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판과 콘텐츠 시장이 새로운 실험 무대에 올랐다. 최근 기업들은 사람 대신 AI로 구현한 동물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며 대중의 눈길을 끌고 있다. 회사원처럼 출근하는 햄스터,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강아지, 퇴사를 선언하는 오리까지, 현실과 가상이 교차하는 장면들이 광고·유튜브·게임 전반으로 퍼져가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가장 큰 이유는 초상권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이다. AI 인간 모델은 실제 인물과 닮았다는 논란이 잦았지만, 동물 캐릭터는 이런 부담이 적다. 또한 실사 촬영 대비 제작 비용과 시간이 대폭 절감돼 효율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

광고계, 가상 동물의 무대 열다
신세계까사는 최근 신제품 소파 ‘캄포 구스’를 홍보하며 회사원 오리 캐릭터를 내세웠다. “퇴사하는 오리, 새로 입사한 거위”라는 설정으로 기존 오리털 소파에서 거위털 제품으로 개선된 점을 위트 있게 전했다. GS25는 AI 강아지 ‘사모예드 포포’와 협업해 인스타그램 채널을 열고 할인 이벤트를 알렸다. 현대차 역시 시바견 캐릭터 ‘뚱시바’를 등장시켜 인증 중고차 서비스를 홍보했다.
공익 캠페인에도 AI 동물은 적극 활용된다. 제일기획은 플라스틱 쓰레기에 고통받는 바다거북을 AI로 구현해 대형 전광판에 상영하며 환경 메시지를 전했다.
직장인의 공감을 노린 ‘김햄찌’
유튜브에서 급성장한 채널 ‘정서불안 김햄찌’는 AI 캐릭터 마케팅 성공 사례로 꼽힌다. 황금빛 털과 귀여운 외모, 거친 입담을 지닌 햄스터 김햄찌는 직장 생활의 희로애락을 재치 있게 풀어내며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채널 개설 3개월 만에 50만 명 이상을 모으며 ‘햄스터판 직장인 드라마’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짧고 임팩트 있는 숏폼 영상 속에서 “팀장 얼굴”이라며 피자 도우를 치거나, 회사 옥상에서 울부짖는 장면은 직장인의 공감대를 정확히 겨냥했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은 ‘불쾌한 골짜기’ 없이 자연스럽게 구현돼 시청자 피로도를 낮추고 재미를 더했다.

게임 속 AI 대화의 진화
게임 업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닌텐도의 대표작 ‘동물의 숲’은 대규모 언어 모델을 활용해 NPC와 실시간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모드가 공개됐다. AI가 캐릭터의 성격과 맥락에 맞는 대사를 생성해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졌으며, 주민들이 시사 뉴스를 언급하거나 현실적인 불만을 토로하는 모습도 구현됐다.
이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현실과 상호작용하는 게임 경험으로 진화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AI 동물 캐릭터는 초상권 부담 없는 친근한 매력, 제작 효율성, 공감형 스토리텔링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광고, 유튜브, 게임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단순한 귀여움을 넘어, 소비자와 브랜드를 연결하는 핵심 매개체로 자리 잡으며 콘텐츠 산업 전반의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
AI 동물 캐릭터의 등장은 일시적 유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산업 변화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기업에게는 합리적인 비용 구조와 안전성을, 소비자에게는 웃음과 공감을 제공하며, 앞으로 마케팅과 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