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칼럼: 리더가 사라진 회사, 정말 더 잘 돌아갈까? 자율경영의 역설]

자율의 시대, 리더는 정말 필요 없을까?

자율경영의 탄생 배경과 확산의 논리

책임의 분산과 의사결정의 혼돈

 

 

자율의 시대, 리더는 정말 필요 없을까?

 

“회사는 리더 없이 돌아갈 수 있을까?”

이 질문은 한때 비현실적인 상상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전 세계 곳곳에서 실제로 리더 없는 조직이 운영되고 있다. 네덜란드의‘뷰르츠호르흐(Buurtzorg)’는 간호사들이 팀 단위로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구조로, 관리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의‘자포스(Zappos)’는‘홀라크라시(holacracy)’를 도입해 직함이 사라졌고, 일본의‘무인양품’ 역시 수평적 조직문화로 유명하다.

이들 기업은 공통적으로‘신뢰’와‘자율’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 직원 개개인이 스스로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협업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낸다. 겉보기엔 이상적인 그림이다. 그러나‘리더 없는 조직’이 진정으로 효율적인가에 대한 답은 단순하지 않다. 자율이 곧 무질서로 흐르지 않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질서, 즉‘구조화된 자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율경영의 탄생 배경과 확산의 논리

 

자율경영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2000년대 중반 이후다.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되고, 창의성과 민첩성이 경쟁력의 핵심이 되면서 전통적 위계조직의 한계가 드러났다. 상명하달식 구조에서는 혁신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고, 구성원들은 수동적‘지시 수행자’로 남는다.

이에 등장한 개념이 바로‘자율경영(Self-management)’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넷플릭스의‘자율과 책임 문화’가 있다. 넷플릭스는 직원들에게 무제한 휴가를 제공하고, 승인 절차 없이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허용한다. 단, 그 결정의 결과에 대한‘책임’은 온전히 개인이 진다. 이처럼 자율경영은 리더십의 부재가 아니라리더십의 분산(distributed leadership)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한국에서도IT 스타트업,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사회적 기업 등에서 이러한 실험이 확산되고 있다. “조직의 유연성, 구성원의 주도성, 빠른 피드백 구조”를 위해 기존 리더 중심 문화를 과감히 허무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동시에 조직문화의 성숙도를 시험대에 올려놓는다.

 

 

신뢰와 창의성의 폭발

 

리더 없는 조직의 가장 큰 장점은 ‘신뢰’가 조직의 중심 가치로 자리 잡는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조직에서는 명령과 통제의 구조가 지배하지만, 자율경영은 그 반대편에 선다. 구성원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서로의 일을 존중하며 협력한다. 이런 환경은 자연스럽게‘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을 형성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촉진한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자율성이 높은 조직의 혁신 생산성은 그렇지 않은 조직보다 31% 높게 나타났다.구글 또한‘프로젝트 아리스토텔레스(Project Aristotle)’ 연구를 통해 심리적 안전감이 팀 성과의 핵심 요인임을 밝혀냈다.

자율은 또한 구성원의 몰입을 높인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내가 선택한 일”이라는 인식은 동기를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이직률을 낮춘다. 뷰르츠호르흐의 경우 관리비 절감과 동시에 직원 만족도가9.1점(10점 만점)을 기록했다. 리더의 지시가 아닌‘내적 동기’가 조직을 움직이는 힘이 되는 것이다.

 

 

책임의 분산과 의사결정의 혼돈

 

하지만 자율경영에는 분명한 그늘도 존재한다.

리더가 없다는 것은 곧 명확한‘책임 주체’가 사라질 위험을 의미한다. 모든 사람이 의사결정에 참여하지만, 결과에 대한 책임은 흐려지기 쉽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는 결정이 지연되거나, 누가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 모호해진다.

자포스의‘홀라크라시’ 도입 초기에 이 같은 문제가 두드러졌다. 권한이 분산된 만큼 회의가 늘어나고, 의사결정 절차가 복잡해졌다. 2016년 자포스의 직원18%가 회사를 떠났다는 사실은 자율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또한 모든 구성원이 자기 주도적일 것이라는 가정은 현실과 다르다.

모든 사람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구성원은 방향을 잃거나, ‘누군가 이끌어주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한다. 결국 자율경영의 성패는‘리더의 부재’가 아니라‘리더십의 성숙도’에 달려 있다. 리더 없는 조직이 아니라, 모두가 리더인 조직이 되어야만 한다.

 

 

자율의 진짜 의미

 

리더 없는 조직의 실험은 단순한 구조 개편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신뢰’에 대한 선언이다.

‘통제’보다‘신뢰’를, ‘지시’보다‘대화’를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이 실험이 성공하려면, 자유와 책임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 자율은 방임이 아니며, 신뢰는 성과의 대체재가 아니다.

리더 없는 조직은 결국 리더십을 조직 전체로 확장한 형태다.

누군가 명령하지 않아도, 모두가 스스로의 리더가 되는 문화. 이것이 진정한 자율경영의 완성형이다.

자율의 시대, 우리는 이제 묻는다.

“리더가 필요 없는 조직이 아니라, 리더십이 모두에게 필요한 조직” — 그것이 바로 리더 없는 조직의 역설이다.

 

 

 

행동 제안

당신의 조직이 자율경영을 고민하고 있다면, 먼저 다음 세 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1우리는 구성원을 신뢰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2책임의 경계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3자율이‘방임’이 되지 않도록 하는 문화적 장치는 있는가?

이 질문에서 출발한 성찰이 진정한 자율경영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작성 2025.11.09 06:08 수정 2025.11.09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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