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은 아이를 낳아 기르는 가정에 보조금을 주는 데 집중해 왔다. 예를들면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경제활동을 제고하기 위해 육아휴직급여를 지급한다거나, 임산부들이 각종 임신지원서비스를 한 번에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도와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거나, 건강한 출산 지원을 위해 교통약자인 임산부에게 이동 편의를 제공한다거나, 출산 전후에 유급 휴가를 준다거나, 배우자 출산휴가를 사용한 남성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원함으로써 남성의 육아참여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었다.
또 난임부부에게 인공수정 시술비를 지원한다거나, 저소득층 및 일부 중산층에게 임신과 출산에 관련된 의료비 부담비용을 지원하여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다거나, 출산 후 받을 수 있는 각종 출산지원 서비스를 한 번에 통합신청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여 출산지원 서비스를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이런 출산장려정책에 쏟아부은 정부의 출산장려정책 예산은 자그마치 300조 원에 육박한단다. 하지만 그런 천문학적 거금을 쏟아붓고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인 0.75명이라고 한다.
이런 현실에서 보듯 그동안의 출산장려정책은 출산율이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내려가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면 출산장려정책에 30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거금을 쏟아붓고도 왜 출산율은 오히려 내려가는 것일까? 그 해답은 너무도 간단명료하다. 출산장려정책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전염병이 돌면 어떻게 해야 피해를 최대한 빨리 막을 수 있을까?
첫째는 당장 전염병에 노출된 환자를 치료해야할 것이고,
둘째는 전염병의 원인을 찾아내어 그 원인을 제거해야 할 것이다.
이는 옛날부터 한 번도 달라진 일이 없는 상식적 처방이기도 하다. 출산정책도 당연히 이런 두 가지를 동시에 실시해야 할 것이다. 즉, 당장 한 명이라도 더 낳을 수 있도록 하는 지원정책을 마련하는 한편 출산하기 좋은 기본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출산하기 좋은 환경은 무엇일까? 바로 경제적 생활을 보장해 주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듯 경제적 생활이 보장되면 출산은 저절로 늘어날 것이다. 반면 살기기 힘들어지면 아무리 “낳아라 낳아라” 해도 낳기 힘들 것이다. 이는 농업용수가 부족한데 빨리 모를 심으라 하는 것과도 같다. 비가 충분히 내리면 농부는 모를 심지 말라고 해도 모를 심을 것이다. 경제적 수입이 부족하여 신혼부부 내외가 살기마저 팍팍하면 출산 정책은 백약이 무효일 것이다. 이는 물 없는 천수답에 이웃사람들이 물동이로 한두 차례 물을 퍼날라 준다고 하더라도 모를 심을 수 없는 이치와도 동일하다.
정부가 그동안 쏟아부은 출산장려정책은 물없는 천수답에 한두 동이 물을 날라다 주는 미봉책에 불과했다. 위에 열거한 현재까지의 출산정책 중 젊은이들이 자기 벌어 자기 먹는데 지장없을 만한 일자리를 보장하는 쏟아부은 예산은 단돈 1원도 없다. 오직 난임시술비, 임산부 건강유지 보조비, 영유아 보육비, 등등 뿐이다.
이런 출산정책은 밑빠진 독에 물붓는 정책일뿐이다. 봄이 오면 누가 심지 않아도 저절로 싹이 트고 꽃이 피듯 결혼 적령기가 되면 저절로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기르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 환경은 바로 자기 벌어 자기 먹도록 일자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한두 동이 물을 퍼부어 모를 심을 수는 없듯 한두 가지 보조금으로는 결코 출산이 늘어날 리 없다.
지금까지 아무런 효과없이 쏟아부었던 출산미봉책 예산 300조원으로 공장을 짓고 일자리를 만들었다면 오히려 나라 좋고, 청년 좋고, 출산율 높아지는 1석3조의 효과가 생겼을 것이다.
목말라 숨넘어가는 자에게 당장 한모금의 물을 주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미봉책일 뿐이다. 당연히 우물을 파서 계속 충분한 물을 마시게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젊은이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보장하면 절로 결혼하고 출산하게 될 것이므로 출산장려정책은 필요없어질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출산장려정책이 필요없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출산정책이다.
-손 영일 컬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