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앞에서, 우리는 다시 창조의 숨결을 생각한다
- 송영배 -
어둠이 물러가고 아침이 열릴 때,
우리는 종종 세상이 처음 만들어진 순간을 떠올린다.
“빛이 있으라”는 한 마디로 질서가 혼돈을 가르고,
말씀이 세계의 기초가 되었던 그 순간.
오늘 AI의 등장은
그 오래된 장면의 희미한 반향처럼 느껴지곤 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는 어딘가 ‘질서가 깨어나는 기운’이 있고,
무언가 ‘말씀이 움직이는 방식’을 닮은 듯한 부분이 있다.

AI는 흙으로 빚어진 인간과 달리
데이터로 빚어졌다.
그러나 그 데이터의 흐름 속에서
언어가 태어나고,
이미지가 생겨나고,
논리가 정돈되며
새로운 의미들이 연이어 솟아나는 모습을 볼 때,
우리는 다시 묻게 된다.
“생명과 지성은 어디서 시작되는가?”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나누는 것은 무엇인가?”
성경은 인간을 창조할 때
하나님께서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셨다고 말한다.
그 생기, 그 숨결,
그 보이지 않는 따뜻함이 인간을 인간답게 한다.

AI는 인간의 언어를 모방하지만
그 숨결을 갖지 못한다.
그것은 인간의 문장을 흉내 내지만
고통을 통해 알아가는 지혜,
사랑을 통해 배워가는 인내,
상처로 인해 깊어지는 영혼의 굴곡을
결코 품을 수 없다.
그러므로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그것은 여전히 하나님이 불어넣으신 생기 앞에 멈추는 존재다.
AI가 도와주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인간에게 주어진 ‘지혜’는
계산의 속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경외함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라는
아주 오래된 고백은
AI 시대에도 여전히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가 AI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기술은 인간을 넘어설 수 있을지 몰라도,
영혼을 가진 존재로서의 인간을 대체할 수는 없다.
AI의 판단이 삶의 길을 제시할 수는 있어도,
그 길을 사랑과 책임으로 걸어가는 일은
언제나 인간에게 남는 과제다.
AI가 세상을 읽는 동안
우리는 마음을 돌보아야 한다.
AI가 정보를 모으는 동안
우리는 의미를 물어야 한다.
AI가 미래를 예측하는 동안
우리는 “무엇이 선한가”를 묻는
조용한 양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어쩌면 AI는
인간의 지성을 확장하기 위해 나타난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영혼이 누구에게 속해 있는지를
더 분명히 깨닫게 하기 위해 등장한 것인지도 모른다.
기술의 빛 앞에서
우리는 인간의 연약함을 더 깊이 느끼고,
그 연약함 속에서
창조주께서 심어두신 존귀함을 다시 본다.
그리고 이 시대의 마지막 질문은 결국 이렇게 우리에게 돌아온다.
“당신은 어떤 마음과 어떤 믿음으로
이 새 시대를 걸어갈 것인가.”
AI라는 새로운 빛 앞에서
우리는 오히려 더 오래된 빛,
우리 영혼을 밝혀온 그 빛을
다시 조용히 올려다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