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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칼럼] 55화 다락방 숨바꼭질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추억은 때로 잔인할 만큼 따뜻하다

“그때의 너, 참 잘 놀았고, 참 따뜻했어.”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Unsplash]

 

잊고 있던 기억을 불러낸 한 편의 글

며칠 전, 블로그 이웃 ‘12월의별’님의 글을 읽었다. 제목은 ‘숨바꼭질’.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마음이 묵직해졌다. 글 속 이야기가 이상할 만큼 내 어린 시절과 겹쳐졌기 때문이다. 짧은 몇 줄의 글이었지만, 그 안에는 잊고 있던 내 기억이 조용히 불려 나왔다.

 

내가 자라온 곳은 지금의 신도시 동탄이 아니라, 논밭이 많고 사람 냄새가 가득했던 작은 시골 마을이었다. 이웃의 안부가 곧 소식이었고, 서로의 형편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통하던 시절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동생과 하루 종일 뛰어다녔다. 해가 질 때까지 함께 놀았고, 숨바꼭질은 우리의 가장 즐거운 놀이였다.

 

가족의 시간, 다락방의 온도

우리 집에는 작은 다락방이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쓰던 방 위로 난 좁은 문 하나. 그 다락방은 우리 가족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공간이었다. 어린 시절의 장난감, 아버지의 오래된 물건, 어머니의 소품들까지, 그 안에는 ‘우리 집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다락방에서 나는 동생과 자주 숨바꼭질을 했다. 내가 다락으로 올라가 숨으면, 동생은 들뜬 목소리로 외쳤다. “형, 어디 있어?” 문이 삐걱 열리고, 동생의 얼굴이 나타나면 우리는 그 자리에서 깔깔 웃었다. 아무 이유 없이 행복했던 시간. 그때는 그 순간들이 얼마나 귀한지 몰랐다.

 

추억은 때로 잔인할 만큼 따뜻하다

시간이 흘러 동생이 세상을 떠난 뒤, 그 다락방은 내게 가장 무거운 공간이 되었다. 문을 여는 것조차 망설여졌다. 그 안에는 여전히 우리가 함께 웃던 숨결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추억은 따뜻하지만, 너무 따뜻해서 다가가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 온도는 잔인할 만큼 생생하다.

 

며칠 전 ‘12월의별’님의 글을 읽으며, 나는 오랫동안 닫아 두었던 마음의 다락방을 다시 열었다. 짧은 글 한 편이 잊고 있던 감정을 불러냈고, 오래된 기억들이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그때 TV에서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싱어게인4’에서 26호와 70호 가수가 부른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아…”

 

그 음성이 집 안을 가득 채우는 순간, 마음 한구석이 출렁였다. 눈가가 젖어 있었다. 어쩌면 그 노래를 통해, 그 시절의 나와 동생이 다시 손을 흔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기억의 온도를 품으며

사람은 살아가며 수많은 기억을 품고 산다. 어떤 기억은 오래도록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어떤 기억은 시간이 흘러도 쉽게 아물지 않는다. 다락방 속 기억은 후자의 그것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 기억은 지금의 나를 지탱하는 조용한 힘이기도 했다.

 

추억은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의 나를 만드는 또 다른 시간이다. 그 시절의 웃음과 그리움이 지금의 내가 글을 쓰는 이유가 되었고, 삶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의 뿌리가 되었다.

 

함께 생각해볼 질문
기억은 잊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시 살아가기 위해 돌아보는 것인지도 모른다. 때로는 아픈 추억조차 우리를 단단하게 만든다. 나는 지금 내 마음 속 다락방을 얼마나 자주 열어보고 있는가?

 

오늘의 글은 특별한 교훈도, 결론도 없다.
그저 내 안의 오래된 상자를 조용히 열어본 기록이다. 다락방의 문은 여전히 닫혀 있지만, 마음의 다락방은 언제든 열 수 있다. 그 안에는 여전히 어린 시절의 웃음과 동생의 숨결이 함께 살아 있다. 그 기억들은 내 삶의 일부로 남아, 오늘도 조용히 말을 건다.


“그때의 너, 참 잘 놀았고, 참 따뜻했어.”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5.11.18 20:37 수정 2025.11.1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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