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칼럼] AI보다 무서운 키오스크, 노년층의 디지털 격차는 어디서 시작됐나

키오스크 앞에서 멈춘 세대

기술보다 빠른 변화, 교육보다 느린 적응

기술의 진화가 아닌 ‘사람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

  1.  

 

 

키오스크 앞에서 멈춘 세대

 

“AI는 잘 모르겠지만, 주문 하나도 어렵다.”
이 한마디는 지금의 디지털 사회가 놓치고 있는 불편한 현실을 보여준다. 자율주행, 챗봇, 인공지능이 생활 깊숙이 들어왔지만, 노년층에게는 ‘키오스크’ 하나가 넘기 힘든 벽이다.

편리함을 위해 도입된 기술이 불편함의 상징으로 변할 때, 그것은 더 이상 ‘진보’가 아니다. 패스트푸드점, 병원, 은행 어디서든 마주치는 무인 시스템은 이제 표준이 됐지만, 그 전제는 ‘디지털 문해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스마트폰 사용조차 서툰 노년층에게 키오스크의 첫 화면은 낯선 암호처럼 느껴진다. 기술은 발전했지만, 그 속도는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기술보다 빠른 변화, 교육보다 느린 적응

 

코로나19 이후 사회 전반의 ‘디지털화’는 가속페달을 밟았다. 인력을 줄이고 시스템을 자동화하는 것이 효율의 척도가 됐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사람’은 얼마나 고려됐을까?

정부는 디지털 배움터, 고령층 스마트폰 교실 등 다양한 교육사업을 추진했지만, 실제 참여자의 60% 이상이 “기초 단계에서도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배움’이 아니라 ‘적응’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키오스크는 한 번 배우면 끝나는 기술이 아니다. 상황별, 매장별로 다르기 때문에 반복 훈련이 필요하다.

AI를 이해하기 전에, 노년층에게는 ‘버튼 하나 누르는 연습’이 절실하다. 이는 단순한 기술 교육이 아니라, 사회적 생존을 위한 기본권에 가깝다.

 

 

디지털 포용의 맹점: ‘배움’이 아닌 ‘배제’의 구조

 

“그냥 직원이 있으면 좋겠어요.”
노년층의 이 짧은 말에는 기술로부터 소외된 세대의 불안이 담겨 있다. 디지털 포용이라는 말이 정책 구호로는 존재하지만, 실제 현장은 여전히 ‘배제’에 가깝다.

대형 화면에 작게 표시된 글씨, 복잡한 메뉴 구조, 감각이 둔해진 손끝에 반응하지 않는 터치 패드—이 모든 것이 키오스크를 ‘기술의 벽’으로 만든다. 여기에 ‘뒤에 줄이 길게 서 있으면 미안하다’는 사회적 시선이 더해져, 시도조차 포기하게 만든다.

문제는 기술의 친절함이 아니라, 설계의 관점이다. 시스템이 젊은 세대의 편의를 중심으로 만들어질수록, 노년층은 점점 더 사회의 외곽으로 밀려난다. 기술 격차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존엄의 문제다.

 

 

기술의 진화가 아닌 ‘사람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

 

기술의 진정한 발전은 인간을 중심에 둘 때 완성된다. 노년층의 키오스크 사용 불편을 해결하려면, 단순한 ‘사용법 교육’이 아니라 ‘디자인의 철학’이 달라져야 한다.

글자 크기를 키우고, 음성 안내를 강화하며, 단계를 최소화하는 것만으로도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다. 또 기업과 정부는 기술의 효율성만큼 ‘사회적 접근성’을 평가 지표로 삼아야 한다. 기술이 인간을 소외시키지 않게 만드는 것, 그것이 진짜 ‘디지털 윤리’다.

AI를 이야기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모든 세대가 같은 기술의 혜택을 받고 있는가?”
그 대답이 ‘아니오’라면, 기술의 진보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생각을 자극하는 결론

 

AI가 세상을 바꾸는 시대, 진짜 변화는 ‘사람이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달려 있다. 기술의 속도가 인간의 속도를 앞질러서는 안 된다. 노년층의 디지털 불편은 단지 한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포용성과 윤리를 비추는 거울이다.

우리 사회가 진정한 디지털 강국으로 가려면, 버튼 하나 누르는 용기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작성 2025.11.21 20:46 수정 2025.11.2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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