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된 망원경 6
그 순간, 우주가 흔들리며 모든 장면들이 하나로 모였다.
시간의 노인, 빛의 여왕, 그림자 괴물, 지식의 나무.
그들은 모두 원형의 빛 속에서 하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노인은 시계를 들어 보이며 미소 지었고, 여왕은 날개를 접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괴물은 붉은 눈빛을 잔잔히 빛냈고, 나무는 잎사귀를 흔들며 부드럽게 노래하듯 속삭였다.
하진은 그제야 알았다.
이 모든 존재는 사실 외부의 타인이 아니라, 자신 안에 살아 있던 모습들이었다는 것을.
“우주의 주인은 멀리 있지 않았어. 바로 스스로 묻고, 느끼고, 찾아가는 나 자신이었어.”
그는 떨리는 숨을 내쉬며, 새롭게 태어난 듯 눈을 감았다.
하진은 눈앞의 존재들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모두 다 내 안에 있었던 거구나.”
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 시간은 네 안에 흐르고 있지.”
빛의 여왕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빛도, 어둠도, 네 마음속에 공존하지.”
하진은 눈을 감고 깊은 숨을 내쉬었다.
“우주의 주인은 정해진 누군가가 아니야. 스스로 묻고, 느끼고, 찾아가는 사람. 그게 바로 나였어.”
별빛 문이 다시 열리며, 존재들은 하나둘 빛 속으로 사라졌다. 하진은 부드러운 바람에 밀려 현실 세계로 돌아왔다.
눈을 뜨자, 그는 다시 아빠의 망원경 앞에 앉아 있었다.
“다시 여기구나.”
망원경을 어루만지며 그는 속삭였다.
“우주의 주인이 누구냐고? 아마 지금 이 순간, ‘왜?’라고 묻는 우리 모두 아닐까.”
그 말은 밤하늘에 흩어져, 별빛에 스며드는 듯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