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갑자기 ‘툭!’ 하고 새똥이 머리나 어깨에 떨어진 적 있나요? 새들은 나무 위에 앉아 있을 때도, 전깃줄 위에서도, 심지어 하늘을 날면서도 똥을 싸곤 해요. 왜냐하면 새는 우리처럼 화장실을 참을 수가 없거든요. 먹은 걸 소화하고 나면 바로바로 밖으로 내보내야 몸이 가벼워져서 날기 편해요. 그래서 우리가 예상치 못하게 맞을 때가 있죠.
그런데 꼭 하늘에서 날 때만 똥을 싸는 특이한 새가 있다는데요. 어떤 새인지 함께 알아볼까요?
똥 마려우면 하늘로 점프?
그 주인공은 ‘슴새’예요. 슴새라는 이름은 섬에서 사는 새라는 뜻의 ‘섬새’에서 유래했답니다. 제주도, 울릉도, 독도 같은 섬에서 여름에 발견되는 철새인데요. 바닷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다니며 멸치 같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어요. 평소에는 먼바다에 살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보지는 못해요.
일본 도쿄대학교 연구팀은 슴새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 슴새 15마리의 배에 작은 카메라를 달았어요. 그리고 무려 200번 넘는 배변 장면을 기록했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슴새는 딱 한 번을 빼고는 전부 하늘에서만 똥을 쌌어요. 주로 날아오른 직후 똥을 싸고, 비행 중에도 4~10분마다 꾸준히 똥을 쌌죠. 심지어 물 위에 떠 있다가 갑자기 신호가 오면, 날개를 퍼덕여 날아올라 하늘에서 해결하고 1분도 안 돼 다시 돌아오기도 했어요. 마치 우리가 화장실이 급해 뛰어가는 것처럼요.
왜 하늘에서만 똥을 쌀까?
앉아서 싸는 게 더 편할 것 같은데, 왜 굳이 날 때만 똥을 쌀까요? 연구팀은 두 가지 이유를 들었어요. 첫 번째는 몸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예요. 물 위에 있을 때 똥을 싸면 자기 깃털에 묻을 수 있는데, 하늘에서 싸면 묻지 않으니 훨씬 위생적이죠. 두 번째는 안전을 위해서예요. 물 위에 오래 있으면 천적에게 잡히기 쉬운데, 배변을 위해 하늘로 자주 날아오르면 위험을 피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슴새의 특별한 배변 습관은 바다에도 큰 도움이 된답니다. 슴새의 똥에는 질소와 인같은 영양분이 가득 들어 있는데요. 이게 바다에 뿌려지면 바닷속 플랑크톤이 잘 자랄 수 있거든요. 플랑크톤은 작은 물고기의 먹이가 되고, 또 작은 물고기는 큰 물고기의 먹이가 되죠. 이렇게 슴새의 똥은 바닷속 먹이사슬과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해요. 연구팀은 앞으로도 슴새 똥이 바닷속 생태계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더 연구할 계획이랍니다.
글: 오혜진 동아에스앤씨 기자 / 일러스트: 감쵸 작가
















