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광역시 동래구 명장1동 행정복지센터(동장 김성욱)와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지난 26일 16시부터 2시간동안 취약계층 아동·청소년을 위한 ‘내 진로 찾기 꿈길 프로젝트(나를 알면 꿈도 보인다)’ 특강을 열었다. 강의는 진로·심리 분야에서 활동해온 ㈜마음알지 윤치연 대표가 맡았으며,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12명의 아이들이 참여해 좁지만 따뜻한 공간을 가득 채웠다.
이날 강의가 열린 동래구 아이나라 지역아동센터는 시작부터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종이 진로검사 대신 스마트폰 화면이 켜지는 순간, 아이들의 시선은 일제히 손바닥으로 쏠렸다. “선생님, 제 섬은 뭐예요?”라는 질문이 이어지며 강의실 분위기는 순식간에 집중됐다.
윤치연 대표의 특강은 “나는 누구일까?”라는 질문으로 문을 열었다. 윤 대표는 진로를 “성적이나 직업명이 아니라, 나다운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하며 적성·흥미·가치관·성격이 결합될 때 자신만의 진로가 보이기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은 평소라면 꺼내지 못할 이야기를 조금씩 입 밖에 내기 시작했다.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은 ‘종이 대신 AI’였다. 아이들은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AI 기반 모바일 진로적성검사에 참여했다. ㈜마음알지가 개발한 시스템은 적성의 섬, 흥미의 섬, 가치관의 섬, 성격의 섬 등 네 개의 섬을 여행하듯 문항을 풀도록 설계돼 있었다.
문항에 답할 때마다 화면의 게이지가 차오르고 아이들은 “이건 저랑 안 맞아요”, “이건 진짜 저 같아요”라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성향을 말하기 시작했다. 지루함 없이 진행되는 게임형 인터랙티브 검사 방식은 아이들의 집중력을 끝까지 잡아끌었다.
검사 직후, 스마트폰 화면에는 AI 분석 결과가 즉시 나타났다. 아이들은 “바로 결과 나왔어요!”, “엄마한테 보내도 돼요?”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윤 대표는 “오늘 나온 결과를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집에서 한 번 더 이야기해보자”고 안내하며 진로가 가족 간 소통의 출발점이 되도록 유도했다.
분석 결과는 전략가형·공감가형·크리에이터형·안전실행형 등 네 가지 유형으로 제시됐다. 아이들은 차례로 자신의 유형을 발표했고, 발표가 끝날 때마다 친구들과 강사의 박수가 이어졌다. 평소 “장래희망 없어요”라고 말하던 아이들조차 이날만큼은 자신의 강점을 설명하는 당당한 주인공이 됐다. 발표를 마친 아이들의 표정에는 묵직한 자존감이 스며들었다.

이어 유형별 강점·주의점·어울리는 직업군이 소개됐다. 전략가형에게는 기획자·데이터 분석가, 공감가형에게는 상담사·사회복지사, 크리에이터형에게는 디자이너·작가·콘텐츠 크리에이터, 안전실행형에게는 공무원·회계·안전관리 직업군 등이 제시됐다. 윤 대표는 “직업은 예시일 뿐이며, 강점을 어디에 활용할지는 여러분이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강 초반, “지금 되고 싶은 사람이 떠오르는 사람?”이라는 질문에 손을 든 아이는 단 한 명뿐이었다. 그러나 90분 후 같은 질문이 다시 던져졌을 때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림 그리는 직업을 더 찾아보고 싶어요.” “아직 모르겠지만 오늘 결과 다시 보면서 생각해볼래요.” ‘없어요’에서 ‘생각해볼래요’로의 변화는 작지만 분명한 진전이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취약계층 아동·청소년에게 최신 AI 기반 진로탐색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 다. 행정복지센터가 주최하고 지역아동센터가 공간을 제공하며, 예비사회적기업 ㈜마음알지가 AI 도구를 지원한 이번 협력 구조는 지역 기반 진로교육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된다. 명장1동 행정복지센터 김청매 복지사무장은 “특강 하나가 인생을 바꾸진 않지만, 첫 단추가 될 수는 있다”며 “아이들이 ‘나는 어떤 사람이지?’라는 질문을 한 번이라도 떠올렸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명장1동 행정복지센터는 앞으로도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함께 아동·청소년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AI 진로검사를 기반으로 한 ‘지속형 꿈길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속 네 개의 섬을 건너며 자신을 발견하기 시작한 아이들이 앞으로 어떤 길을 내딛을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