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을 먹는 마을 5
‘잊지 마라. 네 꿈은 네가 지키는 것.’
지우는 활짝 웃었다.
“응. 이제 잊지 않을게.”
그날 밤, 지우는 다시 꿈을 꾸었다.
눈앞에 펼쳐진 것은 파랗게 반짝이는 하늘 바다.
그 위로 거대한 고래가 천천히 헤엄치며 노래하고 있었다.
“고래 아저씨!”
지우가 손을 흔들자, 고래는 미소 짓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지우는 눈물이 날 만큼 반가웠다.
“돌아왔구나. 내 꿈이.”
다음 꿈에서는 별빛 도서관이 열렸다.
책들이 반짝이며 지우를 반겨 주었다.
“어서 와, 지우.”
책들이 바람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우는 책장을 따라 달려가며 웃음을 터뜨렸다.
“다시는 너희를 잊지 않을 거야.
너희는 내 가장 소중한 친구들이니까!”
아침에 눈을 뜬 지우는 곧바로 노트를 펼쳤다.
새벽빛이 비치는 방 안에서, 그녀는 꿈의 내용을 적어 내려갔다.
그런데 한쪽 귀퉁이에 작은 발자국 모양의 낙서가 있었다.
“이건 고양이?”
지우는 피식 웃었다.
“역시 그냥 꿈은 아니었네.”
며칠 후, 학교에서 발표 시간이 있었다.
지우는 원래라면 조용히 고개를 숙였을 텐데, 이번에는 달랐다.
선생님이 물었다.
“지우야, 네가 제일 좋아하는 건 뭐니?”
지우는 잠시 숨을 고르고 말했다.
“저는 책이요. 책 속에서 모험하는 게 제일 좋아요.
언젠가 제가 직접 쓴 이야기도 보여드리고 싶어요.”
교실이 조용해졌다가, 친구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지우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헤헤 조금 부끄럽지만, 괜찮아.”
쉬는 시간, 옆자리 친구 수아가 다가왔다.
“지우야, 네가 쓴 이야기 나도 보고 싶어!”
지우는 깜짝 놀라며 노트를 꼭 쥐었다.
“정말? 아직 서툰데.”
수아는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난 네가 상상하는 세상이 궁금해.”
지우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럼 조금씩 보여줄게.”
그날 밤, 창밖을 보던 지우는 놀랐다.
마당 한구석에 작은 검은 그림자가 앉아 있었다.
노란 눈이 반짝였다.
“고양이?”
지우가 창문을 열자, 바람이 살짝 스쳐 갔다.
고양이는 아무 말 없이 지우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사라졌다.
지우는 미소 지었다.
“언제든 꿈에서 다시 만나겠지.”
지우는 매일 밤 꿈을 꾸고, 아침마다 노트에 기록했다.
때로는 하늘을 나는 열기구 여행, 때로는 숲 속 요정들과의 만남.
노트는 점점 두꺼워졌다.
글씨는 서툴렀지만, 지우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이건 내 작은 보물이야.”
국어 시간, 선생님이 물었다.
“자신의 꿈을 한 줄로 적어보자.”
아이들은 ‘가수’, ‘의사’, ‘과학자’ 등을 적었다.
지우는 천천히 연필을 들어, 이렇게 썼다.
“내 꿈은, 꿈을 잊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
선생님은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아주 멋진 꿈이구나, 지우야.”
늦은 밤, 창밖에서 바람이 속삭였다.
“잊지 마라 네가 지키는 한, 꿈은 언제나 빛날 것이다.”
지우는 살며시 웃으며 대답했다.
“응. 약속할게.”
그 순간, 그녀의 노트 속 글씨가 희미하게 빛났다.
지우는 마지막 페이지에 이렇게 적었다.
“꿈은 사라지는 게 아니야.
내가 지켜낼 때마다 더 빛나.
그러니 나는 언제나 다시, 꿈을 꿀 거야.”
창밖의 달빛이 그녀를 감싸며 방 안을 은은하게 물들였다.
지우는 노트를 가슴에 꼭 안고, 행복한 미소를 지은 채 잠들었다.
그리고 다시, 꿈의 문이 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