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패권 국가인 미국의 경제 시스템이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 균열 속에서 복합적 위기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 보고된다. 달러 패권과 군사력이 외형적 위용을 지탱하지만, 실질적인 경제 기반은 총체적인 재정, 생산, 사회 구조의 붕괴 위협을 받고 있다는 진단이다.
부채 중심 경제로의 전환점
미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은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시작된 역사적 전환점에서 비롯되었다. 레이건 정부가 작은 정부, 큰 시장을 내세우며 단행한 대규모 감세와 규제 완화는 주로 대기업과 부유층에 혜택을 집중시키고 재정 적자를 폭증시켰다. 이로 인해 세수 기반이 약화되자, 미국 정부는 국채를 남발하며 경제를 세금 기반에서 부채 기반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특히 스타워즈 계획과 같은 군비 경쟁 가속화 정책은 국가 부채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부채 구조는 후속 정권에 의해 더욱 고착화되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 비용 8조 달러 이상을 전쟁세 부과 없이 국채로 충당했다. 하버드대 린다 빌메스 교수는 미국이 신용 카드로 전쟁을 치른 나라가 되었으며, 그 비용이 고스란히 미래 세대의 빚으로 남았다고 지적한다.

신자유주의 심화와 생산 기반 붕괴
민주당 정권 역시 신자유주의적 정책 기조를 심화시켰다. 클린턴 행정부는 나프타(NAFTA) 체결로 제조업의 해외 이전을 촉진하여 국내 생산 기반을 약화시켰다. 또한 금융 규제를 대폭 해제하여 2008년 금융 위기가 발생할 구조적 단초를 제공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금융 자본을 구제하는 동안 중산층은 급격히 몰락했다. 그 결과 미국은 이제 생산과 수출보다는 빚과 금융 시스템에 의존하여 소비를 유지하는 취약한 경제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구조적 붕괴는 재정 적자 및 무역 적자로 명백히 드러난다. 현재 미국의 총부채는 약 37조 달러에 달하며, 연간 이자 비용이 9,520억 달러를 기록한다. 이제 미국의 연간 예산 중 이자 지출이 교육, 주택, 노동 관련 예산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는 사실은 심각한 재정 압박 상황을 반영한다.
자본 지배와 민주주의의 위협
재정 붕괴의 직접적인 결과는 부의 극단적 집중이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분석처럼, 자본 수익률이 경제 성장률을 초과하면서 상위 1%에 부가 집중되는 자본 지배 경제가 굳어졌다. 상위층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으로 부를 늘리는 반면, 중산층은 붕괴하고 하위층은 신용에 의존해 생존하는 양극화가 심화된다. 생산성 정체와 세입 기반 약화 속에 국채 발행만 늘어나는 악순환은 계속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저서 『불평등의 대가』를 통해 극단적 불평등이 민주주의를 무력화하고 사회를 쇠락시킨다고 강력히 경고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정치적 분열과 트럼프 현상이 신자유주의 40년 동안 누적된 분노와 불신이 폭발한 결과라는 점에서, 미국의 경제 위기는 재정 문제를 넘어선 사회 정치적 복합 위기임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