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칼럼] 56화 박미선 씨의 감사, 나의 감사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겨울에 아픈 것도 감사하고, 여름에 시원하게 치료받은 것도 감사해요."

감사는 상황을 바꾸지 못해도 마음의 방향을 바꾼다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Unsplash]

 

텔레비전 속 한 문장, 마음에 머물다

지난주, 블로그 이웃들의 댓글에 답글을 달고 있던 때였다. TV에서는 ‘유 퀴즈 온 더 블록’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게스트는 방송인 박미선 씨였다. 올 초, 아무런 예고 없이 방송계를 떠났던 이유가 유방암 진단이었다는 사실을 그날 처음 알았다. 

 

유재석 씨와 조세호 씨가 조심스레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동안, 자연스럽게 시선이 화면으로 향했다. 그녀는 담담했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수술, 항암, 치료, 회복의 과정. 그 모든 시간을 관통하는 단어는 하나였다. 감사. 그녀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겨울에 아픈 것도 감사하고, 여름에 시원하게 치료받은 것도 감사해요. 그리고 나를 위해 모르는 사람들도 함께 기도해주는 것이 너무 감사해요. 모든 것이 감사해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건 단순한 긍정이 아니었다. 삶을 통과하며 만들어진, 깊은 결론이었다. ‘감사’라는 단어가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순간, 그것은 위로이자 신념처럼 들렸다.

 

모르는 사람들의 기도, 그리고 나의 위로

그 말을 듣는 순간, 문득 지난 주말이 떠올랐다. 갑작스러운 가족사로 인해 며칠 동안 블로그 글을 올리지 못했던 시간이었다. 그 사이, 평소 글을 읽어주던 이웃들이 댓글로 마음을 전해왔다.

 

“요즘 아침 글이 없어서 걱정했어요.”
“혹시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무사히 돌아오시길 기도할게요.”

 

이웃이지만, 이름보다 마음이 먼저 다가오는 사람들. 그들의 말 한마디가 내 마음을 따뜻하게 감쌌다. “아, 나를 이렇게 걱정해주는 분들이 있었구나.”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먹먹했다.

 

박미선 씨가 말했던 ‘모르는 사람들의 기도’가 떠올랐다. 내가 보이지 않던 시간에도 누군가가 나를 향해 마음을 보내고 있었다. 그건 정말 놀라울 만큼 큰 선물이었고, 진심으로 감사한 일이었다.

 

감사는 상황이 아니라 태도다

그날 이후 나는 나 자신에게 물었다. “나는 지금 무엇에 감사하고 있는가?” 감사는 언제나 특별한 사건에서 오는 것이 아니었다. 아침마다 내 글을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가족이 서로를 지켜내고 있다는 것, 작은 일상 속에서도 누군가와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것이 이미 감사의 이유였다.

 

감사는 조건이 아니라 태도였다. 무엇을 보며 살아가느냐에 따라, 삶의 색이 달라진다. 결국 감사는 ‘상황이 주는 감정’이 아니라 ‘내가 선택하는 마음의 방향’이었다.

 

오늘의 다짐, 그리고 또 하나의 감사

요즘은 하루를 마무리할 때, 조용히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해본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받을 수 있어 감사하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살아갈 수 있어 감사하며, 이 글을 읽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도 감사하다.

 

박미선 씨의 이야기는 결국 내게 이렇게 남았다. “감사는 삶을 다시 살게 만드는 힘이다.” 그녀가 겨울의 고통도, 여름의 치료도, 타인의 기도도 감사로 품어냈듯 나 역시 지금의 일상 속에서 매일 한 번 더 감사의 문장을 써 내려가고 싶다.

 

감사는 상황을 바꾸지 못해도 마음의 방향을 바꾼다.
감사한다는 말은 습관이 아니라 선택이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그 ‘선택’을 의식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그 방향이 달라지면, 삶은 조금씩 따뜻해진다. 오늘도 나는 조용히 마음속에서 한 문장을 되뇐다. 그 말 한마디가 내 하루를 다시 시작하게 만든다.

 

“감사합니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5.11.18 20:45 수정 2025.11.1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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