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개의 세계적 항공사에 객실승무원으로 20여년간 근무하면서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는 “서비스에도 기술이 필요하다”였습니다.
미소 짓는 법, 상황에 따라 인사하는 법, 고객에게 무엇을 제공할 때의 자연스러운 손의 위치, 방향이나 사물을 가리키거나 안내하는 손짓, 일정한 톤으로 안내하는 말투 등등. 분명 서비스에는 일정한 기술적 요소가 있습니다. 서비스 매뉴얼이 그것들을 적어 두고 있고 객실승무원으로 채용된 후 훈련과정 초반에 꽤나 많은 시간을 들여 그 부분을 배웁니다. ‘체화’될 때까지 말이지요.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저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객이 진짜로 기억하는 것은 ‘훈련된 기술’이 아니라 ‘태도’라는 것입니다.
뉴욕-서울구간 장거리 비행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이 구간에는 비즈니스를 위해 탑승하는 일정이 타이트한 승객이 많습니다. 그들은 체류시간동안 최대한 많은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항공편에서 잠을 자고 바로 출근을 하는 강행군을 하는 승객들입니다. 자정 무렵의 늦은 시각 뉴욕 공항에서 이륙을 앞두고 승객들은 탑승 중이었고, 승무원들은 탑승인사를 하며 웰컴드링크, 물수건 등의 지상서비스를 제공 중이었습니다. 유독 초췌한 얼굴빛의 그 승객을 탑승때부터 눈여겨보았습니다. 피곤이 겹친듯한 그 승객이 지상서비스를 제공하는 저에게 거칠게 말을 던졌습니다. 정해진 멘트를 반복하며 준비된 기내 아이템을 제공하면 그만이었지만, 저는 잠시 멈추고 그분의, 너무나 피곤해서 그냥 빨리 쉬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는 표정을 읽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바쁜 일정에 많이 피곤하셨죠. 빨리 쉬실 수 있게 해 드리겠습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특별히 뛰어난 기술을 사용한 것도 아니었고, 대단한 서비스를 제공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그 승객의 상황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보였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 짧은 순간, 고객의 얼굴은 조금 누그러졌고,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저는 이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이 있습니다. 서비스는 결국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라는 것을 말입니다. 아무리 완벽하게 훈련된 동작도 ‘고객을 대하는 마음’이 빠져 있다면 공허하게 느껴집니다. 반대로 작은 실수가 있더라도, 태도가 진심이라면 고객은 그 진심을 알아차립니다.
CS를 고민하는 모든 분들께 전하고 싶습니다. CS의 시작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 Attitude입니다. 태도가 철학을 만들고, 그 철학이 고객에게 전해질 때 비로소 서비스는 살아나게 됩니다. 바로 이 때 고객은 감동을, CS를 제공하는 우리는 자부심이라는 선물을 덤으로 받게 됩니다.
필자 소개
필자는 Blue Indigo교육디자인 대표로서 서비스교육, CS, 이미지메이킹 전문강사이자, 배움을 넘어 빛나는 성장을 만드는 교육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중동항공사와 국내항공사 부사무장, 객실 훈련팀 교관 및 서비스 강사를 역임한 필자는 고객 서비스(CS)를 단순한 친절이나 기술적 스킬로 보는 관점에서 사람을 이해하는 태도와 철학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한국CS경영신문의 [사람을 이해하는 서비스: 하늘에서 배운 12가지 철학]라는 칼럼코너를 통해 CS의 본질은 사람을 이해하는 태도이며, 그 철학은 어떤 업종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줄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