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구 박사(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편자는, 전 총신대학교와 대신대학원대학교의 총장 및 교수로 수년 동안 봉직하였다. 1985년 “한국칼빈주의연구원”과 “한국칼빈박물관”을 설립 현재 운영 중이다. 그는 신학자이면서 특히 한국의 대표적인 칼빈주의학자이며 120여 편의 논문 및 50여권의 책을 쓴 저술가이다.
일찍이 편자는 수많은 교회의 역사적 자료들을 찾아내고 수집하고 자료화해서 보관해 온 것들을 근거로 수많은 책을 낸바 있다.
본 서에 실린 시편들 역시 편자가 오랫동안 직접 발품을 팔아 수집 보관 해 온 박형룡의 설교, 기행문, 편지, 등 직접 발견한 육필 원고들을 정리 한 것들이다.
그러한 면에서 본서 역시 단순한 한권의 책이 아니라 한국교회사에 또 하나의 획을 긋는 귀한 자료가 아닌가 한다.
박형룡은 한국교회의 정통 보수 신학의 대표주자였다. 그는 1930년 평양신학교 교수를 시작으로 만주 봉천 신학교를 거쳐 현 총신대학교의 전신인 총회신학교에서 교장을 역임하였으며 교수로 교의학을 강의하였다. 그의 후학들에 의해서 1976년 “박형룡박사 저작 전집” 23권이 출판되었다. 이렇듯 그는 교의신학자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박형룡의 신학 논문이나 설교 등 그의 신학에 관한 것들은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의 시문학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상상도 못하고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하였다. 일찍이 그의 저작전집에서 밝혀진 바는 있지만 여전히 무심함으로의 관심 밖의 것이었다.
그런 관점에서 금번 『시인, 박형룡』 의 출판은 한국교회사에 또 하나의 중요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흔히들 교의신학은 딱딱한 것이라 여긴다. 따라서 교의신학자 역시 머리만 뜨겁고 가슴은 차갑다고 오해한다.
이에 편자는 금번 책을 통해서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특히 박형룡의 열정적인 영성과 더불어 감성으로의 뜨거운 가슴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교의신학자 못지않게 시성을 풍성하게 가진 문학도였음을 보여준다.
이를 위해 편자는 박형룡의 시 87편을 찾아 한 권의 책으로 엮음으로 신학자가 아닌 시인으로서의 박형룡을 조명하고 있다.
그렇게 편자는 독자들로 하여금 박형룡의 내면에 숨겨져 있는 깊은 영성과 감성을 교감하며 다시 한 번 그를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본서에 소개된 시편들은 시인이 설교 시에 사용한 자작시 혹은 번역시 들이다. 또한 평소 여행에서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시화 한 시편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오래 된 것들이다. 그러므로 시인의 육필 원고들에는 한문이나 이북 방언 등 고어들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어 현대인들은 읽기나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에 금번 편자는 현대어로 쉽게 해석하여 풀이해 적었기에 이해가 한결 쉽게 다가갈 수가 있다. 독자들을 향한 편자의 배려가 돋보인다.
또한, 매 시편들마다 아래 부분에 “해설”이라는 표제를 붙이고 있다.
그 시를 쓰게 된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나 시를 쓰게 된 목적이나 이유 등 시를 쓸 때의 상황에 대한 스토리들을 사진과 함께 실어 박형룡의 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해설이다. 다시 말하면 박형룡의 시를 통해 전해지는 한국교회 역사의 숨은 한 장면들을 알게 되는 교회사적인 가치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므로 당시의 시대적 역사적 상황뿐만 아니라 시인의 마음까지를 헤아리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아쉬운 것이 하나 있다. 여기서의 해설은 시에 대한 해설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로 볼 때 본서는 박형룡의 “시인”이라는데 방점이 있는 것이라기보다 “인간 박형룡”에 방점이 있는 것 같다. 다시 말하면 박형룡의 시에 대한 이야기이기보다 시를 통한 박형룡의 신앙과 삶의 또 다른 한 면을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 이 책에서의 해설은 시에 대한 해설이 아닌 역사적 근거가 있는 해설인지라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엮은이는 자신을 “편자”라고 하였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굳이 “편자”가 아니라 “저자”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라 여겨진다.
무엇보다 이런 박형룡의 모습들은 현대 목회자들에게 귀감이 된다.
역설적이게도 목회를 열심히 하니까 영성이 사라져 간다. 믿음 믿음 하다보니까 감성은 메말라 간다. 반대로 문학을 한다는 그리스도인들은 또 다른 문제들이 있다. 곧 영성의 문제이다. 기독 문인으로서의 깊은 영성이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박형룡은 교의 신학자이면서 풍부한 영성과 감성의 소유자였다.
그의 시편들은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신앙과 신학으로의 영성으로 접근하고 그런 정신이 녹아져 있다. 아마도 편자 역시 독자들로 하여금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었을까?
이렇듯 『시인, 박형룡』은 교의신학자 박형룡의 차가운 이미지가 아닌 시인으로서의 따뜻한 성품으로의 문학적 감성을 가진 자라는 사실이 조명된 것이 귀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금번 정성구의 『시인, 박형룡』은 신학자 목회자들은 물론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신앙과 삶에 아름다운 귀감이 되는 귀한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