다. 두 사람은 대학원 시절부터 음악적 교감을 나눠온 사이로,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와 공감대는 이번 작업에서 큰 시너지를 발휘했다.
서혁신은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과 함께 작곡가, 실용음악과 교수로서의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다방면의 인재다. 쟈스민은 여수의 스튜디오에서 서혁신과 직접 만나 세션을 구성하고 편곡을 조율했다. 단순한 편곡을 넘어, 작품의 세계관과 인물 해석부터 현대적인 사운드 디자인까지 함께 고민한 흔적이 고스란히 곡에 담겼다.
“카르멘이라는 캐릭터를 분석하고, 그 안에 저와 혁신씨의 성격을 투영했어요. 불같은 에너지, 거침없는 표현력 등 음악과 인물이 자연스럽게 맞물렸죠.”
결과적으로, 익숙한 클래식 멜로디를 발췌하여 대중적인 요소와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곡은 재창조됐다. 이는 단순한 크로스오버가 아닌, 음악적 서사와 현대적 감성을 연결하는 ‘창작의 교차점’이라 할 수 있다.
음악 인생의 분기점에서
클래식 기반의 전자 바이올린 연주자로 활동해온 쟈스민에게 이번 싱글은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전공자들의 선입견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그녀는 이제 국내외 행사 무대에서 러브콜을 받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했다.
“초기에 전자 바이올린이라는 시도는 종종 의아한 시선을 받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저만의 색깔로 인정받고 있어요. 음악은 물론 다양한 일상 경험들이 창작의 원천이 되고 있죠.”
그녀는 N잡러로서의 다양한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은 융합형 뮤지션의 정체성을 지향한다. 통섭적 사고와 문화적 가교 역할을 통해 예술계의 지형도를 넓혀가고자 하는 포부가 엿보인다.
무대를 통해 폭발하는 에너지
곧 있을 공연에서 쟈스민은 ‘폭발적인 무대’를 예고하고 있다. 테크노와 클래식이 결합된 사운드는 몰입감을 배가시키며, 여기에 플라멩코 요소를 더한 퍼포먼스는 관객의 오감을 자극할 예정이다.
“라이브로 연주하며 음악 속에 담긴 감정의 결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겁니다. 삶의 애환을 음악에 담아, 관객과 진정한 교감을 나누고 싶어요.”
소리와 감정, 전통과 혁신이 어우러지는 쟈스민의 무대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하나의 메시지이자 예술적 제안으로 다가온다. ‘카르멘’을 통해 그녀가 보여줄 새로운 음악의 언어가 기대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