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로 만든 실용 어류도감의 조상 1

자산어보의혁신성

대학자를 도와준 평범한 사람


천만 영화 <왕의 남자>의 감독이자 <동주>를 통해 역사 속 인물의 삶을 의미 있게 묘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난 이준익 감독이 신작을 냈다. 이번에는 정약전과 그가 남긴 해양생물 분류서 <자산어보>를 다룬다. 이준익 감독은 왜 <자산어보>와 정약전을 다루게 됐을까? 그 의도는 영화를 봐야 자세히 알 수 있겠지만 <자산어보>는 매우 독특한 저술로 현대에도 그 가치가 빛나는 책이다.

 

먼저 정약전이 왜 <자산어보>를 쓰게 됐는지부터 살펴보자. 잘 알다시피 정약전은 조선 최고의 유학자이자 실학자 정약용의 형이다. 정약전은 정조 때 문과에 급제해 관직을 수행했다. 그러다가 정조 승하 후 순조 시절 천주교 탄압 사건인 신유박해와 그 여파로 외세의 군대를 끌어들여 천주교 박해를 막으려 했던 황사영 백서 사건에 연루돼 흑산도로 유배를 갔다. 정약전은 엄청난 인생의 시련을 서당을 열어 아이들을 가르치며 견뎠으나 흑산도 섬 사람들과 백성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때 흑산도에는 어족이 엄청나게 많으나 그 이름이 알려져 있는 것은 매우 적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정약전의 말을 들어보자.

 

흑산도 해중에는 어족이 극히 많으나 이름이 알려져 있는 것은 적어 박물자(博物者)가 마땅히 살펴야 할 바이다. 내가 섬사람들을 널리 심방하였다. 어보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사람들이 제각기 다른 말을 하기 때문에 이를 좇을 수가 없었다.”

 

독창적 분류체계를 마련하다, 자산어보의 혁신성

 

사실 조선에 해양생물을 분류하는 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어류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1425년 하연(河演)이 편찬한 <경상도지리지> 토산부에도 물고기 25종의 이름과 산지가 기록돼 있다. 그러나 <자산어보는> 흑산도 인근에 사는 바다생물 총 227종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게다가 단지 이름과 생김새만 적혀 있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의 특징과 습성, 쓰임새, 맛까지 아주 자세하게 실험하고 관찰하여 기록해 놓았다.

 

자산어보는 총 3권으로 구성돼 있으며 제1권은 인류, 2권 무인류 및 개류, 3권은 잡류로 해양생물을 분류했다. 인류는 비늘이 있는 어류, 무인류는 비늘이 없는 어류, 개류는 등껍질이 딱딱한 어류, 잡류는 기타 어류와 해조류이다. 근대 동식물 분류법과는 다르지만 동식물 분류법이 확립돼 있지 않았던 그 당시에 자신만의 체계로 어류를 분류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과학적 성취라 할 수 있다.

 

사진 1. 정약전의 초상과 <자산어보>

 

정약전은 <자산어보>를 쓰면서 중국의 문헌을 참고하고 때로 인용까지 하나 결코 문헌에만 의지하지 않았다. 실제로 물고기를 해부하고, 흑산도 어부들의 증언을 모아 어류에 대한 정보를 매우 상세히 서술했다. 예를 들어 <자산어보>에는 상어가 18종류가 분류돼 있고 그 생태까지도 매우 자세히 기록돼 있다. “암상어의 몸 안에는 2개의 태보가 있고, 거기에서 알이 생기는데 부화된 알은 어미의 태보 안에서 새끼 상태로 6개월에서 1년 정도 머문다.”처럼 상어의 체내 구조를 서술한 대목은 실제로 해부와 관찰이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자산어보>에 기록된 내용은 오늘날의 생물학이 밝혀낸 해양생물의 생태와 일치하는 지점도 여럿 있다. “입술 끝에 있는 두 개의 낚싯대 모양은 등지느러미가 변형된 것으로, 그 끝에는 부드러운 막이 달려 있어, 미끼와 같은 역할을 한다. 가짜 미끼인 막을 이용해 접근하는 물고기를 순식간에 삼켜버리는 것이다.”는 아귀를 설명하는 대목으로 아귀가 머리에 있는 낚시대를 미끼로 사용한다는 사실까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정약전은 <자산어보>에 그림을 그려 넣어 누구라도 쉽게 어떤 생물을 이야기하는지 쉽게 알 수 있게 하려고 했다. 하지만 동생 정약용이 그림은 실제와 다를 수 있어 믿을 수 없으니 글로 자세히 서술하는 게 더 낫다고 조언했기에 설명만으로 이뤄져 있다. 다만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그 설명이 매우 자세해서 마치 눈에서 그림이 그려지는 듯하다. 문어를 묘사한 다음의 문장을 보면 바로 문어가 떠오르는 듯하다. “큰 놈은 길이가 7~8자나 되는데, 동북 바다에서 나는 놈은 길이가 사람의 두 키 정도까지 된다. 머리는 둥글고, 머리 밑에서 어깨뼈처럼 여덟 개의 긴 다리가 있다. 다리 밑 한쪽에는 국화꽃 모양의 둥근 꽃무늬가 두 줄로 늘어서 있다. 이것으로 물체에 달라붙는데 일단 물체에 달라붙고 나면 그 몸이 끊어져도 떨어지지 않는다

