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지역 초등학생 가운데 글자를 읽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읽기 부진·난독 의심’ 사례가 올해 큰 폭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청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도내 초등학생 중 난독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 인원은 1천8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2% 이상 늘어난 수치다. 2023년 이후 3년 연속 증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학교 현장에서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난독 의심 여부는 단순한 읽기 속도 저하나 실수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지능 발달에는 문제가 없지만 철자 체계의 분석과 음운 처리에 어려움이 나타나 글자를 정확히 식별하거나 단어를 유창하게 읽는 데 지속적인 곤란을 겪는 경우를 말한다.
경기도교육청은 이 같은 특성을 감안해 담임 교사가 수업 중 읽기 행동을 관찰하고, 체크리스트와 학습 저해 요인 진단 결과 등을 종합해 다단계로 판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집단부터 면밀한 관찰이 이뤄지지만, 저위험군이라도 검사 결과에서 특정 패턴이 확인되면 난독 의심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이는 조기 개입을 통해 학습 결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교육청은 난독 의심 학생 증가의 배경으로 디지털 기기 노출 확산을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초등 저학년부터 스마트폰·태블릿 등 정보기술 기기에 장시간 노출되는 환경이 읽기 발달의 핵심 단계인 음운 인식과 주의 조절을 방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러 교사들도 기기 사용량이 많은 학생일수록 글자 해독 속도와 집중 지속 시간이 떨어지는 양상이 자주 관찰된다고 말한다.
코로나19 시기 원격수업 장기화가 남긴 학습 공백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교육계는 보고 있다. 학교에서는 대면 읽기 지도 기회가 줄어들었고, 가정에서는 학습 환경의 격차가 확대되면서 조기 진단 시점을 놓치는 경우도 많았다는 분석이다. 다만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몇 년간 난독 의심 학생 발굴 방식을 강화한 점도 증가 원인의 일부로 해석했다. 실제로 판정 절차를 정교화하고, 교사 연수를 확대하면서 기존에 드러나지 않았던 학생까지 발견되는 사례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교육청은 올해 92개의 전문기관을 지정해 심층 진단과 맞춤형 지도를 제공하고 있다. 기관에서는 난독 특성을 세부적으로 분석하고, 음운 인식 훈련·철자 구조 이해·읽기 속도 조절 등 학생별 필요에 맞춘 개별 학습을 진행한다. 학부모 상담과 읽기 전략 안내자료 제공 등 가정 연계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내년에는 지원 범위를 더욱 확장한다. 특히 현장에서 요구가 컸던 ‘찾아가는 난독 교실’을 처음 운영해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지역 간 지원 편차를 줄이고 이동이 어려운 학생의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학교 방문형 프로그램으로 운영돼, 교사가 확인한 의심 학생을 현장에서 바로 진단·지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난독 의심 학생 증가는 개인 문제에 그치지 않고 지역 교육 환경과 학습 구조의 변화를 반영한 신호다. 조기 발굴과 개별 지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만큼, 교육기관과 가정 모두의 협력이 요구된다. 경기도교육청의 강화된 지원 체계는 학생들의 읽기 발달 기반을 갖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