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N엔터스타뉴스ㅣ로이정 기자
한국 여자복싱의 간판 임애지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모두 메달을 수확하며 종목사의 새 장을 열었다. “난 무조건 된다”라는 그의 신념은 현실이 됐고, 한국 여자복싱은 도약의 결정적 이정표를 얻었다.
임애지는 최근 치른 국제무대에서 거듭된 접전 끝에 포디엄에 올랐다. 특히 올림픽 무대 메달 획득으로 한국 여자복싱은 종목 창설 이래 최고 성과를 기록했다. 앞서 세계선수권에서도 메달을 목에 건 임애지는 두 대회를 ‘동시에 증명’한 최초의 한국 여자복서가 됐다.
임애지는 경기 후 “끝까지 내 펀치를 믿었다. 준비한 만큼 링에서 답을 찾자고 되뇌었다. ‘난 무조건 된다’는 말이 허풍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자진과 동료들, 그리고 한국 여자복싱을 믿어준 팬들에게 메달로 보답해 기쁘다”고 덧붙였다.
기술적으로 임애지는 리듬 변주와 전진 압박을 교차하는 운영으로 상대의 타이밍을 흔들었고, 중반 이후에는 바디-헤드 연계로 유효타를 꾸준히 누적했다. 잽으로 거리를 잡은 뒤 오른손 스트레이트의 정확도가 살아나며 심판단의 점수 판정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체력 안배 또한 탁월했다. 후반 라운드에서도 풋워크가 무너지지 않아 카운터 허용을 최소화했다.
대표팀 지도부는 “임애지의 강점은 멘탈과 디테일”이라며 “준비된 경기 플랜을 상황에 맞게 미세 조정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큰 대회일수록 빛을 발한다”고 평가했다. 대한복싱 관계자도 “여자복싱 저변 확대의 기폭제가 될 성과”라며 “유소년·여자부 지원을 확대해 국제 경쟁력을 체계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의 의미는 단순한 ‘첫 메달’이 아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은 아마추어 복싱의 양대 산맥으로, 두 대회 모두에서 메달을 따려면 피지컬·기술·심리 3박자가 모두 맞아야 한다. 한국 여자복싱은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잠재력 대비 결과’에 목말라 있었지만, 임애지가 그 병목을 뚫었다. 업계에서는 “한 명의 선도자가 판을 바꾸는 전형적 신호”로 본다.
향후 과제도 뚜렷하다. 첫째, 국제 룰 트렌드(클린 히트·링 제너럴십 비중 확대)에 맞춘 전력표준화. 둘째, 해외 상위 랭커와의 합동훈련 정례화로 실전 감각 유지. 셋째, 체급별 뎁스 구축을 위한 유망주 파이프라인 확충과 장기 컨디셔닝 지원. 여기에 스포츠과학(분석·회복·영양)과 멘탈코칭 결합이 더해지면 ‘개인의 성취’를 ‘대표팀의 안정적 성적’으로 전환할 수 있다.
임애지는 “이 메달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한국 여자복싱이 세계 무대의 ‘상수’가 되는 날까지 계속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무조건 된다’는 신념이 한 종목의 미래를 어떻게 바꾸는지, 그의 다음 라운드가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