작성 2025.11.23 18:29 수정 2025.11.23 18:29

RSS피드 기사제공처 : 개미신문 / 등록기자: 김태봉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NEWS 더보기
얼굴천재 차은우, 200억 탈세 의혹에 국방부도 등 돌렸다?
AI 운명기상청/안개 속 시속 200킬로미터 질주를 멈추십시오 2026년..
박군. 한영 부부 이혼설의 진짜 반전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 후#뮤지컬후기 #보니앤클라이드 #뮤지컬보니앤클라..
당신 학원에는 이야기가 있는가? #학원컨설팅 #음악학원운영 #piano#..
백주선변호사 주광덕 남양주시장 직무유기 공수처는 수사촉구!
[광고] 점심에 몸이 살아난다, 보약밥상 추어탕 한 그릇 #보약밥상 #점..
겨울만 되면 내가 곰이 된 것 같아. ‘햇빛 결핍’의 경고
15만 원 작품이 1만1천 원 #백종찬 #수묵임파스토디지털 #CCBS갤러..
콩쿠르는 왜 이렇게 많아졌을까 #음악학원운영 #음악학원운영 #piano ..
칭찬랜드의 마지막 비전 #요양원 #존엄한노년 #칭찬랜드 #노년의가치 #인..
서울 한채 값으로 지방 아파트 700 채.
만보 걷기? 오히려 건강 해칠 수 있다.
앵무새 밈
호랑이 지금 AI동영상
Create a 19 second vertical short video ..
AI 숏츠 데모영상 너구리편
AI동영상제작 나레이션·앵커뉴스·동물밈 선택
사람 많다고 소문 나는 학원이 좋은 학원은 아니다#음악학원운영 #음악학원..
커리큘럼이 있는 학원과 없는 학원의 차이#음악학원운영 #커리큘럼 #음악교..
욕심이 화를 부른다#음악학원운영 #음악학원창업 #신도시학원 #학원입지전략..
더 이상 상업적 마인드는 통하지 않는다 : 음악학원의 진정한 가치와 운영..
왜 우리는 쇼팽으로 시작하는가#클래식음악 #쇼팽 #프레데리크쇼팽 #피아노..
콩쿠르는 왜 이렇게 많아졌을까#클래식음악 #콩쿠르 #음악교육 #음악입시 ..
AI는 음악의 값을 낮추는가, 돈의 길을 바꾸는가#ai 음악 #AI작곡 ..
쿠팡 3,370만명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본질은'데이터 주권 침해'라고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 백주선 변호사 쿠팡의 대규모..
이건 테마공원이 아닙니다 신도시입니다 #칭찬랜드 #문화IP신도시 #한중일..
유튜브 NEWS 더보기

내 엄마밥 (Feat. 고미영)

《성공적인 피어싱 창업 노하우》

안성찬 저자의 『완벽한 몰입 설계』

[사부의스킬앤드릴/뉴스룸]홍익대 이형주교수, MediaPipe 활용한 실시간 농구 슈팅자세 교정 앱 개발 -...

ICE 총격 영상,미국시민 간호사 사망, 누구를 위한 단속인가

호크마, AI가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의 마지막 보루, 지식을 지혜로 바꾸는 연금술

모두입찰

서울 부동산 시장 매물 홍수일까, 거래 빙하기일까?

다 무녀졌다고 느낀 날.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music & people life, 공연, 지역축제, 문화행사, 기업행사, 동창회, 웨딩, 교육, 가족파티...

보도자료란 무엇인가? 광고와 다른 언론 정보의 기준

언론홍보란 무엇인가? 검색을 넘어 AI에 남는 보도의 방식

"착하면 호구된다?" 라하밈, 진정한 연민의 숨겨진 힘

백주선변호사 대한민국 국민, 노벨 평화상 후보 추천 캠페인

트럼프의 최후통첩, 세계가 초긴장한 이유는?

버티는 것이 곧 믿음이다! 3,000년 전 히브리인이 발견한 최강의 멘탈 관리법

생명의 알파벳 고대 지혜로의 여정

보도자료란 무엇인가|설명 구조와 신뢰의 기준 정리

빛의 통찰인가, 불꽃의 열정인가? 한 글자, 두 영혼 신שׂ과 쉰שׁ

언론홍보란 무엇인가|신뢰 기반 콘텐츠 전략의 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