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된 망원경 2
별빛 문을 지나자,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 그의 앞에 펼쳐졌다.
첫 번째로 만난 존재는 ‘시간을 돌리는 노인’이었다.
빛으로 가득 찬 공간 속, 하진은 낯선 노인의 앞에 서 있었다.
노인은 구부정한 허리를 숙이고, 낡은 회중시계를 손끝으로 돌리고 있었다.
시계 바늘은 앞뒤로 흐트러지며, 마치 과거와 미래가 뒤엉켜 춤추는 듯 보였다.
“나는 시간을 움직이는 일을 맡고 있지.”
노인의 목소리는 느릿하지만 단단했다.
“아무리 강한 자라도 내 흐름 앞에선 무너진다. 그러니 내가 우주의 주인 아니겠느냐?”
하진은 노인의 말에 숨이 막히듯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진은 잠시 고개를 떨군 뒤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시간은 분명 소중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요. 시간은 우리를 흘려보내지만, 우리가 살아야 하는 이유까지는 알려주지 않잖아요.”
노인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손목에서 작은 시계를 풀어 건네며 말했다.
“좋다. 이건 너의 시간이다. 네가 걸어갈 길을 밝혀줄 것이다.”
하진은 시계를 손에 올려두었다. 작고 평범해 보였지만, 마치 심장처럼 따뜻한 박동이 느껴졌다.
하진은 알 수 있었다. 이것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자기 삶을 새겨갈 약속 같은 것이었다.
“내 시간이라.”
하진은 낮게 중얼거렸다.
시간을 단순히 쫓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채워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두려움보다 자유로움이 더 크게 가슴 속을 파고들었다.
노인은 미소를 지으며 등을 돌렸다.
노인의 그림자가 사라지자, 눈부신 빛의 길이 앞에 열렸다.
길 끝에는 반짝이는 날개를 펼친 여인이 서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